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76화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이런 사적인 말들을 정은호가 꺼려하지 않고 말하다니.

정은호도 당연히 고려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박연희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바빴지만 당연히 박연희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늦었어요."

박연희는 네 글자를 담담히 말하며 아무런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지금 저는 두 가지 요구 사항이 있어요. 하나는 전화로 입장을 표명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이 전화를 끊고 즉시 사직하는 거에요. 당신은 아마 잘 모를 거예요. 당신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을 물색해 언제든지 당신을 대체할 수 있어요."

정은호는 믿을 수 없었다.

"또 누가 나를 대체할 수 있단 말이에요?"

박연희의 입꼬리가 확 올라갔다.

"추 비서님이요. 당신이 가장 믿는 사람."

정은호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추 비서가 자신을 배신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 하다니.

박연희는 담담함 눈빛으로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직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이런 제안을 던진다면 아마 당신을 배신할 거예요."

"인간의 악함은 당신이 가장 잘 알잖아요. 당신이 이렇게 추악하게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던가요?"

"명예와 부 그리고 존엄까지 가지려 하다니."

...

정은호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미친!"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싶었기에 박연희에게 맞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려도 그에겐 돈이 남아 있었다.

스위스 은행에 그의 아내 명의의 수억 달러가 있었고 이 돈으로 그는 남은 인생을 잘 살 수 있었다.

그는 전화를 들어 심씨 어르신에게 타격을 주었다.

그는 마지막 글자까지 내뱉고 홀연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은호는 명문가를 바라보며 오랜 시간 아부했고 자신도 그 무리에 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다.

정은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막 사직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