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971 - Chapter 980

1192 Chapters

제971화

그날 밤, 조은혁은 박연희를 아이들과 함께 H시로 보냈다.장씨 아주머니는 그들을 보내기 아쉬워 전용기가 이륙하는 것을 보기 위해 공항까지 바래다주었고 계속하여 눈물을 훔쳤다.저녁 8시 반.JH그룹의 전용기는 H시 국제공항에 착륙하게 되었다.공항의 주차장에는 4대의 귀한 캠핑카가 일자로 늘어서 있었고 정은호와 엄수지가 정신을 차리고 B시에서 온 조 대표 일가를 맞이했다. 특히 정은호는... 그의 친부모님이 아직 조은혁의 손에 쥐어져 있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조은혁이 자신의 아내를 데리고 나왔다.박연희는 조진범의 손을 잡고 있었고 조은혁은 어린 민희를 품에 안고 있었는데 소녀는 낯선 주위를 바라보며 아버지의 목을 꼭 껴안았다.그때, 정은호의 옆에 서 있던 추 비서가 꽃다발을 들고 박연희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사모님, H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지난번의 냉담함에 비하면 오늘의 장면은 훨씬 고급스러웠다.박연희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호의를 받아들였다.그녀 역시 남편의 체면을 대표하고 있기에 어깨를 펴고 대범하게 행동했다.이윽고 정은호가 직접 차 문을 열어주며 신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며칠 전 조은혁에게 맞아서 코가 시퍼렇게 멍들고 얼굴이 부은 것은 전혀 눈치챌 수 없을 정도였고 이 자리에 앉게 된 것도 어찌 됐든 그는 몸을 굽힐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그렇게 고급스러운 캠핑차 몇 대가 차례로 공항을 떠났다.한 시간 뒤 차가 천천히 정씨 저택의 검은 꽃무늬 대문을 들어서자 대낮처럼 환한 불이 눈에 들어왔다.정씨 집안은 본채 외에 뒤쪽에는 아름다운 작은 양옥 한 채가 있었다.별장은 2층으로 되어있었고 총 12개의 방이 있다.집안의 모든 가구와 장식이 상당히 사치스러웠다.조은혁은 이 건물에 12명의 경호원을 배치했는데 박연희의 출입은 모두 이 12명의 경호원이 책임지게 될 것이고 산부인과 검사는 엄수지가 직접 동행하기로 하고 문제가 생길 시 가장 먼저 그녀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그가 박연희를 H시에 둔 것은
Read more

제972화

조은혁은 고개를 숙이고 박연희를 바라보았다.그러자 박연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여 조은혁이 목소리를 높여 그녀의 말에 답해주었다.“저와 아내는 조금 후, 곧 따라갈게요.”바깥의 발걸음 소리가 점차 멀어지고 박연희는 조은혁을 놓아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설령 정은호 씨의 부모님이 당신 손에 있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 정은호 대표님의 영역에서 지내고 있으니 관계가 너무 꼬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체면은 드려야죠.”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의 연약한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싱긋 웃어 보였다.“여자와 교제하는 건 다 네 말대로 할게.”그 말에 박연희는 조은혁을 밉지 않게 흘겨보며 물었다.“평소에 여자와 교제를 하는 일이라면 당신이 가장 잘 알 텐데 왜 제 말을 들어요?”드레스룸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조은혁은 더욱 뻔뻔하게 굴었다.“마음을 정한 이후로 여자와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내 마음속에는 오직 당신만이 있고 내 몸도 오직 당신에게만 바칠 거야.”박연희는 더 이상 이런 주접을 듣기 싫어 얼굴을 붉히며 그를 재촉하여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정 대표님과 사모님을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요.”그러나 조은혁은 꿈쩍도 하지 않고 그녀의 작은 팔을 붙잡고 속삭였다.“연희야, 저 사람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꼭 나한테 말해야 해. 이빨이 다 빠지도록 패버릴 거니까.”그러자 박연희는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지긋지긋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배가 이만한데 당신 말고 누가 저한테 눈길을 주겠어요?”그 말에 조은혁도 그녀의 배를 만져보았다.지금 그 뱃속에 그의 사랑스러운 딸이 들어있을 것이다....그렇게 한 가족이 정 대표가 마련한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조은혁은 정은호와 세계관과 주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엄수지는 매우 사교적이었다. 그녀는 신선한 비스킷을 굽고 커피와 차를 끓였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조진범과 민희에게 오르간을 연주해주기도 했다.조민희는 얌전히 앉아 그녀가 구
Read more

제973화

그 말을 들은 정은호의 안색이 이상하게 변해버렸다.엄수지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왜 아이를 낳을 수 없는지 잘 알고 있다. 사실 그는 전부 다 알고 있지만... 그저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그리고 원래도 흥미가 없었다.그런데 엄수지가 막상 이 일에 대해 언급하니 그의 마음은 더욱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렇게 반나절을 참은 후에 그는 아내의 손을 몸에서 떼어내고 싱거운 표정으로 화제를 돌려버렸다.“늦었어, 이만 자자.”엄수지는 다시 반듯이 누워 홀로 수치스러운 마음을 달랬다.출신이 불명예스러운 그녀는 항상 남편 앞에서 한 수 아래였다.하지만 오늘 밤, 그녀는 아이가 너무 간절했다. 마치 어린 민희와도 같은 귀여운 소녀가 너무 간절했다.너무나도 간절했던 그녀는 어둠 속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낮은 목소리로 애원했다.“은호 씨, 오늘 밤 그 아이는 조 대표님과 사모님의 친자식이 아니에요. 그들에게는 적자가 있고 게다가 사모님께서는 지금 임신 중이니 몇 년 후면 또 다른 아이를 낳을지도 몰라요...”정은호는 곧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맞히고 손을 들어 머리 뒤에 베고는 조용히 물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양자로 데려오려고?”그 말에 엄수지가 기대에 찬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정은호는 그녀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오늘 밤 당신도 보았듯이 조은혁은 그 아이를 자신의 친자식처럼 여기고 있어.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넘겨주겠어? 이 일은 꿈도 꾸지 마.”하지만 엄수지는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저도 아이를 제 친자식처럼 사랑해줄 수 있어요.”그제야 기분이 조금 좋아진 정은호가 몸을 옆으로 돌려 그녀의 몸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장난기가 섞인 말투로 약간 우스갯소리를 하였다.“그 사람은 돈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당신이 정말 아이를 갖고 싶다면 나중에 귀여운 아이를 입양하면 돼.”하지만 엄수지는 다른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그녀는 그저 조민희가 갖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 아이와 인연이 있다고 생
Read more

제974화

오랫동안 고민하던 엄수지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5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어느덧 임신한 지도 7개월이 다 되어갔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출산 예정일... 다행히도 그녀는 입맛이 좋은지라 매끄럽고 윤기가 흐를 정도로 건강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여리고 가는 몸매를 갖고 있었다.엄수지는 그녀의 곁을 지키며 거실에서 잡담을 나누었다.한편, 조민희는 얌전히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그리고 엄수지는 그러한 조민희를 매우 애지중지했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에둘러서 입을 열었다.“저는 민희 이 아이가 정말 귀엽다고 생각해요. 은호 씨와 얘기할 때마다 아이를 가지지 않은 것에 후회하고 있다니까요.”그러자 박연희는 웃음을 머금고 답했다.“정 대표님과 사모님 조건이라며 아이를 입양하는 것이 매우 쉬울 텐데요.”그 말에 잠깐 멈칫한 엄수지는 아예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은호 씨와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저는 민희를 저희 양자로 데려오고 싶어요... 저도 사모님과 조 대표님께서 민희를 매우 아끼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저와 은호 씨도 이 아이를 무척 잘 대해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말이 끝나자 엄수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그녀는 진심으로 조민희를 좋아하고 있다.그런데 그때, 그들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조민희가 그들을 빤히 바라보았다.“엄마.”이윽고 녀석은 가여운 고양이처럼 불쌍한 목소리로 박연희를 찾았다. 그러고는 그리던 그림까지 포기하고 박연희에게 쪼르르 달려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엄마, 저는 다른 엄마 아빠를 원하지 않아요.”“그런 거 아니야.”박연희가 아이의 작은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오랫동안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었다.마침내 그녀는 눈을 들어 엄수지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저에게 이 얘기를 꺼낸 것을 보아하니 사모님께서도 우리들의 사정을 전부 알고 오신 모양인데... 오늘 얘기가 나왔으니 저도 사모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 대답
Read more

제975화

사실 엄수지도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조민희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시 마음이 편안해졌다.그녀는 이 아이가 너무 갖고 싶었지만 아이가 기댈 수 있는 기둥이 없어지는 건 원하지 않았다. 나중에 억지로 입양하더라도 이 아이는 그녀와 친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어른의 인정을 베푸는 것이 훨씬 나았다.박연희는 큰일을 치르기 위해 조민희를 엄수지에게 맡겼고 엄수지도 자신에게 맡기라며 그녀를 안심시켜주었다.“내가 옆에 있으니 아이도 무사할 거야.”박연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표했다.그녀는 곧 다급하게 자리를 떴고 조민희는 그녀를 바라보며 엄수지의 품을 파고들었다.이거면 충분했다. 엄수지는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었다....박연희는 20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본격적으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만찬회로 향했다.오후 4시.시청의 예술관에는 유명인사들이 구름 떼와 같이 모여들었고 정은호는 샴페인을 들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숭고한 지위에 얼굴도 상당히 품격이 있는지라 정은호의 주위에는 많은 귀부인과 유명인사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하나같이 정은호의 풍모를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 경쟁을 펼쳤다...별들이 그를 둘러싸고 그를 치켜세우고 있으니 정은호는 자연스레 기분이 매우 좋았다.바로 그때, 박연희가 홀로 연회장에 입장했다. 경호원 20여 명이라면 그녀에게도 다른 계획이 있었다.직원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그러자 박연희가 핸드백에서 엄수지가 준 초대장을 꺼내 태연하게 말했다.“저는 정 대표 사모님 친구입니다.”정 대표 사모님의 친구라고?직원은 즉시 허리를 숙여 경의를 표하며 초대장을 박연희에게 돌려주었다.“사모님의 친구분이셨군요. 이쪽 VIP 통로로 모시겠습니다.”박연희는 임신 중이지만 여전히 기개가 넘쳤다.그녀는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정은호에게 다가가 그의 말을 단칼에 끊어버렸다.“정 대표님, 정말 찾기 힘들었어요.”갑
Read more

제976화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이런 사적인 말들을 정은호가 꺼려하지 않고 말하다니. 정은호도 당연히 고려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박연희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바빴지만 당연히 박연희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늦었어요." 박연희는 네 글자를 담담히 말하며 아무런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지금 저는 두 가지 요구 사항이 있어요. 하나는 전화로 입장을 표명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이 전화를 끊고 즉시 사직하는 거에요. 당신은 아마 잘 모를 거예요. 당신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을 물색해 언제든지 당신을 대체할 수 있어요." 정은호는 믿을 수 없었다. "또 누가 나를 대체할 수 있단 말이에요?" 박연희의 입꼬리가 확 올라갔다."추 비서님이요. 당신이 가장 믿는 사람." 정은호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추 비서가 자신을 배신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 하다니. 박연희는 담담함 눈빛으로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직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이런 제안을 던진다면 아마 당신을 배신할 거예요.""인간의 악함은 당신이 가장 잘 알잖아요. 당신이 이렇게 추악하게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던가요?" "명예와 부 그리고 존엄까지 가지려 하다니." ...정은호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미친!"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싶었기에 박연희에게 맞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려도 그에겐 돈이 남아 있었다. 스위스 은행에 그의 아내 명의의 수억 달러가 있었고 이 돈으로 그는 남은 인생을 잘 살 수 있었다. 그는 전화를 들어 심씨 어르신에게 타격을 주었다. 그는 마지막 글자까지 내뱉고 홀연히 전화를 끊어버렸다.정은호는 명문가를 바라보며 오랜 시간 아부했고 자신도 그 무리에 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다. 정은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막 사직하
Read more

제977화

격렬한 아픔이 밀려왔다. 박연희의 치마 아래서 양수가 터졌고 그 양수는 깨끗한 대리석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힘겹게 몸을 지탱하며 보디가드를 불렀다. "여기 살려줘요. 여기 사람 살려요." 2명의 보디가드가 급히 달려와 그녀를 부축했다. 그들은 경험이 없었기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박연희는 더욱더 정신을 차리고 그들에게 지시했다. "응급차를 준비 해요. 아이를 출산할 것 같으니까." 바로 그때 추 비서와 정은호가 나오며 눈앞의 처참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정은호는 한 치의 주저 없이 그녀를 도와주었다. 사람을 살리는 게 더 중요했다. 차에 오른 후 박연희는 통증에 견딜 수 없었다. 이마엔 땀으로 가득했다. 정은호는 그녀가 아픈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조금 연민이 감정이 생겨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너무 아파 견디기 힘들면 내 손을 물어요." 그는 다시 한번 배신했다. 그래서 박연희는 그런 그가 못마땅했다. 그녀는 아무리 아파도 혼자 견디고 싶었다. 정은호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 멋쩍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좌절감이 밀려왔다. 사실 이번 배신은 조은혁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그는 박연희에게 사심이 있었다. 그는 박연희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정은호는 마음속으로 박연희 같은 사람이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만 원한다면 그는 지금 모든 여인들을 버리고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박현희는 그런 그를 거절했다. 남자로서 정은호는 큰 수치심이 들었지만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이 마음을 그는 영원히 감추고 다시는 꺼내지 않을 것이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가끔 너무 아파 박연희는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입술이 창백해져 천장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과 머릿속으로 하나의 이름만 울부짖었다. 조은혁, 조은혁, 조은혁! ...병원의 VIP 산실. 박연희는 침대에 누워 온몸이 땀으로 찌들었다. 옆의 의사는 그녀에게 계속 격려의 말을 주었지만 태아의 머리
Read more

제978화

뭐라고? 여자아이가 아니라고? 왜 남자아이인 거지?"조은혁은 사내아이를 보지도 않고 급히 간호사에게 물었다. "잘못 들고 온 거 아니에요? 내 아내는 여자아이를 임신했는데요?" 간호사는 그런 그를 째려보았다. "조 대표님, 이 산실에는 사모님 한 분만 있어요." 조은혁은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한참이나 정신을 가다듬고 얼굴을 쓰다듬었다. "남자아이여도 괜찮아." 그는 박연희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범진에게 친구가 생긴 거지 뭐."박연희는 온몸에 힘이 다 풀렸지만 남편의 기분에 위로해 주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아이 얼굴을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남자아이면 안 좋아할 거에요?" "어떻게 안 좋아해?" 조은혁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아내 얼굴의 땀을 닦아주며 낮게 속삭였다. "연희가 낳은 애면 좋아." "하지만 당신은 애를 보지도 않았잖아요." 조은혁은 그녀에게서 급히 아이를 안아 들었다. 얼굴 이목구비는 모두 그를 닮았다. 모든 것이 그와 똑같았다. 하나도 박연희를 닮은 점이 없었다. 조은혁은 금방 생사를 겪었고 이번에 또 한 번 실망감을 겪었다. 그의 기분은 매우 복잡했다. 박연희는 조금 힘이 생기자 아이를 안고 와 거들먹이며 낮게 말했다. "우리 또 아이를 가지면 여자아이일 거예요." 그녀의 말에 조은혁은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제야 그가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이 따뜻해졌다. 남자아이여도 사실 괜찮았다. 용감하고 일을 잘할 수 있으니.... 산실 밖.정은호와 엄수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말 없이 침묵을 지켰다. 저녁 8시. 아이 울음소리가 적막한 분위기를 깼다. 엄수지는 한참이나 듣다가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조 대표님과 사모님이 또 남자아이를 낳았어요. 부부 금술이 너무 좋은가 봐요." 엄수지는 말 속에 말이 있었다.정은호도 그 뜻을 알아차리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 "사모님과 아이가 평안하니 우리도 돌아가요." 그들이 검은색 차량으로 들어가자 기사는 천천히 운전
Read more

제979화

정은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겨우 이것 때문에 나랑 이혼하겠다는 거야? 수지야, 이혼한 여인이 완벽한 남편을 다시 만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게다가 네가 B 시에서 아무것도 없이 다시 시작하는 게 쉬운 줄 알아? 너는 너무 순진해." 하지만 엄수지는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한 후였다.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고 나지막이 정은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 비참했다."당신이 얘기했던 건 나도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사실 오늘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당신과 헤어질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당신을 그렇게 존경했고 사랑했었는데... 내 마음속에서 당신은 나의 하늘과도 같았어요. 밖에서 당신이 많은 여인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괜찮다고 내 자신에게 수없이 말하며 내 자신을 수없이 다독였었죠. 당신이 놀다가 언젠가는 집에 돌아올 거라고 되뇌이면서." "나는 내가 평생 참고 살 줄 알았어요." "그리고 조대표님과 사모님 사이 사랑을 본 후 나는 깨달았어요. 은호 씨, 우리 사이에는 사랑이 없어요. 우리는 아직 더 좋은 상대방을 만나지 못해 같이 있는 거예요. 당신이 사모님에 대한 마음도 나는 알아챘어요. 따로 말하지 않은 건 조조씨 사모님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남자를 만났는데 그보다 못한 남자가 눈에 들어오겠어요?"...정은호의 얼굴빛이 점점 굳어졌다. 그는 아내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맞았기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은호는 입을 다물었다. 어두운 차 안에에서 그녀의 얼굴은 여태껏 본 적 없는 평온함이 담겨져 있었다.집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자신의 짐을 거실로 옮겨 정은호와 따로 자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정은호가 남겨두었던 재산 또한 가지고 나왔다. 그녀도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가 10년의 청춘을 허비했는데 아무것도 가지지 않으려 한다면 그것도 이상
Read more

제980화

조은혁은 그 모습을 더 이상 바라보지 않고 소파로 돌아왔다. 박연희는 금방 출산 했지만 깨끗하게 씻었고 불빛 아래에서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게 그지없었다. 그녀는 작은 아들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조우현이라고 하죠." "이름 예쁘네요." 조은혁이 다시 한번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작은 아들 얼굴을 쓰다듬었다. "작은 이름은 으뜸이라고 하지." "은혁 씨!" 박연희는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모습에 조은혁은 낮게 웃으며 빤히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보아도 너무나 아름다웠다.장씨 아주머니는 눈치를 채고 작은방으로 나갔다.문까지 굳게 닫아 안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병실 안은 너무나 조용해 우현이 젖을 빠는 소리만 들려왔다 꿀꺽 꿀꺾.그 소리를 들은 조은혁은 갑자기 아래가 무거워졌다. 조은혁은 침대에 앉아 자세를 바꾸었다. 박연희가 그런 조은혁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다시 작은 아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견디지 못하겠으면 화장실에서 풀고 와요. 계속 참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그녀가 H 시로 간 후 비록 조은혁이 자주 왔었지만 매번 올 때마다 시간이 급박하기도 했고 그녀가 임신한 상태였기에 둘은 반 년이나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래서 박연희는 그런 그를 잘 이해했다.조은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그는 그녀가 그리워 그녀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 박연희도 그의 손길에 따라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녀도 그만큼이나 조은혁이 그리웠다.늦은 밤 사실 그들은 모두 피곤했다. 하지만 둘은 오랜만에 같이 밤을 보냈다다. 그들은 별다른 로맨틱한 말을 건네지 않고 심씨 가문과 H 시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박연희가 그의 어깨에 기대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정은호 그 사람은 더 이상 쓸 수 없겠어요." 조은혁도 그녀의 말에 동감했다.조은혁의 깊은 눈에 지나온 세월을 알려주는 주름이
Read more
PREV
1
...
96979899100
...
12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