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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그때 조은혁이 고개를 들어 테라스에 있는 박연희를 보게 되었다.

저녁 무렵이 되니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사실 서로의 표정을 똑똑하게 볼 수 없었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낸 부부는 윤곽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조은혁의 눈빛이 그윽하게 번쩍였다.

박연희가 질투하고 있다. 집에 다른 여자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은혁은 박연희가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뻐 마침내 그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는데 그 미소를 유난히 황홀하게 느껴졌다.

반면, 2층 테라스에 가만히 서 있던 박연희는 조금 괴로웠다.

...

장씨 아주머니는 어제 불평을 하긴 했지만 막상 찾아온 사람이 임윤아이고 심지어 배까지 부른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여 장씨 아주머니는 손을 비비며 사람을 방으로 끌어들였다.

“밖이 추우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 순간, 임윤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예전에 그녀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을 조은혁에게 팔았었다. 그러나 임윤아가 설을 쇠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고향으로 돌아가자 고향의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가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비난했다. 게다가 그녀의 부모는 심지어 그녀의 돈을 가져가 아이를 제거하도록 강요하며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도록 몰아붙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조은혁이 찾아와 그를 도운 것이다.

조은혁은 임윤아를 도와 돈을 되찾고 그녀를 B시로 데려와 그녀에게 도움 하나를 부탁했다.

조은혁의 부탁이라면 임윤아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이고 그녀 뱃속의 혈육도 심윤과 혈육 관계이다... 아무렇지 않을 리는 없겠지만 그녀는 조은혁에게 조건을 제시했다. 심경서를 보지 않고 단지 B시에서 출산한 후, 태아의 제대혈만 넘겨줄 예정이라고 말이다.

평생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살았는데 장씨 아주머니의 따뜻한 말을 들었으니 어찌 울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편, 눈물을 글썽이는 임윤아에 장씨 아주머니가 연신 그녀를 달래주었다.

“아이고, 예쁜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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