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951 - 챕터 960

1192 챕터

제951화

야밤.심씨 어르신이 서재에서 복잡한 표정으로 옆의 서 비서에게 물었다. “아직도 자백하지 않았느냐.” 서 비서는 심씨 어르신에게 차를 부어주며 담담히 웃었다. “이렇게 큰 사건을 조 대표가 그렇게 쉽게 승인하겠습니까? 지금 제가 듣기론 한 글자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씨 어르신이 냉담하게 웃었다. “그놈 참 똑똑하구나.” 어르신은 찻잔을 받아 들고 한입 마셨다. “이런 독한 놈에겐 특별한 방법을 써야 해. 그 사람들 이런 일 잘하잖아. 그 사람들을 불러서 본때를 보여달라고 해. 무슨 수를 쓰든 조은혁이 승인하게 만들어.” 서 비서는 낮게 웃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겁니까?” 심씨 어르신이 손에 쥐었던 잔을 내려놓았다. “그놈이 신경 쓰이는 것인가.” 서 비서는 급히 부인했다. “저는 이렇게 하면 아가씨 마음을 다치게 할까 봐 두렵습니다. 지금 조 대표와 관계가 좋으니까 말이에요.” 심씨 어르신은 잠시 생각하다가 차갑게 웃었다. “걔가 저번 일 이후로 나에게 어떤 감정이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심씨 가문에서 경서와 철산까지 포함한 모든 자식 중에서 연희가 나를 제일 닮았어. 독해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독해질 애야.” 서 비서는 옆에서 맞장구쳤다. “아가씨는 외유내강이에요.” “자네만 이렇게 걔를 칭찬할 거야.” 그때 사무실 안의 전화가 울렸다. 심씨 어르신은 가볍게 목을 풀고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한 병원 원장의 겁에 질린 채로 심씨 어르신에게 사실을 알렸다.“경서가...” 심씨 어르신의 손에서 전화기가 떨어졌다. ...새벽 응급실 안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들락날락했다. 심씨 어르신은 굳은 표정이었다. 심철산 부부도 눈에 눈물을 머금었다. 김이서가 급히 달려와 캐물었다. “경서씨가 어떻게 자살해요? 임윤아를 위해서 자살한 거예요?” 한 장의 수표가 김이서 눈앞에 떨어졌다. 심씨 어르신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박연희가 66억을 들여 경서를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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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겨울밤의 바람이 뼈를 쑤셨다. 심씨 어르신이 복도에 섰다. 그가 느껴본 적 없는 무력함에 빠져 있었을 때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철 어르신 맞습니까?” “누구죠?” 심씨 어르신이 경계 가득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는 택배원이었고 그의 손에 꽃다발이 들려져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심씨 어르신에게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이건 박연희 씨가 보낸 꽃입니다. 삼가 거인이 명복을 비는 꽃입니다.” 꽃다발을 받은 심씨 어르신의 눈에 분노가 일렁거렸다. 그는 그 꽃을 바닥에 내던지고 정신을 잃은 듯 발길질했다. 박연희가 지금 자신에게 경고를 주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다시 조은혁에게 손을 댄다면 박연희는 다시 심경서에게 손을 댈 것이다. 이번엔 진짜로 심경서를 죽일 것이다. 서 비서는 빨리 달려와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할 말을 잃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심씨 어르신이 고개를 들었다. “조은혁의 심문을 멈춰라. 하지만 결코 그를 밖으로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JH 그룹의 문제를 찾아내라.” 서 비서는 단번에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 가족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심씨 어르신의 얼굴빛이 굳어졌다. “이렇게까지? 걔가 경서에게 자살해라고 했을 때 박연희는 주저하지 않았지. 걔는 지금 나한테 선전포고를 하는 거야. 나도 두고 볼 거야. 조은혁이 곁에 없는데 걔가 뭘 할 수 있겠어.” 서 비서는 한숨을 쉬었다. 그가 병원에서 나와 차에 올랐을 때 뒷자리에 누군가가 타 있었다. 박연희였다. 서 비서가 아무런 표정 변화 없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은혁의 사람으로 된 것이다. 서 비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아까 사모님의 행동에 어르신이 크게 노하셨습니다.” 박연희가 담담히 웃었다. 그녀는 자신의 지갑에서 한 장의 수표를 꺼내 서 비서에게 건네주었다. 서 비서가 선뜻 받지 않자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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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2시간 자고 나서 박연희는 깼다. 그녀는 평상시와 같게 범진과 민희를 돌보았다. 옷을 입을 때 민희는 아빠가 보고 싶다며 엄마의 어깨에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 "민희는 아빠가 보고 싶어요."박연희는 코가 찡했다. 그녀는 부드럽게 민희를 안았다. "아빠는 출장하러 갔어. 아빠도 우리 민희가 보고 싶을 거야."범진은 그들의 대화를 들었는지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빠는 언제 오는 거야?" 박연희는 조금 주춤거렸다.이윽고 그녀는 손을 뻗어 범진을 쓰다듬으며 조금은 목멘 목소리로 말했다."올해 연말 전에는 올 거야. 범진아, 해가 가기 전에 아빠는 꼭 돌아올 거야." 범진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때 범진은 방에서 홀로 눈물을 훔쳤다. 침실 문 앞에서 박연희는 한 참이나 서 있다가 결국 들어갔다. 범진은 그녀를 본 고집스럽게 물었다. "아빠 안 오는 거 아니야? 아빠 죽었어?" 남자아이는 이 나이대에 자존심을 부린다. 하지만 범진의 눈에서 진주알마냥 큰 눈물이 주룩주룩 떨어졌다. 범진은 눈물을 닦았다. 범진이 이렇게 운 건 처음이었다. "아빠 안 돌아오는 거야?" 박연희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범진에게 일부 사실을 말해주었다. "아빠는 엄마랑 동생을 구하기 위해 구치소에 들어갔어. 아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아빠는 엄마의 영웅이야. 범진아, 엄마는 아빠를 새해가 오기 전에 데리고 올 거야." 범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범진이 청량한 눈망울로 박연희를 올려다보았다. "진짜지?" 박연희는 글썽거리며 말했다. "그럼 진짜지. 범진아, 엄마가 H 시에 다녀올게. 적게 걸리면 2-3일, 많으면 일주일이 걸릴 거야. 엄마가 너랑 동생을 고모에게 맡길 거야. 고모한테 가면 동생 잘보살펴줘야 돼, 알았지?" 범진은 아무런 말 없이 엄마를 끌어안았다. ...겨울 아침 온 세상은 하얗게 변했다. 햇살이 창문 유리를 뚫고 들어와 주방을 환히 비추었다. 박연희는 주방에서 정성스럽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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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적군과 아군 정도는 제가 분별할 수 있습니다." 조은혁이 담담히 말했다. 그제야 그 문지기는 걱정을 내려놓고 조은혁에게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갑자기 조은혁이 나지막이 물었다. "그 사람이 울었나요?" "뭐라고요?" 그 사람이 순간 얼어붙었다. 조은혁의 뜻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조은혁의 아내 같은 사람이 왜 남편을 위해 운단 말인가.중년 나이에 남편을 잃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조은혁은 그 누구도 두 사람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오후 2시.박연희는 범진과 민희를 유선우 집에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조은서에게 자신이 H 시에 간다고 얘기했다. 조은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자신이 박연희 대신에 가겠다고 말했다. "유선우도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혼자 H 시에 가는 건 너무 위험해요. 우리 오빠도 많이 걱정할 거예요." "이건 당신 오빠의 뜻이에요." 조은서는 그래도 역시 동의하지 않았다. 박연희는 두 아들딸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내가 만약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조은혁도 나오지 못할 거예요. 그때 당신이 나 대신에 JH 그룹 재무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그리고 이 서류도 위에 보고해 주세요." 말을 마치고 박연희는 두 서류를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조은서는 서류를 꺼내 들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자신이 오빠의 대담함에 놀랐고 박연희 무덤덤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녀가 기억하기로 예전에 박연희는 순진무구한 소녀였다. 이런 음산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만약 그녀와 조은혁이 실패한다면 그녀는 심씨 어르신과 정은호를 함께 묻을 생각이었다. 심씨 가문을 파멸시킬 작정인 것이다. 조은서가 경악하고 있을 때 박연희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은서 씨, 나와 은혁 씨 운명을 당신에게 맡길게요. 만약 우리 부부가 실패한다면 우리를 대신해서 범진과 민희를 성인 될 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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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H 시의 힐튼 호텔 2층 옥상. 김 비서의 지시 속에서 수백 명의 보디가드들이 박연희를 치밀하게 보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출입은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스위트룸 안.김 비서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박현희에게 보고 올렸다.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어떠한 리스크도 없게 했습니다. 내일 아침 정씨 저택으로 가 명함을 드릴 예정입니다. 조 대표님의 얼굴을 봐서라도 거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불빛 아래에서 박연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렇게 많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온 건 내가 결코 무섭기 때문이 아니에요."김 비서는 단번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박연희는 그녀의 모습에 담담히 웃었다. "은혁 씨가 구치소에 들어간 지금, 정은호 씨는 누구도 만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심지철도 저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 그에게 애걸복걸하기를 원할 . 이렇게 많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온 건 체면 때문이에요. 내일 명함을 건네줄 때 기세를 장악하기 위한 거죠."김 비서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 비서는 박연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결코 얕볼 여자가 아니었다. .... 야밤.박연희가 창가에 서서 H 시의 화려한 밤거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남편을 걱정했다. 그녀가 이번에 H 시에서 성공해야만 했다. 성공과 실패는 한순간에 달려 있다. 영광스럽게 복귀할지 아니면 모든 것을 잃고 실패할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한참이나 창가에 서서 고개를 살짝 젖혔다. 그녀의 눈은 열정으로 가득 찼다. 박연희의 예상과 같이 정은호는 조은혁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김 비서는 그에게 명함을 건네주지 못한 채 조금 실망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예상했었던 일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만약 앞으로 3일이나 더 갔는데도 명함을 받지 않는 거라면 다른 방법을 쓰면 되죠."박연희의 이렇듯 태연한 모습에 김 비서는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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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호화스러운 홀에 엄수지가 중심에, 옆에는 두 귀부인이 있었는데 서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마침 조은혁에 관해 말하고 있었다.“조 대표는 나올 수 없나 봐요.”“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정 대표님은 이제야 숨통이 트였어요. 조 대표가 H 시에 올 때마다 정은호가 옆에서 아부해야 했는데 이젠 속 시원하겠어요. 사모님, 축하드려요.”...엄수지는 이런 불미스러운 과거를 다시 들춰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기분이 언짢아진 엄수지가 막 화를 내려던 참에 박연희가 들어왔다. 값비싼 옷에 하이힐을 받쳐 신었고 몸에는 몇십억에 달하는 보석이 있었다... 심지어 예쁜 비서와 4명의 검은 옷을 차려입은 경호원이 동행했다.조은혁이 권세를 잃은 탓에 엄수지는 박연희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엄수지는 우아하게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며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조 대표님이 잡혔는데도 사모님은 놀 마음이 있어요?”옆에서 시중을 들던 앞잡이들도 덩달아 비웃었다.박연희는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카드놀이를 하는 테이블에 앉아 핸드백을 열었다. 핸드백에서 사진 한 장이 떨어졌고 이것을 본 엄수지는 표정이 대뜸 변했다. 사진 속의 여자가 바로 엄수지였다.젊은 시절 엄수지는 이름난 마담이었는데 이 사진이 바로 그녀가 부자의 다리에 앉아 술을 대접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도 몰랐던... 예전의 창피스러운 시절이다.이 사진이 나온 후 분위기는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엄수지는 쌀쌀하게 웃었다.“사모님은 말썽을 일으키러 왔어요?”손을 뻗어 카드를 집어 드는 박연희의 손은 보드라웠고 아름다웠는데 게다가 10캐럿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어 더욱 눈부셨다. 그녀는 개의치 않는 듯 담담하게 웃었다.“난 그저 사모님과 카드 놀이하러 왔어요. 환영하지 않으세요?”엄수지는 몸이 굳어졌다.한참 후에야 엄수지는 천천히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박연희는 사진을 뒤에 있는 경호원에게 넘겨주며 분부했다.“나와 사모님의 첫 만남 선물로 이 사진을 태워버려요.”경호원은 지시에 따라 이 사진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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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밤이 되었다.검은 캠핑카 몇 대가 어두운 밤을 달리고 있었다.차 안은 어두웠고 정수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그 사진은, 내가 은호 씨와 결혼하기 전의 일이예요. 은호 씨는 줄곧 내가 명문 후손이라고 생각했지 나에게 그런 끔찍한 과거가 있을 줄 몰랐어요. 사모님...”엄수지는 고개를 돌려 박연희를 바라보았다.“이 일을 덮어줄 수 있어요?”“난처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박연희는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H 시에 온 것은 정 대표님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지 당신 부부 사이를 이간질하러 온 것이 아니에요.”엄수지는 잠시 시름을 놓았지만 그래도 비아냥거렸다.“사모님의 부탁하는 태도는 어이가 없네요.”차가 흔들거리며 달렸고 박연희는 여전히 침착했다.“사모님, 은혁 씨가 없었다면 당신 부부는 어찌 호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겠어요? 나는 부탁하러 온 게 아니라 은혁 씨를 대표해 협상하러 왔어요. 협상이 잘 진행되면 우리한테 다 좋지만 아닐 경우 함께 죽을 수 있어요.”엄수지는 키득거리며 조소했다.30분 후, 차는 천천히 정씨 저택으로 들어갔다. 깊은 밤이었지만 저택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엄수지는 차에서 내려 서둘러 대청을 지나 2층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저택의 하인이 그녀를 보고 깍듯이 인사했다.“사모님, 돌아오셨어요.”엄수지는 고개만 끄덕이며 재빨리 서재로 올라갔다. 서재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조은혁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었다.엄수지는 감히 방해하지 못하고 문밖에서 10분 동안 서 있었다.서재 문이 열리자 청년 비서가 걸어 나왔다.문밖에서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본 추 비서는 어리둥절해서 하다가 공손히 인사했다.“사모님.”정수지가 물었다.“안에 아무도 없어요?”추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엄수지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서재에 담배 연기가 자옥했고 정은호는 소파에 기대어 미간을 가볍게 비비고 있었는데 아마 어려운 일을 만난 것 같았다.엄수지는 다가가서 그를 도와 마사지를 해주었다.잠시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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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정은호의 안색이 변했다.박연희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에 내가 그이에게 일을 할 때 너무 포악하게 굴지 말라고 충고했어요. 언젠가 그가 키운 개에게 거꾸로 물릴 수 있다고 했거든요. 정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은호의 안색은 이미 거메졌다.“먼저 나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지켜.”엄수지는 경각을 높이며 나갔다.서재에 둘만 남게 되자 정은호는 말머리를 뜯어보았다...과연 안에는 작은 카메라가 있었다.정은호는 풀이 죽어 소파에 주저앉았다.고개를 들어 박연희를 빤히 쳐다보던 조은혁의 표정은 점점 음흉해졌다.“사모님은 똑똑한 분이니 어떻게 해야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조 대표가 변고를 당했다고 해도 사모님께 영향이 있을까요? 그저 돈 많은 과부가 되어 더 많은 남자와 향락할 수 있고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왜 기어코 당신을 배신한 남자를 위해 고생을 자초하세요?”“내 남편이기 때문이죠. ”“혼자 왔는데 내가 불리한 짓을 할까 봐 두렵지 않아요?”...박연희는 가볍게 웃었다.정은호를 바라보며 박연희는 서재 안에 널린 진귀한 장식품을 가리켰다.“방금 그것뿐만 아니라 이 그림들과 도자기들... 다 은혁 씨가 안배해서 준거죠? 인간의 탐욕은 이런 것들을 거절할 수 없어요.”정은호는 담배를 더듬어 꺼냈지만 불을 붙이지 않았다.“사모님은 임신했죠?”“내가 보기엔 사모님은 힘들지만 어쩔수 없이 억지로 버티고 있을 뿐이에요... 사모님께서 저의 아내에게 준 증거에 대해서는 저는 믿지 않아요. 조은혁은 자신의 생사에 관련된 물건을 여자에게 맡길 수 없어요...”조은혁은 코웃음을 쳤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있을 수 있겠어요? 누가 자신의 목숨을 남에게 줄 수 있어요? 부부면 또 어때서요? 큰 재난 앞에서 서로 각자 삶을 찾을 뿐인걸요.”전등 밑에서 박연희의 이목구비는 그림처럼 예뻤다.박연희는 명품 핸드백을 열고 그 안에서 장부를 꺼내어 정은호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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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새벽 한 시.B 시의 한 전용 번호에 전화를 걸어 두 번 연결을 한 후에야 정은호는 그가 찾으려는 사람과 통화할 수 있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그 사람과 교섭했다... 부탁하려면 조건을 교환해야 했다.이때 엄수지는 박연희 곁에 있었다.정은호가 많이 양보했기에 상대방은 즉시 동의하지 않았지만 고민한 후 결과를 주겠다고 했다. 정은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은 채 박연희에게 말했다.“거절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큰 것과 마찬가지예요.”일을 마치자 박연희의 태도도 누그러들었다.“아까는 실례가 많았어요. 대표님과 사모님께 사과드려요.”그녀의 표정은 온화하고 부드러웠으나 여전히 차분했다.정은호는 잠자코 박연희를 바라보다가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지었다.“조 대표님을 위해 일하는 것은 나의 본분이에요.”화가 났음을 알 수 있었다.박연희는 개의치 않아 했고 밤이 깊었다며 작별을 고했다. 정은호는 분수를 지키며 1층까지 바래다주었다. 수백 명의 경호원을 태운 고급 차가 줄지어 저택을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정은호는 마음속으로 조은혁의 재력을 계산해 보았다.십 분도 안 된 사이에 저택은 조용해졌다.정은호는 서재로 돌아오자마자 조은혁으로부터 가진 그림을 모두 뜯어버렸으나 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빤히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의 목숨은 조은혁의 손에 쥐어있었을 뿐이다.바닥은 지저분해졌다...정은호, H 시에서 가장 고귀한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폐허 속에 서 있었다.서재 문이 살며시 열리며 엄수지가 들어왔다. 하얀 팔을 들어 남편의 어깨에 얹으며 위로하려 했으나 정은호는 갑자기 그녀를 번쩍 들어 소파에 내던졌다.엄수지의 드레스가 벗겨졌고 투명한 스타킹이 종아리까지 내려왔다. 정은호는 한 손으로 셔츠 단추를 풀었다. 불빛 아래서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는 난폭하게 아내와 섹스했고 그 힘에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었다...정은호는 아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으나 그의 머릿속에는 또 다른 청아한 여자가 떠올랐다.그 여자는 그를 깔보았고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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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박연희는 컵을 받으며 한참 후에야 안정을 취했는지 조용히 말했다.“정은호가 협력하기로 동의했지만 난 여전히 H 시에 머물러야 해. 그렇지 않으면 기회를 봐서 번복할 수 있어.”김 비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 관점에 동의했다.밤이 깊어지자 박연희는 목욕하고 편안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침대에 누웠다. 침대는 부드러웠으나 B 시의 남편을 걱정했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누추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잠이 들 수 없었다.달빛도 쓸쓸해 보였다.은은한 달빛 속에서 박연희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임신 중이어서 어쨌든 수면을 유지하여 뱃속의 아기를 보호해야 했다....그 후 보름 동안 박연희는 H 시에 머물렀고, 정은호는 수시로 그녀를 볼 수 있어 번복할 기회가 없었다.이날 저녁은 H 시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신년 무도회였다. 엄수지가 몸이 불편하여 정은호를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여비서가 함께 오프닝 댄스를 추었다.춤을 추고 난 정은호는 여비서의 초대를 완곡히 거절하고 곧장 구석에 있는 소파로 걸어갔다.박연희는 그곳에 혼자 앉아 있었다.오늘 밤, 그녀는 연분홍색 실크로 된 롱 드레스를 입었고 긴 생머리는 뒤로 늘어뜨려 날씬하고 단정해 보였다...정은호는 한쪽에 서서 묵묵히 바라보며 박연희와 엄수지의 외모를 비교했다.약하고 온화한 박연희는 애교가 많은 여자 같았지만 그의 아내는 풍만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 남자의 성욕을 만족해 줄 수 있었다.“정 대표님, 앉아서 얘기하시죠?”정은호는 담담하게 웃더니 박연희의 맞은편에 앉아 추 비서에게 손짓했다. 누구의 방해도 안 된다는 뜻이었다.소파에 기대어 눈을 가늘게 뜬 정은호는 욕망에 찬 남자의 시선으로 박연희를 바라보았다.박연희는 내색하지 않았다.“오늘 밤 술을 좀 마셨으니 속마음을 털어놓을게요! 그래요, 나처럼 바닥에서 올라온 사람이 어찌 평생 남의 제약을 받고 싶어 하겠어요?”“밖에서 나는 위풍당당한 정 대표지만 조은혁 앞에서 나는 그가 키워놓은 개였어요... 누가 개가 되는 것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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