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은 절대 안돼: Bab 911 - Bab 920

1192 Bab

제911화

한참 후에야 김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절 사랑하지 않는다고요? 이혼? 심경서 씨, 당신 저와 처음에 결혼했을 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요... 당신은 내가 온화하고 다정하다고 했고, 당신은 내가 당신의 이상적인 아내라고 말했잖아요.”“그건 옛날이고. 김이서, 네 모습을 봐봐. 아직도 온화라는 두 글자와 어울린다고 생각해?”...김이서의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버렸다.“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누가 날 이렇게 몰아붙인 건데요? 심경서, 당신이 말해보라고!”심경서는 대답해줄 수 없었다.차가운 밤바람이 스치고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마당에 남은 등들이 내는 소리인 모양이다. 심지철은 순간 발끈하여 고용인들에게 분부하였다.“저 등들을 모두 부숴라.”“아버님!”최민정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깜짝 놀라 외쳤다.“아버님은 연희 씨에게 마지막 체면조차 남겨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날 밤 연희 씨를 딸로 맞이한 날 준비하신 거잖아요.”하지만 심지철은 결코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그 분홍색 유리 등들은 심지철이 박연희를 사랑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마지막 흔적들이지만 결국 그의 손에 의해 모조리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심경서는 곧 사당 안으로 끌려들어 갔고 심지철은 계자를 들고 호되게 내리쳤다.심철산 부부는 마음이 아팠지만 끽소리도 못했다.한편, 김이서는 계속 입술을 틀어막고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남편이 죽을 만큼 미웠지만 그의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지는 것을 보며 그녀도 마음이 아파 났고 결국 김이서가 심지철을 가로막고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이제는 때리면... 정말 인명피해가 날지도 몰라요.”그러자 심지철은 화에 못 이겨 계자를 힘껏 내동댕이쳤다.밤바람이 거세서 불어 헤치며 심씨 가문의 조상들을 스치고 심경서의 몸에 남은 상처도 스쳐 지났다.최민정이 심경서에게 애원했다.“경서야, 뭐라도 말 좀 해봐.”“저놈은 지금 귀신에게 홀렸는데 마음속에 어디 제 어미가 있겠어? 이 불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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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박연희는 갤러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그때, 문밖에서 비서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지난번에 찾아오셨던 김 여사님께서 대표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박연희는 잠깐 멈칫하더니 밖을 내다보았다.입구에 서 있는 사람은 확실히 김이서가 맞지만 지난번보다 많이 수척해졌고 미간에는 풀리지 않는 애수가 서려 있는데 삶이 정말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박연희는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만나주지 않으면 김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결국 박연희는 커피숍에서 김이서와 만나게 되었다.핸드드립 커피 두 잔으로 자리에는 커피의 향기가 가득했다.똑같이 우아한 두 여인이 마주 앉아 있는데 심경서 때문이 아니었다면 두 사람은 평생 교접할 수 없었을 것이다.결국, 김이서가 먼저 말을 꺼냈다.“얼굴이 좋아 보이시는 걸 보니 잘 지냈나 봐.”박연희도 담담하게 답했다.“네, 나쁘진 않아요.”박연희의 말투는 한없이 냉랭했고 분위기도 한동안 딱딱하게 경색되었다.김이서는 고개를 숙인 채 커피를 부드럽게 저으며 다시 입을 열었으나 그녀의 말투는 타협한 듯 무력하게 들렸다.“이제 알겠어. 당신이 심씨 가문에 돌아가야만 경서 씨가 정말로 마음을 다잡고 가정으로 돌아갈 것 같아. 그러면 경서 씨도 이제는 밖으로 가지 않을 거고 진이와 윤이의 어린 시절에나 아버지가 있을 거야...”그녀는 다시 박연희의 손을 꼭 잡으며 말을 이었다.“진이와 윤이 모두 엄청 사랑스러워. 연희 너도 보면 분명 좋아할 거야. 진이와 윤이는 당신과도 혈연관계가 있잖아.”김이서는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이며 가족애 패를 꺼냈다.그녀는 박연희가 집에 돌아온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저울질했지만 심경서는 분명 다시 돌아올 것이다. 심경서도 그저 박연희를 곁에서 바라볼 뿐 정말로 무언가를 할 순 없을 것이고 박연희도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다.심경서가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김이서는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박연희는 동의하지 않았다.그녀가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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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하지만 검은색의 롤스로이스는 별장에 들어간 뒤, 야외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아닌 지하로 내려갔다. 갑작스러운 내리막길에 박연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지하실 문은 잠겨버렸고 고용인들도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그러나 박연희는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조은혁이 박연희의 가는 허리를 잡더니 바로 그의 몸 위에 앉히고는... 좌석을 평평하게 놓았다.누운 조은혁의 허리 위에 앉아 있다 보니 화면이 조금 야하게 느껴지긴 했다.어두운 차 안, 조은혁은 그녀의 연약한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잔뜩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방금 내 팔다리가 발달했다고 했었지? 어떻게 발달했는데? 이렇게?”그러자 박연희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이 사람은 진짜 마흔도 넘었는데 아직도 언제 어디서든 그녀를 갈망하고 있다.짙은 색 정장 바지는 남자의 흥분으로 자랑스러운 볼륨감을 자랑했고 이는 여자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유혹이었다... 더군다나 조은혁은 박연희의 작은 손을 잡고 그녀에게 남자의 좋은 점을 체험하게 해주었다.그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물고 그녀와 진득한 키스를 하며 목소리는 더욱 깊어졌다.“연희야, 난 지금 팔다리를 좀 발달시키고 싶은데 네가 해주지 않을래?”조은혁은 취미가 있다.그는 이런 일을 하면서도 수치스러운 말을 하는 것을 즐겼지만 여자로서 박연희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빨리 흥분하기도 했다.지금 그들은 외로운 남자와 여자이다.공간은 완전히 폐쇄되었고 하물며 이렇게 자극적인 곳인데 박연희처럼 수줍은 사람도 결국은 모든 걸 다 내려놓게 된다...새까만 긴 머리카락이 희고 얇은 등에 흩어져 살랑살랑 흔들렸다...그 매혹적인 기복 속에서 박연희는 고개를 들어 붉은 입술을 깨물었지만 여전히 연인 사이의 신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가는 땀이 그녀의 머리칼을 적시고 어둠 속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다.조은혁은 목이 메 괜히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그는 황홀하게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그녀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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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귀를 찌르는 큰 소리가 울려 퍼지고 검은색 벤틀리 쪽 차 문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차체에서 떨어져 나가며 도로에 부딪혔다... 이어 차는 비스듬히 앞의 벽에 들이박았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차 보닛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에어백이 터지면서 운전석의 남자를 보호했지만 그런데도 날아온 깨진 유리 조각이 조은혁의 오른팔에 약 4cm 깊이 박히며 피가 하얀 셔츠를 타고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조은혁은 차 안에 앉아 심하게 숨을 헐떡였다.두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의 자식은 아버지가 없고 박연희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잃고...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웠다.조은혁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팔뚝 살에 박힌 깨진 유리 조각을 힘껏 뽑았다.눈앞이 뿌옇게 흐려졌지만 그래도 억지로 이를 악물고 버티며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세게 내리쳤다. 차 문이 열리고 그는 비틀거리며 가까스로 차에서 내렸다. 뒤에 있는 차는 이미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고 검은색 엔진오일이 방울방울 떨어져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이 있었다.그리고 주위에는 잘생긴 부자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조은혁은 재빨리 두 손을 휘저으며 사람들을 해산시켰다.“몰려있지 마세요! 빨리 피해요! 차가 폭발할 수도 있어요.”그의 외침에 군중들도 서서히 사방으로 흩어졌고 조은혁은 계속하여 10여 미터를 달려나가 머리를 돌려 박살이 난 그 차를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옷 주머니에서 새하얀 담배 한 대를 꺼내더니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불을 붙였다.다행히 휴대폰은 아직 연락할 수 있었고 그는 다급히 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곧이어 119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B시의 가장 번화한 거리는 꽉 막혀버렸고 바람과 구름이 몰려온 B시의 하늘 아래, 그 소용돌이 속에 서 있는 조은혁은... 마치 하나의 산봉우리처럼 의젓했다....오전 10시, 심지철은 회의하고 있었다.서 비서의 말솜씨에 현장의 분위기는 매우 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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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그러나 그는 여전히 심지철을 가리키며 독설을 퍼부었다.“어르신께 한 마디만 남길게요. 휘황찬란한 시기도 결국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영원이란 존재하지 않거든요. 그래도 약간의 여지는 남겼어야죠.”그제야 심지철도 조용히 입을 열었다.“조 대표도 참으로 굳센 인간일세. 하지만 사고를 당했다면 경찰에 신고해야지 왜 나한테 와서 소란을 피우나?”심지철은 그동안 산전수전을 전부 겪으며 심리적인 소질이 매우 강한 편이었다.그러자 조은혁이 냉소를 터뜨렸다.“제가 먼저 경찰서에 가면 어르신께서 바로 청심환 한 병을 삼켜야 할까 봐 두려워서요.”조은혁은 이제는 싸움을 걸지 않고 곧바로 고개를 돌려 자리를 떠났다.이제 그는 심지철과 공개적으로 사이가 틀어졌으니 이제는 만회할 여지도 없다.겨우 두 발자국 걸었는데 그는 박연희가 초라한 몰골에 실내화까지 신은 채 바깥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차림새로 보아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초조했는지 알 수 있었다.두 시선이 마주치고 그렇게 그들은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조은혁이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난 괜찮아.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김 비서가 알려줬어?”그러나 박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쏜살같이 달려와 조은혁의 몸을 힘껏 껴안고는 작은 얼굴을 그의 가슴 깊숙이 파묻었다. 피투성이가 된 조은혁의 몸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발에 위태롭게 걸려있는 슬리퍼도 개의치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더더욱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그저 지금, 이 순간, 눈앞의 남자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혹여나 그를 잃을까 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조은혁도 덩달아 가슴이 촉촉해져 고개를 숙이고 품 안의 어린아이를 바라보았다.그렇다. 박연희도 이제 곧 서른이 다 되어가지만 그의 품에서는 여전히 어린 아이일 뿐이다. 너무 얇고 작아 조은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위로해주었다.“울지 마. 네가 눌러서 팔이 아픈걸.”조은혁은 박연희더러 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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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문이 삐걱하고 열렸다. 침실은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했다.박연희는 침대 옆으로 가서야 조은혁이 깨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침대 머리에 기대어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쩐지 약간 섬뜩했다. 박연희는 그의 곁에 앉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뭐 좀 먹어요. 약을 바꿔줄게요.”탁! 불이 켜지고 조은혁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애들은?”박연희가 나지막이 대답했다.“다 데려왔어요.”조은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오늘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알아? 내 차에 몰래 손쓴 건 문제 없지만 오늘 조금만 더 일찍 사고가 났다면... 진범과 민희도 차에 있었을 거야.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기도 싫어.”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박연희를 바라보았다.“그 사람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으면, 앞으로 내가 심씨 가문에 안 좋은 일을 할 거야. 어쩌면 연희 너도 불쾌할 수 있어.”“네.”박연희는 외마디 대답을 하고는 아무 말 없이 그에게 음식을 먹였다.그가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한 일이 그녀도 두려웠다.박연희의 마음속에서 진범과 민희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 시각 그들 부부는 마음이 같았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온순한 눈매를 보니 분명 그와 같은 편이다.조은혁은 마음이 뭉클했다. 흥분된 그는 또 주책을 떨며 그 일을 하자고 졸랐다.박연희는 어쩔 수 없이 상처가 다 나으면 그때 하자고 달랬다. 결국 조은혁은 손으로 만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만족하지 못하고 한 손으로 그녀를 안아 자기 무릎에 앉혔다.대추는 한쪽에 내팽개쳤다.그녀는 긴 치마를 입고 있어서 아주 편리했다.사실 실제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는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이렇게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고 그녀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는 가슴이 벅찼다.조은혁은 그녀를 만지면서 19금 토크를 했다.“내가 이렇게 다쳤는데도 너의 생리적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어. 감동스럽지 않아?”정말 얄밉다. 백연희의 가늘고 긴 다리는 양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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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민희는 뛰어오다가 멈춰 섰다. 엄마가 울었던 것 같다...새까만 머리카락은 땀이 나서 등 뒤에 달라붙었고, 아빠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이 민희가 응석 부리며 안아달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민희는 머리를 쥐어뜯었다.‘엄마도 응석 부리기 좋아하는구나.’박연희는 지금 꼴이 말이 아니고 조금만 움직여도 들통나기 때문에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민희가 다가오려고 하자,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은혁 씨, 빨리 애를 안고 나가요.”조은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그럼 넌 어떡해? 아이가 보면 안 좋을 텐데.”박연희에게 한 대 얻어맞은 조은혁은 더 이상 놀리지 않고 민희를 달래서 내보냈다.침실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조은혁은 또 천천히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해 어떤 표정도 놓치지 않았다. 남녀 간의 욕정이 담기지 않은 순수한 애무는 한참 동안 지속됐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연희야, 넌 내 거야.”박연희는 느낌이 오는 듯 몸을 가볍게 떨었다....밤이 되어 박연희와 아이들은 잠들고, 조은혁은 아래층 거실에 앉아 있었다.희미한 불빛 아래서 졸고 있던 장숙자는 마당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다.“이 시간에 누구죠? 대표님을 해치러 온 건 아니겠죠?”조은혁은 어이없이 웃었다.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급히 들어왔다. 다름이 아니라 심경서의 비서 이지안이었다.이 밤중에 찾아온 걸 오니 중요한 일이 있는 모양이다.장숙자는 차를 끓이러 갔다.이지안은 조은혁 옆에 와서 앉더니 부상당한 그의 한쪽 팔을 보며 설득했다.“심지철이 정말 잔인한 수단을 썼네요. 대표님, 우리 심씨 집안과 협상하는 건 어때요? 우리가 심경서의 약점을 쥐고 있잖아요?”“협상?”조은혁은 코웃음을 치더니 팔을 들어 보였다.“나를 죽이려 하는 걸 못 봤어? 이때 협상하는 것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것과 같잖아?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를 두려워한 적이 있어? 참, 심경서 쪽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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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그 소리에 심지철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그는 차에서 내려 아이에게 용돈을 주려 했지만 박연희가 직접 아이를 안았다. 옆에 있던 경호원이 차 문을 열자 그녀는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검은색의 차 문이 닫히면서 시선을 가렸다.심지철은 못내 서운했다.“내가 그렇게도 밉고, 조은혁이 그렇게 중요한가? 조은혁이 상처를 준 것은 잊었나? 연희도 이서랑 똑같이 연애에 올인할 줄은 몰랐어.”서지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안에서 조민희가 엄마의 얼굴을 만지며 달랬다.“엄마, 울지 마.”박연희는 아이가 걱정할까 봐 억지로 웃으며 껴안고 뽀뽀했다.“엄마가 울지 않았어. 바람 때문에 눈물이 난 거야.”조민희는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집에 돌아간 후 아빠한테 엄마가 울었다고 말했다.밤이 깊어지자 박연희는 아이들을 재운 후 예전과 마찬가지로 조은혁의 약을 갈아주었다. 주치의는 며칠 뒤면 실밥을 제거할 수 있지만 상처가 깊어서 보름 정도는 더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샹들리에 아래서 그녀의 눈매는 부드러웠다.조은혁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오늘 그 사람을 봤어?”박연희는 흠칫하더니 낮은 소리로 물었다.“민희가 알려줬어?”조은혁이 부인하지 않자, 박연희는 담담하게 웃었다.“고자질쟁이! 민희는 은혁 씨와 친해.”사실 좀 아쉽다.조민희는 하인우의 아이니까 그녀와 더 친해야 맞지만 조은혁이 몇 년 키우더니 친부녀와 다를 바 없는 사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조금 서글펐지만 후에는 민희가 친아빠로 여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약을 발랐다...조은혁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속삭였다.“그 사람이 나를 죽이려 하는 이유는 네가 고분고분 집에 돌아가길 바라서야. 하지만 연희야, 그 사람은 네가 고집스러운 아이라는 것을 몰라.”어릴 때는 순진하고 얌전했지만 나이가 든 후에는 줏대가 있었다.조은혁은 그녀가 어떤 모습이든 다 좋았다.이 시각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렜다.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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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전화선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다.약 1분이 지난 후 심지철은 전화를 끊었다. 도도하기 짝이 없는 그는 부탁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이쪽의 조은혁은 휴대폰을 내던졌고 술이 거의 다 깼다.옆의 박연희는 충격받은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심경서가 400억 횡령 혐의를 받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조은혁이 이 모든 일을 꾸몄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지만 결국 묻지는 않았다.하지만 조은혁이 스스로 인정했다.“내가 한 거야.”“그의 내연녀는 임윤아이고 그가 뇌물로 받은 돈은 모두 내가 배치한 거야... 심경서가 죽을지, 무죄로 풀려날지는 사실 내 한마디면 되는데, 그걸 알면서도 심지철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어.”조은혁은 멍하니 있는 그녀를 품에 껴안았다.“내가 무서워?”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조은혁은 그녀의 머리를 가슴팍으로 끌어다 안고, 낮은 소리로 설명했다.“심지철은 권세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쉽게 움직일 수 없지만 심경서는 인품과 덕성이 지위와 어울리지 않아 가장 빠른 돌파구였어. 연희야, 날 믿어. 내가 끌어내리려는 건 절대 심경서가 아니라 심지철이야.”박연희는 한참 후에야 알았다고 대답했다.다시 취기가 올라온 조은혁은 그녀의 보드라운 얼굴을 만지며 소곤거렸다.“나는 모든 걸 너에게 말하고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거야. 연희야, 우리 부부가 마음을 합치는 게 어때?”그가 너무 꽉 껴안고 있어서 박연희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우리는 아직 부부가 아니에요.”“부부가 아닌데, 어젯밤에 왜 내 밑에서 여보 여보 하면서 놓아달라고 했어? 응?”그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리 없다. 박연희는 그를 상대하기도 싫었다.하지만 술을 마신 남자는 정말 다루기 어렵다....심씨 집안의 하늘이 무너졌다. 심철산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최민정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김이서는 집에서 미친 듯이 그릇을 부수면서 고용인을 욕했다.밤이 되자 차 한 대가 저택을 빠져나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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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이 말이 나오자 심씨 집안 사람들은 멍해졌고 심지철은 펄쩍 뛰었다.‘경서가 이렇게 멍청한 짓을 하다니. 윤락녀를 임신시켜 어쩌자는 거야? 이 여자와 배 속의 아이는 하나도 남길 수 없다.’심지철은 즉시 결단을 내리고 서지앙에게 눈짓을 햇다.서지앙은 속으로 탄식했다.김이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다.“밖에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정신을 차린 최민정은 심지철의 뜻을 알아차리고 두려움에 떨며 사정했다.“아버님, 이 아이를 놓아주십시오. 살아 있는 두 목숨이에요. 경서를 위해 덕을 쌓는다고 생각하세요. 그때 아버님 고집대로 연희를 내쫓지 않았으면... 경서가 여기까지는 오지 않았을 겁니다.”“두 목숨, 덕을 쌓아? 내가 고집을 부렸다고?”...심지철은 차갑게 웃었다.“나를 탓하는 거야? 나는 지금 네 아들을 구원하고 있어. 이 여자와 배 속의 사생아를 남겨두면 결국 화근이 될 거야.”최민정은 감히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애처롭게 심지철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어쩐지 임윤아를 죽이면 심씨 가문이 영원히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김이서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어머니, 이 사생아를 남기면 어떡해요!”최민정은 얼굴이 눈물범벅이 됐다.“이서야, 너도 엄마잖아. 심진과 심윤이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하고 병이 많았는데... 두 아이를 위해 덕을 쌓는다고 생각해.”정말 좋지 않은 예감이 든 그녀는 심지어 무릎을 꿇고 심지철에게 빌었다.“아버님, 제가 이렇게 빌게요. 경서를 봐서라도 저 여자를 놓아주세요. 배 속의 아이도 놔주세요. B시에서 쫓아내서 다시는 경서의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면 돼요... 아버님, 제발 부탁이에요. 사람을 죽이면 심씨 가문이 망할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경서도 없고 이서도 없고, 진이와 윤이도 사고가 나고. 그렇게 되면 저와 철산 씨는 어떻게 살아요? 우리는 어떡해요?”...심지철은 고개를 숙이고 며느리를 내려다보았다.그동안 그는 최민정을 친딸처럼 대했다. 그녀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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