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961 - Chapter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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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다음날, 박연희는 B시로 돌아갔다.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녀는 유씨 저택으로 가서 두 아이를 데려왔다.이 좋은 소식을 듣게 된 조은서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고 유선우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을 만나러 갔다.별장 안은 주인이 없어 쓸쓸해 유독 쓸쓸하게 느껴졌다.장씨 아주머니는 너무 바빠 숨을 돌릴 틈조차 없었다. 대표님이 돌아오실 때 예전처럼 시끌벅적 집안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었기에 고용인들은 청소하고 설맞이 용품을 구매하며 모두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오후, 유선우가 조은혁을 데리러 갔다.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별장에 들어섰을 때 박연희는 홀에서 꽃을 꽂고 있었고 조민희는 그런 엄마에게 기대고 있었다. 이윽고 현관에서 낯익은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자 아이는 연신 아빠를 부르며 달려가 조은혁의 허벅지를 꽉 껴안았다.조진범도 마찬가지였다.그리고 홀에는 박연희가 서서 조은혁을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전보다 까맣고 말랐지만 정신은 멀쩡했다.박연희는 뭐라도 좋으니 입을 열고 싶었지만 입술이 꼴불견으로 떨려 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조은혁 또한 그녀를 응시하며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났지만 다른 사람도 있기에 내색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그는 허리를 굽혀 민희를 껴안고 뽀뽀를 했고 또 진범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많이 컸네.”어린 민희는 아빠의 목을 꼭 껴안고 연신 애교를 부렸다.“저 아빠 엄청나게 보고 싶었어요. 오빠도 아빠 많이 그리워했어요. 오빠는 심지어 울기까지 했다니까요.”...조은혁은 부드러운 눈길로 장남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조진범은 현재 마침 남자아이가 체면을 가장 중요시할 나이이다. 하여 그는 작은 얼굴을 홱 돌리고 매우 완강하게 입을 열었다.“저는 울지 않았어요. 눈물은 여자아이나 흘리는 거지.”그러나 그의 말과는 달리 어린 소년의 목소리는 하염없이 떨리고 있었다.마침내 진범이도 결국 참지 못하고 아빠 품에 안겨 엉엉 울기 시작했다.조은혁은 두 아이의 눈물에 마음이 괴로워 번갈아 가며 아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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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오후가 되어 조은혁이 별장에 돌아왔다.옷차림은 여전히 깔끔했지만 검은 머리는 잔뜩 헝클어져 있었고 짙은 회색 코트의 짙은 남색 셔츠에 마른 핏자국이 몇 방울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아하니 손찌검을 한 것을 알 수 있었다.침실은 봄처럼 따뜻하기만 했다.박연희는 그의 코트를 벗겨주고 하얀 손가락으로 셔츠의 얼룩을 몇 번 긁어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싸웠어요? 조은혁 씨, 설마 41살이나 먹고 H시에 가서 사람들과 싸운 건 아니죠?”조은혁이 눈을 내리깔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한참이 지나 조은혁은 갑자기 그녀를 조심스레 껴안더니 턱을 그녀의 어깨에 댄 채 부드럽게 문지르며 마치 애교를 부리는 골든래트리버마냥 아양을 떨었다.“그래. 나 H시에 가서 정은호 그놈 혼쭐을 내주고 왔어. 이건 진짜 가벼운 편이지. 나 진짜 많이 봐줬어. 눈을 찌르지 않은 것도 최근에 내가 성격이 많이 좋아져서 그런 거야.”그 말에 박연희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우습기도 했다.“그 사람은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그러자 조은혁이 더 그윽한 시선을 보내왔다.“연희야, 나 기분 나빠. 나는 다른 남자들이 그런 눈으로 널 보는 게 싫어... 질투 난단 말이야.”조은혁이 이렇게 고백하면 마음이 약해진 박연희는 오히려 그를 어찌할 방법이 없다.어떤 여자가 남편이 자신을 신경 쓰는 것을 원하지 않겠는가?비록 조은혁은 포악하고 거칠지만 확실히 여자를 기쁘게 하는 부분이 있다. 하물며 그들은 방금 짧은 이별을 겪었으니 뜨겁게 사랑해도 모자랄 판에 박연희는 당연히 그와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그래도 충고를 해두어야 한다.“다음에는 절대 그러면 안 돼요. 비록 정은호는 당신이 키운 사람이지만 어쨌든 H시의 대표주자잖아요... 그러니까 최소한 체면은 지켜주세요.”박연희가 말을 마치자 조은혁이 낮게 웃기 시작했다.조은혁이 미소를 지으면 하얀 이가 드러나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박연희는 저도 모르게 넋을 잃고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정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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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아래층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조민희가 낭랑한 목소리로 달아 다니며 진범이를 “오빠”라고 불렀다.방금 잠에서 깨어난 조은혁은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감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즐겼다.이윽고 그는 이불을 들추고 일어나 대충 씻은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계단을 내려갔다...아래층은 매우 시끌벅적했다.장씨 아주머니는 두 아이를 데리고 수제 떡을 빚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어디론가 큰 탁자를 옮기고 있었으며 박연희는 붓으로 글씨를 쓰고 있었다... 그녀는 미술을 전공했기에 서법에도 나름대로 재능이 있었다.그녀는 작품 한 장을 완성하자마자 정원사에게 바깥에 붙이라고 분부했다.정원에는 작은 등불도 아기자기하게 여러 개 꾸며져 있어 참으로 아름다웠다.그렇게 한참을 조용히 바라보던 조은혁의 눈가가 점점 촉촉하게 젖어갔다.익숙한 장면이었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삶이었다. 그와 박연희의 새로운 행복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었다...그때, 장씨 아주머니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떡국에 넣을 떡을 빚으며 단도직입적으로 잔소리하기 시작했다.“40대 초반인데 아직 제대로 된 모양이 없으니 나 원 참. 나오자마자 어딜 그렇게 나돌아다니는 것인지 대낮에 집에 돌아와서 또 빈둥빈둥 놀고... 그러니까 몸이 허약하죠! 내일 병원에 데려가서 소변검사나 14개 받으실게요.”그러자 조은혁이 성큼성큼 다가와 어린 민희를 안아 주며 장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되게 다정하시네요.”그 말에 장씨 아주머니가 허리를 살짝 돌리며 입을 열었다.“알면 됐습니다.”곁에서 박연희는 끼어들지 않고 살짝 웃어 보였다.조은혁은 그녀를 한 번 더 힐끗 보았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는 마치 그림처럼 느껴져 보기만 해도 사람을 설레게 했다.고질병이 또 도진 조은혁은 민희를 끌어안고 가까이 다가가 나지막이 말했다.“바꿔 입은 치마가 참 예쁘네. 저녁에 입었던 그 옷은 찢어져 버린 거야? 같은 디자인으로 하나 더 사자 난 마음에 드는데.”조은혁의 말에 박연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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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그때 조은혁이 고개를 들어 테라스에 있는 박연희를 보게 되었다.저녁 무렵이 되니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사실 서로의 표정을 똑똑하게 볼 수 없었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낸 부부는 윤곽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조은혁의 눈빛이 그윽하게 번쩍였다.박연희가 질투하고 있다. 집에 다른 여자를 데려왔기 때문이다.그리고 조은혁은 박연희가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뻐 마침내 그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는데 그 미소를 유난히 황홀하게 느껴졌다.반면, 2층 테라스에 가만히 서 있던 박연희는 조금 괴로웠다....장씨 아주머니는 어제 불평을 하긴 했지만 막상 찾아온 사람이 임윤아이고 심지어 배까지 부른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하여 장씨 아주머니는 손을 비비며 사람을 방으로 끌어들였다.“밖이 추우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그 순간, 임윤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예전에 그녀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을 조은혁에게 팔았었다. 그러나 임윤아가 설을 쇠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고향으로 돌아가자 고향의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가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비난했다. 게다가 그녀의 부모는 심지어 그녀의 돈을 가져가 아이를 제거하도록 강요하며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도록 몰아붙였다.하지만 다행히도 조은혁이 찾아와 그를 도운 것이다.조은혁은 임윤아를 도와 돈을 되찾고 그녀를 B시로 데려와 그녀에게 도움 하나를 부탁했다.조은혁의 부탁이라면 임윤아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그 사람은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이고 그녀 뱃속의 혈육도 심윤과 혈육 관계이다... 아무렇지 않을 리는 없겠지만 그녀는 조은혁에게 조건을 제시했다. 심경서를 보지 않고 단지 B시에서 출산한 후, 태아의 제대혈만 넘겨줄 예정이라고 말이다.평생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살았는데 장씨 아주머니의 따뜻한 말을 들었으니 어찌 울지 않을 수 있겠는가?한편, 눈물을 글썽이는 임윤아에 장씨 아주머니가 연신 그녀를 달래주었다.“아이고, 예쁜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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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임윤아는 그들의 집에 남아 함께 보낼 섣달 그믐날을 보냈다.저녁 7시, 장씨 아주머니는 고용인들을 데리고 요리를 시작했는데 홀에는 모두 두 개의 둥근 탁자가 놓여 있었다. 장씨 아주머니와 조은혁 부부, 그리고 아이들이 한 테이블에 앉고 다른 고용인과 정원사가 다른 한 테이블에 앉았다.두 테이블의 메뉴는 동일하며 좌석마다 큰 돈 봉투가 놓여 있었다.이건 박연희의 뜻이었다.그녀는 조은혁에게 이렇게 말했다.“설날에 모두 야근 수당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일 년의 가장 중요한 날에 가족들이 아닌 이곳에서 야근하고 부엌에서 쓸쓸히 식사하는 건... 아무래도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우리와 함께 설을 보내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재혼 후 집안일은 모두 박연희가 관리하게 되었다.“사모님께서는 그저 상과 벌만 분명히 하시죠. 나머지는 연희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그렇게 두 테이블이 만들어지며 집안은 시끌벅적하게 들끓어 올랐다.고용인들은 너도나도 박연희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고 게다가 평소에 즐겁게 일하던 사람들도 잇달아 와서 술을 권했다.물론 조은혁이 자연히 전부 막아섰다.그러나 그 역시 그 사람들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 아닌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사모님은 임신 중이라 술을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고... 제가 대신 마시도록 하겠습니다.”그렇게 그는 술을 석 잔을 가득 따랐다.첫 번째 술은 연희를 다시 그에게 돌려준 하늘에 대한 감사 인사다.두 번째 술은 줄곧 꺾여버렸던 영혼을 위로하며 신에 대한 감사 인사다.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술은 바쁘게 뛰어다니며 고난과 역경을 물리치고 신과 싸우며 절대 물러서지 않은 아내에 대한 감사 인사다......세 번째 술잔까지 깔끔하게 비우자 그는 마음이 매우 통쾌했다.아무리 번화하고 아름다운 풍류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의 통쾌함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그는 취하지 않았다. 그는 잊지 않고 진범이와 민희에게도 돈 봉투를 쥐여주었고 정원에서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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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어린 민희는 연신 애교를 부려댔고 섣달 그믐날이라 오늘만큼은 그녀도 엄마 아빠와 함께 자고 싶었다.조은혁은 원래 승낙을 하려고 했는데 말이 나오려던 찰나, 저녁때 박연희가 약속했던 복지혜택이 떠올랐다... 복지가 눈앞까지 다가왔는데 그걸 어찌 포기할 수 있겠는가?조은혁은 애써서 달래고 속이며 조민희를 애써 내보냈다.어린 민희는 결국 작은 쿠션과 함께 쿵쿵 뛰며 방을 나섰다.“아빠, 저 이제 안 사랑하죠?”아이의 말에 조은혁은 반듯이 누워 실소를 터뜨렸다.민희의 뒤는 조진범이 따라나섰고 부모님을 도와 여동생을 돌봐 주었다. 새해 밤, 진범이는 여동생을 자신의 침실로 데리고 가 많은 사탕을 쥐여주었다......침실 안은 따스한 불빛이 자욱했다.박연희는 뜨거운 수건을 짜서 침대 옆에 반쯤 꿇어앉아 조은혁의 몸을 닦아줬다. 술을 마셨더니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올랐고 특히 목덜미의 작은 피부가 엷은 홍조를 띠며 미세한 발진이 일어나 성숙한 남자의 섹시함을 뿜어냈다.박연희는 손에 물수건을 들고 그곳을 살짝 스쳐 지나갔다.그 순간, 조은혁은 목이 메 저도 모르게 연신 마른 침을 삼켰다.그때, 박연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오늘 밤은 술을 몇 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취한 거예요?”“기뻐서.”조은혁은 불빛 아래,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박연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이윽고 그녀와 손을 맞잡았다.그는 목이 쉬어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연희야, 너는 내가 오늘 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지? 옛사람에게는 인생 4대 경사가 있는데... 오늘 나 조은혁이 그걸 전부 이뤘어.”“허. 와이프가 죽은 것도 이뤘나 봐요?”그러자 조은혁은 황급히 손을 들어 그녀의 붉은 입술을 가려 더 이상 말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그 후, 그의 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옷 속을 파고들었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허스키한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몸이 나른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조은혁은 낮은 목소리로 조롱 어린 말들을 내뱉었다.“저녁에 훌륭한 복지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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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병원의 긴 복도.밤바람이 불어와 가슴이 시리지만 분명히 오늘 밤은 떠들썩한 섣달 그믐날이고 단란한 날이어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시끌벅적한 바깥의 분위기와는 달리 심경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심씨 가족은 모두 밖을 지키며 초조함에 몸을 떨었다. 그들은 정말 이대로 심경서와 영원히 이별하게 될까, 심경서가 훨훨 날아올라 그들을 떠날까 무서웠다...소식을 들은 서 비서도 곧바로 달려왔다.그는 심지철을 부축해 앉히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이렇게 빈틈없는 곳에 어떻게 꽃가루가 있을 수 있습니까? 호송 요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겁니까?”형광등 아래서 심지철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이에 서 비서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미친, 또 조 대표 짓이라고?’한창 초조하고 있을 무렵, 심지철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확인한 심지철은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 음흉한 말투로 물었다.“조 대표님, 가까스로 감방에서 나온 건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한밤중에 저한테는 왜 전화를 거시는 겁니까?”“설날 인사하려고요.”조은혁의 말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좋은 아내를 얻게 해주셔서 장인어른께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요. 하물며 며칠 전에 어르신께서 저에게 회답을 요구하시지 않았습니까? 오늘 밤, 일이 제 대답입니다.”그 말에 심지철은 계속하여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전쟁터와도 같은 인생을 살아오며 그는 뜻밖에도 조은혁의 도발에 견디지 못하고 결국 휴대폰을 복도 맞은편 벽에 거세게 내동댕이쳤다.핸드폰이 산산조각이 나고 서 비서는 급히 그에게 부디 몸조심하라며 심지철을 말렸다. 옆에 있던 최민정은 너무나도 마음이 상해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고 심지철에 대한 경외심도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심철산도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불과 반년 만에 심씨 가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분열에 이르게 되었다....별장 안, 조은혁이 냉소를 터뜨렸다.그는 심지철이 미친 듯이 추태를 부리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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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말을 마친 후, 조은혁은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 변기 위로 어린 민희를 안아 올렸다.화장실 문이 닫히고 침대로 돌아온 조은혁은 박연희를 침대에 눌러 미친 듯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마음이 어지러울 즘, 조은혁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연희야, 새해 복 많이 받아.”...정월 초사일에 심경서는 치료를 위해 시의 두 번째 시병원으로 이송되었다.그 사이, 그의 아내 김이서는 줄곧 나타나지 않았고 심윤을 돌보는 것도 아닌 그녀의 연인과 술에 절어 나날을 보냈다.최민정이 병문안을 왔다.그녀는 병상 앞에 앉아 사과 한 개를 깎으며 몇 번이고 망설였다.“요즘 이서 씨에게 일이 좀 생겼어. 외부 남자에게 마음이 생겼고 그 사람은 그녀에게 장사한다는 이유로 이서 씨에게서 100억을 빌려 갔어. 이토록 큰일에 무방비하게 덜컥 돈을 빌려주다니. 그 뒤로도 40억, 60억씩 왕래가 이어졌다고 하던데... 전부 합치면 적지 않은 액수야. 심씨 집안의 돈을 건드릴 용기는 없으니 글쎄 모두 자신의 혼수품을 사용했고 넉넉히 잡아도 이서 씨의 수중에는 이제 남은 게 몇 개 없어.”...그러나 심경서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최민정은 그의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는 이제 정말 남은 정이 없다는 것을 짐작했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윤이의 병이 다 나으면 너도 나와서... 이서 씨와 절차를 밟아. 이 일은 결국 심씨 가문이 그녀에게 죄를 지은 것이니 인정과 도리에 따라 그녀에게 배상해야 해. 네 수중에 여유가 없다면 내가 낼게. 어찌 됐든 갚아야 할 건 갚아야 하니까.”심경서는 여전히 찍소리도 내지 않았다.최민정은 그의 마음을 짐작하고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때, 입구에서 간호사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을 건넸다.“심경서 씨, 검사실이 비었으니 폐 CT를 찍으셔야 합니다.”심경서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최민정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부축하여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의 몸에 손을 뻗자 순간 그가 정말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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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차에 오른 후 임윤아는 줄곧 침묵을 지켰다.그녀의 눈에는 아직 물기가 어려 있었다.김 비서가 그녀와 나란히 앉았고 김 비서 역시 여자인데 어떻게 임윤아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할 수 있겠는가... 임윤아는 심경서를 사랑한다.그러나 그들 중 한 명은 고귀한 신분을 지니고 있고 한 명은 진흙에서 뒹굴며 살아온 사람이다.게다가 심경서에게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김 비서가 임윤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당신은 아직 젊으니 앞으로 분명 당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임윤아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젊은 시절, 운명과도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앞으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심경서에 대한 그녀의 이 감정 또한 입 밖에 낼 수는 없다. 껍질을 벗기고 나면 그녀는 그저 심경서가 기른 한 마리의 카나리아일 뿐이기 때문이다.만약 감정을 이야기한다면 이것만큼 우스운 일도 없다.이에 김 비서는 한숨만 내쉬며 임윤아를 그녀의 집까지 바래다주고는 별장으로 돌아가 조은혁에게 오늘의 일을 보고했다. 조은혁은 1층의 작은 접대실에서 그녀를 만나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정오가 가까워지자 김 비서는 그녀의 큰 별장으로 돌아갔고 조은혁은 2층 서재로 돌아갔다.문을 열자마자 박연희의 손안에 누군가가 직접 쓴 손편지가 들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정은호가 친필로 쓴 손편지였다.그리고 편지는 간단명료한 몇 글자로 되어있었고 편지의 내용도 명확했다.박연희가 정씨 저택에서 잠깐 머무는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정은호와 그의 부인이 정성껏 보살필 것이니 조 대표는 안심해도 된다는 말이다.박연희는 그 편지를 여러 번 훑어보았다.서재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조은혁이었다.부부는 잠시 눈을 마주쳤고 이윽고 조은혁이 그녀를 향해 걸어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넓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애틋하게 쓰다듬으며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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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이윽고 그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정은호가 조 대표의 사람일 줄 정말 몰랐어요.”박은화는 다소 부러웠다.어젯밤, 그녀는 황지욱과 분석을 해보았는데 조은혁과 심지철을 비교해본다면 조은혁이 여전히 한 수 위에 있었다... 젊고 에너지가 넘치며 수단도 다양했다.“연희 씨는 걱정하지 말고 H시에서 아이에 집중하세요. 조 대표님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제 남편이 무조건 조 대표님의 편에 설 겁니다.”그 말에 박연희는 박은화의 손을 맞잡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그 말을 해주시니 안심이 되네요.”박은화는 직접 그녀에게 장미 차를 따라주며 말을 이었다.“장미 차는 안정에 좋으니 한번 드셔보세요.”두 사람은 오랫동안 매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중에 박은화는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먼저 자리를 비웠다.박연희는 장미 차가 정말 괜찮다는 생각에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그 차를 비웠다... 그러나 그녀는 이로 하여금 익숙한 얼굴을 마주할 거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객실 문을 살짝 열리고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심지철과 서 비서였다.서 비서가 먼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왔다.“사모님.”그러나 심지철은 이 호칭이 매우 불쾌하다는 듯 서 비서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당부하고는 곧장 룸 안으로 들어왔다.노란 등불 아래, 오랜만에 만난 부녀는 여전히 별다른 말이 없었다.심지철은 이미 조금 부풀어 오른 박연희의 아랫배를 바라보며 이미 임신 4개월이 다 되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던 심지철이 곁에 있던 서류 가방 속에서 네 개의 큰 빨간 봉투를 꺼내 박연희에게 건네주었다.“이 안에는 집본이 하나씩 들어있다. 모두 좋은 구역의 별장이야. 아이 셋에 너까지 해서 4인분을 마련했으니 받거라... 내가 주는 세뱃돈이라 치자.”“받기 싫습니다.”박연희는 망설이지 않고 즉시 거절했다.“조은혁 때문이냐?”심지철의 물음에 박연희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눈앞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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