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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오랫동안 고민하던 엄수지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5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어느덧 임신한 지도 7개월이 다 되어갔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출산 예정일... 다행히도 그녀는 입맛이 좋은지라 매끄럽고 윤기가 흐를 정도로 건강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여리고 가는 몸매를 갖고 있었다.

엄수지는 그녀의 곁을 지키며 거실에서 잡담을 나누었다.

한편, 조민희는 얌전히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엄수지는 그러한 조민희를 매우 애지중지했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에둘러서 입을 열었다.

“저는 민희 이 아이가 정말 귀엽다고 생각해요. 은호 씨와 얘기할 때마다 아이를 가지지 않은 것에 후회하고 있다니까요.”

그러자 박연희는 웃음을 머금고 답했다.

“정 대표님과 사모님 조건이라며 아이를 입양하는 것이 매우 쉬울 텐데요.”

그 말에 잠깐 멈칫한 엄수지는 아예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

“은호 씨와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저는 민희를 저희 양자로 데려오고 싶어요... 저도 사모님과 조 대표님께서 민희를 매우 아끼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저와 은호 씨도 이 아이를 무척 잘 대해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말이 끝나자 엄수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는 진심으로 조민희를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그들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조민희가 그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엄마.”

이윽고 녀석은 가여운 고양이처럼 불쌍한 목소리로 박연희를 찾았다. 그러고는 그리던 그림까지 포기하고 박연희에게 쪼르르 달려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

“엄마, 저는 다른 엄마 아빠를 원하지 않아요.”

“그런 거 아니야.”

박연희가 아이의 작은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오랫동안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었다.

마침내 그녀는 눈을 들어 엄수지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저에게 이 얘기를 꺼낸 것을 보아하니 사모님께서도 우리들의 사정을 전부 알고 오신 모양인데... 오늘 얘기가 나왔으니 저도 사모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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