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겨우 이것 때문에 나랑 이혼하겠다는 거야? 수지야, 이혼한 여인이 완벽한 남편을 다시 만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게다가 네가 B 시에서 아무것도 없이 다시 시작하는 게 쉬운 줄 알아? 너는 너무 순진해." 하지만 엄수지는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한 후였다.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고 나지막이 정은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 비참했다."당신이 얘기했던 건 나도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사실 오늘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당신과 헤어질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당신을 그렇게 존경했고 사랑했었는데... 내 마음속에서 당신은 나의 하늘과도 같았어요. 밖에서 당신이 많은 여인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괜찮다고 내 자신에게 수없이 말하며 내 자신을 수없이 다독였었죠. 당신이 놀다가 언젠가는 집에 돌아올 거라고 되뇌이면서." "나는 내가 평생 참고 살 줄 알았어요." "그리고 조대표님과 사모님 사이 사랑을 본 후 나는 깨달았어요. 은호 씨, 우리 사이에는 사랑이 없어요. 우리는 아직 더 좋은 상대방을 만나지 못해 같이 있는 거예요. 당신이 사모님에 대한 마음도 나는 알아챘어요. 따로 말하지 않은 건 조조씨 사모님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남자를 만났는데 그보다 못한 남자가 눈에 들어오겠어요?"...정은호의 얼굴빛이 점점 굳어졌다. 그는 아내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맞았기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은호는 입을 다물었다. 어두운 차 안에에서 그녀의 얼굴은 여태껏 본 적 없는 평온함이 담겨져 있었다.집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자신의 짐을 거실로 옮겨 정은호와 따로 자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정은호가 남겨두었던 재산 또한 가지고 나왔다. 그녀도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가 10년의 청춘을 허비했는데 아무것도 가지지 않으려 한다면 그것도 이상
조은혁은 그 모습을 더 이상 바라보지 않고 소파로 돌아왔다. 박연희는 금방 출산 했지만 깨끗하게 씻었고 불빛 아래에서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게 그지없었다. 그녀는 작은 아들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조우현이라고 하죠." "이름 예쁘네요." 조은혁이 다시 한번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작은 아들 얼굴을 쓰다듬었다. "작은 이름은 으뜸이라고 하지." "은혁 씨!" 박연희는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모습에 조은혁은 낮게 웃으며 빤히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보아도 너무나 아름다웠다.장씨 아주머니는 눈치를 채고 작은방으로 나갔다.문까지 굳게 닫아 안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병실 안은 너무나 조용해 우현이 젖을 빠는 소리만 들려왔다 꿀꺽 꿀꺾.그 소리를 들은 조은혁은 갑자기 아래가 무거워졌다. 조은혁은 침대에 앉아 자세를 바꾸었다. 박연희가 그런 조은혁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다시 작은 아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견디지 못하겠으면 화장실에서 풀고 와요. 계속 참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그녀가 H 시로 간 후 비록 조은혁이 자주 왔었지만 매번 올 때마다 시간이 급박하기도 했고 그녀가 임신한 상태였기에 둘은 반 년이나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래서 박연희는 그런 그를 잘 이해했다.조은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그는 그녀가 그리워 그녀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 박연희도 그의 손길에 따라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녀도 그만큼이나 조은혁이 그리웠다.늦은 밤 사실 그들은 모두 피곤했다. 하지만 둘은 오랜만에 같이 밤을 보냈다다. 그들은 별다른 로맨틱한 말을 건네지 않고 심씨 가문과 H 시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박연희가 그의 어깨에 기대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정은호 그 사람은 더 이상 쓸 수 없겠어요." 조은혁도 그녀의 말에 동감했다.조은혁의 깊은 눈에 지나온 세월을 알려주는 주름이
박연희가 물었다. "아들이면 더 좋지 않아요?" 그녀는 고개를 숙여 품속의 작은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비록 범진을 낳고 또 한 명의 아이를 임신했었지만 그건 우현을 임신했을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조은혁은 그녀가 기뻐하자 자신도 기뻤다. 그는 김 비서에게 답했다. "알았어요. 임윤아 쪽은 나 대신해서 잘 보살펴줘요."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윤아 아가씨는 퇴원 후에 C 시로 돌아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심씨 가문과 엮일 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심씨 가문에게 자신이 심윤의 목숨을 구한 걸... 알리고 싶지 않아 합니다." 조은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더 잘됐네요.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조은혁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 박연희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자 입을 열었다. "임윤아가 심경서를 만나고 싶지 않아 해." 박연희는 다시 고개를 되돌린 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조은혁이 야밤에 기분이 싱숭생숭했는지 박연희에게 입을 열었다. "우리가 앞으로 떨어지게 되면 네가 나를 피하는 것 아니야?" "유치해요." 박연희는 그런 그의 모습에 답하고 싶지 않았다. 조은혁은 그녀의 모습에 길게 말을 늘어놓았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만 유치해지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다 몰라." 박연희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아 했지만 속으로는 너무 기뻤다. 조은혁은 장난을 많이 쳤지만 자신의 아내에겐 매우 부드러운 남자였다. 그녀가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는 아이를 오랜 시간 안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조은혁은 우현을 안고 부드럽게 잠을 재웠다. 그제야 우현은 잠에 들었다. 우현은 나서부터 하얀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했다.천생 미남이었다.조은혁은 자신의 작은 아들을 바라보다가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해 우현에게 뽀뽀를 퍼부었다. "으뜸아." 박연희가 옆에서 피식 웃었다. 그녀가 웃자 아랫배
그의 생각이 짧았다. 심경서는 담담히 웃었다. 그의 웃음은 영혼이 없었다. 그의 웃음은 초라하고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인생은 원래 혼자 사는 거야." 그 이후 그는 아마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대가가 너무 컸다. 검은 옷 그림자가 그에게 우산을 펼쳤다. 그건 그와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낸 집사였다. 그는 심경서에게 비를 막으며 급히 말했다. "도련님, 아까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적합한 것을 찾았다고 했어요. 심씨 도련님이 살 수 있어요. 제가 빨리 병원으로 갈 수 있게 차를 준비할게요. 아이구, 온몸이 다 젖었네요. 차에서 옷을 바꿔 입으세요." 심윤이 살 수 있다. 심경서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집사와 함께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 차에 올라타자 그의 몸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집사는 비를 뚫고 깨끗한 옷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깨끗한 수건도 가지고 와 심경서가 차 안에서 새 옷을 입을 수 있게 준비했다. 심경서는 얼굴을 닦으며 물었다. "매칭 가능한 사람이 나타난 거에요?" 집사가 고개를 저었다.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몰라요. 병원에서 비밀로 했어요. 그저 수술 성공 가능성이 8-90프로라고만 했어요. 도련님과 사모님이 수술 동의서에 사인만 하시면 된다고 했어요. 사모님은 벌써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도련님만 도착하면 가족이 다 모이게 돼요." 심경서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르신도 없는데 어떻게 가족이 다 모인다는 거지?" 집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심경서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달라졌는지 말할 순 없었다. 심경서는 마음이 급해서 기사에게 빨리 운전하라고 당부했다. 기사는 급히 엑셀을 밟았고 30분이 지나 차는 병원 건물 앞에 멈췄다. 심경서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가 멈추자마자 병원으로 달려 들어가 빠르게 수술실 앞에까지 달려왔다. 심철산 부부가 복도에서 오환이 깊은 모습으로 있었고 옆에는 김이
심경서는 다시 담배를 빼앗고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담배를 짚고 깊게 빨아들이고 연기를 내뿜었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그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나는 이혼하지 않을 거야. 만약 당신이 우리 가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련이 있다면 이렇게 살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당신이랑 밖의 남자가 관계를 깨끗하게 끊어야 돼. 그리고 당신이 욕구도 내가 만족시킬 수 있어." 김이서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뚫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경서 씨, 나한테 미련 있는 거 맞죠? 시간이 지나면서 내 장점을 발견한 거죠. 우리 앞으로 잘 지내봐요." 그녀는 심경서를 사랑했었기에 급히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내가 깨끗하게 정리할게요. 그리고 가정으로 돌아올게요. 그리고 당신과 함께 우리 가정을 꾸릴게요." 그녀가 심경서에게 입맞춤 하자 그는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는 입 맞출 때 두 눈을 감지 않고 자신이 두 눈으로 눈앞의 김이서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가 이혼하지 않은 건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신경 쓰기 싫었기 때문이다. 지금 김씨 집안 인맥으로 심씨 가문이 버틸 수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이용해야만 했다. 심경서는 사실 누구와도 잠자리를 가져도 상관없었다. 심윤은 수술 후에 회복이 매우 빠른 편이었다. 그제야 심씨 가문 사람들은 마음이 조금 한결 편해졌다. 그들은 심씨 어르신을 찾아뵈러 가고 싶었지만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심씨 가문이 몰락하고 있었기에 여태까지 심씨 어르신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일주일 후에 심경서는 병원 수속을 마쳤다. 수속을 마치고 병원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할 때 김이서는 차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 부부는 함께 아들 보러 가려고 했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너무 많아 심경서는 고개를 숙여 손안의 진단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 발자국 지나 엘리베이터 코너를 돌고 있을 때 김 비서가 임윤아와 함께 병원을 나가고 있었다. 임윤아의 품에는 한 아이가 들려져 있었고 금방 태어난 자그마하
H 시.박연희가 산후조리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B 시로 돌아가 생활을 하려고 했다. 떠나기 전 그녀는 엄수지를 만나 그녀에게 자신과 함께 B 시로 돌아가 생활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엄수지는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녀는 정은호와 이혼과 재산 분할 절차를 마쳤고 지금은 각방을 쓰고 있다. 엄수지는 박연희에게서 정확한 약속을 들었기에 마음이 편안했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B 시로 가서 행복하게 살 준비를 했다. 그녀는 아마 행복할 것이다. 조 대표님과 사모님의 돌봄도 있고 손에 수천억이 현금 재산도 있기에 아마 남은 인생을 그녀는 편안하게 살 것이다. 하나 후회되는 게 있다면 그건 아이다. 그녀는 너무 기뻐 꿈속에서도 웃으며 깬다. 더 이상 정은호의 뒤치닥꺼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엄수지가 자신의 짐을 싸고 있을 때 누군가 침실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정은호의 두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지야, 나야." 말을 마치고 정은호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엄수지는 불쾌했다. 하지만 그녀는 머리를 간단히 정리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눈앞의 전남편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여전히 깔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남편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들은 평화적으로 헤어졌다. 정은호는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주위를 한번 쳐다보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조 대표가 사모님과 B 시로 돌아가는데 네가 왜 껴? 그들 집에 가정부가 부족하다고 그래?" 엄수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은호 씨, 내가 그렇게밖에 안 보여요?" 정은호는 사실 일부러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이다.이윽고 그는 조금 부드러워진 말투로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정씨 사모님 노릇을 하지 않고 기어코 B 시로 가다니. 후회하고 나한테 돌아와서 울지나 마."그의 말해 엄수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B 시에서 아무리 잘 살지 못한다고 해도 당신에게 돌아올 생각은 없으니까. 당신에게 돌아와
그녀는 자신에게 작은 아파트를 선물했다.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웠다.직접 살기도 좋았고 작은 파티를 열어도 무방했다. 그녀가 이번에 B 시로 온 건 그녀의 욕심 때문이었다. 그녀는 B 시에서 자리를 잡고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다. 박연희는 그녀의 모습에 매우 기뻤다. 엄수지는 매우 사교적이었기에 박연희는 그녀에게 갤러리 관리를 부탁했고 이건 그녀에게 아주 알맞는 업무였다. 평상시 엄수지는 업무의 기회를 빌미로 아이들을 보고 갔다. 그녀가 가장 예뻐하는 건 역시 민희였다. 민희도 그녀를 이모라고 불렀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금빛으로 찬란은 10월이 되었다.늦은 저녁 석양이 하늘을 수놓았다. 우현도 잠에서 깼는지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 두 다리도 힘 있게 앞으로 뻗으며 입안에는 아직 자라지 않은 작은 이빨이 보였다. 그 모습은 너무나 깜찍했다. 박연희는 그런 우현을 안아 들고 창가의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그녀가 자신이 옷깃을 풀자 우현은 익숙한 냄새를 맡고 게걸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젖을 빨며 엄마를 지그시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새끼 강아지 같았다.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박연희는 단번에 조은혁의 차임을 알아차렸다. 그가 퇴근한 것이다. 이윽고 1층 계단에서 그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조은혁은 문을 밀고 들어와 눈 앞에 펼쳐진 박연희 살결에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그는 정신을 차리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자신의 슈트 외투를 벗으며 웃었다. "이 시간에 돌아오면 이런 서프라이즈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나는 아마 야근하지 않았을 거야. 매일 이때 돌아왔을 거야." 그들은 금술이 좋은 부부였기에 박연희는 그런 그의 손길을 완전히 피하지 않고 몸만 작게 돌려 조은혁의 끓어오르는 눈빛을 막았다. 하지만 남자가 진짜 끓어오르면 어떤 여자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는 셔츠를 풀며 걸어와 우현의 작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요즘에도 가슴이 많이 아퍼?" "많이
늦은 밤 B 시 구치소. 철창 안과 밖으로 과거와 현재가 나누어졌다.심씨 어르신은 담배 한 대를 꺼내 고개를 숙여 떨리는 손으로 불을 짚였다.그리고 강하게 한입 빨아들인 후 서 비서에게 말했다. "지앙아, 예전에 나는 이 브랜드 담배를 쳐다도 보지 않았지. 이 담배를 피는 사람은 하찮아 보였어. 그런데 오늘 내가 이 담배를 물고 있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지." 자욱한 담배 연기가 천천히 흩어져 갔다. 그가 낮은 기침을 했다. 습관 되었는지 서 비서는 매우 자상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건강하게 계셔야 합니다." 심씨 어르신은 눈을 치켜뜨고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서 비서는 아직도 연기를 하고 있네. 아직도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에게 속인 것이 너무 많을 테지만 나는 자네가 주씨 가문 사람임을 알고 있네. 그리고 이름도 지앙으로 개명한 걸 알고 있어. 내가 결국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거야." 심씨 어르신은 실망한 말투였다. "조은혁이 너를 데려가지 않았나." 서 비서는 쓰게 웃었다. "조 대표님이 어르신과 싸울 때 저는 조금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가씨가 어르신에게 잡혀갔을 때 귀띔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어르신은 저를 의심하기 시작한 거죠." 서 비서는 낮게 한숨을 뱉었다. "만약 조 대표님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주원이 어르신을 무너뜨리는 건 쉽지 않았을 겁니다."심시 어르신은 한참이나 깊은 사색에 빠졌다. 그가 지금 후회를 하는 건지 아니면 비참함을 느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면회 시간이 끝나고 서 비서가 몸을 일으켰다. 그때 심씨 어르신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20여 년이나 알고 지냈는데 내가 제안을 하나 하고 싶네. 자네가 잘 해결할 걸 알고 있어. 한 사람이 보고 싶어." 소비서는 그가 심경서를 보고싶다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서 비서는 흔쾌히 승낙했다. "이번 일은 제가 꼭 해결하겠습니다. 심경서 도련님이 요즘 김이서 사모님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예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