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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조은혁은 고개를 숙이고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박연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 조은혁이 목소리를 높여 그녀의 말에 답해주었다.

“저와 아내는 조금 후, 곧 따라갈게요.”

바깥의 발걸음 소리가 점차 멀어지고 박연희는 조은혁을 놓아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설령 정은호 씨의 부모님이 당신 손에 있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 정은호 대표님의 영역에서 지내고 있으니 관계가 너무 꼬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체면은 드려야죠.”

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의 연약한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싱긋 웃어 보였다.

“여자와 교제하는 건 다 네 말대로 할게.”

그 말에 박연희는 조은혁을 밉지 않게 흘겨보며 물었다.

“평소에 여자와 교제를 하는 일이라면 당신이 가장 잘 알 텐데 왜 제 말을 들어요?”

드레스룸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조은혁은 더욱 뻔뻔하게 굴었다.

“마음을 정한 이후로 여자와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내 마음속에는 오직 당신만이 있고 내 몸도 오직 당신에게만 바칠 거야.”

박연희는 더 이상 이런 주접을 듣기 싫어 얼굴을 붉히며 그를 재촉하여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

“정 대표님과 사모님을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요.”

그러나 조은혁은 꿈쩍도 하지 않고 그녀의 작은 팔을 붙잡고 속삭였다.

“연희야, 저 사람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꼭 나한테 말해야 해. 이빨이 다 빠지도록 패버릴 거니까.”

그러자 박연희는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지긋지긋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배가 이만한데 당신 말고 누가 저한테 눈길을 주겠어요?”

그 말에 조은혁도 그녀의 배를 만져보았다.

지금 그 뱃속에 그의 사랑스러운 딸이 들어있을 것이다.

...

그렇게 한 가족이 정 대표가 마련한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조은혁은 정은호와 세계관과 주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엄수지는 매우 사교적이었다. 그녀는 신선한 비스킷을 굽고 커피와 차를 끓였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조진범과 민희에게 오르간을 연주해주기도 했다.

조민희는 얌전히 앉아 그녀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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