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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겨울밤의 바람이 뼈를 쑤셨다.

심씨 어르신이 복도에 섰다.

그가 느껴본 적 없는 무력함에 빠져 있었을 때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철 어르신 맞습니까?”

“누구죠?”

심씨 어르신이 경계 가득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는 택배원이었고 그의 손에 꽃다발이 들려져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심씨 어르신에게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이건 박연희 씨가 보낸 꽃입니다. 삼가 거인이 명복을 비는 꽃입니다.”

꽃다발을 받은 심씨 어르신의 눈에 분노가 일렁거렸다.

그는 그 꽃을 바닥에 내던지고 정신을 잃은 듯 발길질했다.

박연희가 지금 자신에게 경고를 주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다시 조은혁에게 손을 댄다면 박연희는 다시 심경서에게 손을 댈 것이다.

이번엔 진짜로 심경서를 죽일 것이다.

서 비서는 빨리 달려와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할 말을 잃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심씨 어르신이 고개를 들었다.

“조은혁의 심문을 멈춰라. 하지만 결코 그를 밖으로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JH 그룹의 문제를 찾아내라.”

서 비서는 단번에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 가족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심씨 어르신의 얼굴빛이 굳어졌다.

“이렇게까지? 걔가 경서에게 자살해라고 했을 때 박연희는 주저하지 않았지. 걔는 지금 나한테 선전포고를 하는 거야. 나도 두고 볼 거야. 조은혁이 곁에 없는데 걔가 뭘 할 수 있겠어.”

서 비서는 한숨을 쉬었다.

그가 병원에서 나와 차에 올랐을 때 뒷자리에 누군가가 타 있었다.

박연희였다.

서 비서가 아무런 표정 변화 없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은혁의 사람으로 된 것이다.

서 비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아까 사모님의 행동에 어르신이 크게 노하셨습니다.”

박연희가 담담히 웃었다.

그녀는 자신의 지갑에서 한 장의 수표를 꺼내 서 비서에게 건네주었다.

서 비서가 선뜻 받지 않자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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