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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정은호의 안색이 변했다.

박연희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예전에 내가 그이에게 일을 할 때 너무 포악하게 굴지 말라고 충고했어요. 언젠가 그가 키운 개에게 거꾸로 물릴 수 있다고 했거든요. 정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은호의 안색은 이미 거메졌다.

“먼저 나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지켜.”

엄수지는 경각을 높이며 나갔다.

서재에 둘만 남게 되자 정은호는 말머리를 뜯어보았다...

과연 안에는 작은 카메라가 있었다.

정은호는 풀이 죽어 소파에 주저앉았다.

고개를 들어 박연희를 빤히 쳐다보던 조은혁의 표정은 점점 음흉해졌다.

“사모님은 똑똑한 분이니 어떻게 해야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조 대표가 변고를 당했다고 해도 사모님께 영향이 있을까요? 그저 돈 많은 과부가 되어 더 많은 남자와 향락할 수 있고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왜 기어코 당신을 배신한 남자를 위해 고생을 자초하세요?”

“내 남편이기 때문이죠. ”

“혼자 왔는데 내가 불리한 짓을 할까 봐 두렵지 않아요?”

...

박연희는 가볍게 웃었다.

정은호를 바라보며 박연희는 서재 안에 널린 진귀한 장식품을 가리켰다.

“방금 그것뿐만 아니라 이 그림들과 도자기들... 다 은혁 씨가 안배해서 준거죠? 인간의 탐욕은 이런 것들을 거절할 수 없어요.”

정은호는 담배를 더듬어 꺼냈지만 불을 붙이지 않았다.

“사모님은 임신했죠?”

“내가 보기엔 사모님은 힘들지만 어쩔수 없이 억지로 버티고 있을 뿐이에요... 사모님께서 저의 아내에게 준 증거에 대해서는 저는 믿지 않아요. 조은혁은 자신의 생사에 관련된 물건을 여자에게 맡길 수 없어요...”

조은혁은 코웃음을 쳤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있을 수 있겠어요? 누가 자신의 목숨을 남에게 줄 수 있어요? 부부면 또 어때서요? 큰 재난 앞에서 서로 각자 삶을 찾을 뿐인걸요.”

전등 밑에서 박연희의 이목구비는 그림처럼 예뻤다.

박연희는 명품 핸드백을 열고 그 안에서 장부를 꺼내어 정은호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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