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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저희랑 거래를 안 하신다고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허유나가 눈을 크게 뜨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되물었다.

"서... 서인아 씨... 장난 그만 하세요..."

"이게 장난으로 보여요?"

허유나를 보는 서인아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것이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짜증을 숨길 마음조차 없어 보였다.

허유나의 작은 몸이 파르르 떨리며 낯빛이 창백해졌다.

"인아 씨... 갑자기 왜 이러세요..."

허유나는 갑자기 변한 서인아의 태도에 목소리까지 떨어가며 물었다.

"당신 눈앞에 있는 이 남자 때문에요."

서인아는 말을 하면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임유환이요?"

허유나는 오늘따라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는 서인아에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서인아는 여전히 차가운 눈을 한 채 허유나를 향해 비꼬듯 말했다.

"사실 허유나 씨한테 조금은 고마워요 이 남자랑 이혼해줘서. 허유나 씨 같은 여자는 임유환 씨한테 너무 못 미치잖아요. 유환 씨 힘들게만 하지."

"제... 제가 못 미친다고요? 임유환이 아니라요?"

허유나는 흔들리는 눈으로 말을 이었다.

"뭘 착각하셨나 본데 임유환은 그냥 쓰레기예요. 5년 동안 저한테 빌붙기만 했다고요!"

"그만!"

갑자기 높아진 서인아의 언성에 허유나는 딸꾹질이 튀어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아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장문호와 허미숙도 그 기세에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릴뻔했다.

"서인아 씨... 저는..."

허유나가 뭐라 말을 꺼내려 했지만 서인아가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만 해요. 허유나 씨한테 더 들을 말도 없고 듣고 싶은 말도 없어요. 더 이상의 해명은 필요 없습니다."

"임유환이 아니었으면 당신 지금 S 시에 있지도 못해요."

임유환을 바라보며 얘기를 하는 서인아의 눈에 잠시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했다.

하지만 이내 그 따뜻함은 사라진 채 허유나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당신이 지금 누가 기회를 준 건지도 모르고 임유환을 모욕하고 있어요."

"임유환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제가 가만있는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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