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7화

병원의 긴 복도.

밤바람이 불어와 가슴이 시리지만 분명히 오늘 밤은 떠들썩한 섣달 그믐날이고 단란한 날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끌벅적한 바깥의 분위기와는 달리 심경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심씨 가족은 모두 밖을 지키며 초조함에 몸을 떨었다. 그들은 정말 이대로 심경서와 영원히 이별하게 될까, 심경서가 훨훨 날아올라 그들을 떠날까 무서웠다...

소식을 들은 서 비서도 곧바로 달려왔다.

그는 심지철을 부축해 앉히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이렇게 빈틈없는 곳에 어떻게 꽃가루가 있을 수 있습니까? 호송 요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겁니까?”

형광등 아래서 심지철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에 서 비서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미친, 또 조 대표 짓이라고?’

한창 초조하고 있을 무렵, 심지철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 번호를 확인한 심지철은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 음흉한 말투로 물었다.

“조 대표님, 가까스로 감방에서 나온 건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한밤중에 저한테는 왜 전화를 거시는 겁니까?”

“설날 인사하려고요.”

조은혁의 말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

“좋은 아내를 얻게 해주셔서 장인어른께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요. 하물며 며칠 전에 어르신께서 저에게 회답을 요구하시지 않았습니까? 오늘 밤, 일이 제 대답입니다.”

그 말에 심지철은 계속하여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전쟁터와도 같은 인생을 살아오며 그는 뜻밖에도 조은혁의 도발에 견디지 못하고 결국 휴대폰을 복도 맞은편 벽에 거세게 내동댕이쳤다.

핸드폰이 산산조각이 나고 서 비서는 급히 그에게 부디 몸조심하라며 심지철을 말렸다. 옆에 있던 최민정은 너무나도 마음이 상해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고 심지철에 대한 경외심도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심철산도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불과 반년 만에 심씨 가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분열에 이르게 되었다.

...

별장 안, 조은혁이 냉소를 터뜨렸다.

그는 심지철이 미친 듯이 추태를 부리는 모습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