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921 - Chapter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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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30분쯤 지나 다시 열린 욕실 문으로 박연희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들어섰다.조은혁은 팔을 베고 누운 채 물었다.“무슨 일이야?”바로 침대로 돌진한 박연희는 한참동안이나 조은혁을 보고 서 있다가 입을 열었다.“임윤아 씨가 심경서 씨 아이를 임신했대요!”조은혁은 혀로 입안을 쓸더니 웃으며 말했다.“둘이 그런 사이였어?”“아이... 어떻게 할 건 아니죠?”조은혁은 실소를 터뜨리고는 걱정스레 묻는 박연희의 볼을 꼬집으며 다정히 말했다.“내 아이도 아닌데 내가 왜 아이를 지우겠어, 그리고 심경서 씨도 이미 다 용서했잖아.”“내일 김 비서한테 임윤아 씨 출국 준비하라고 할게. 여기 더 있으면 괜한 기대하게 되잖아.”조은혁은 자신의 말이 끝났음에도 계속 저를 주시하고 있는 박연희에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을 걸 알면서도 짓궂게 물었다.“하고 싶어?”하지만 조은혁의 예상과는 달리 박연희는 욕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은혁에게 매달리며 부탁을 했다.“임윤아 씨가 마지막으로 심경서 씨 만나보고 싶대요. 은혁 씨가 도와줄 수 있는 문제잖아요, 부탁해요...”조은혁은 검은 눈동자로 박연희를 응시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연희가 이렇게 마음이 여렸나, 근데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가 고작 이 정도야? 조금 더 진심을 담아봐.”평소 둘의 관계에 있어서 주동적인 건 항상 조은혁이었다. 하지만 지금 조은혁이 늘 누워서 즐기기만 했던 박연희에게 성의를 요구하는 상황이니 박연희는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조은혁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아직 갈아입지 못한 흰색 셔츠는 박연희의 손이 닿는 대로 자국이 남았다. 그게 조은혁 몸에 있으니 한결 더 섹시하게 느껴졌다.반쯤 취해있는 조은혁은 원래도 할 생각이 없었기에 이쯤하고 손가락으로 박연희의 빨간 입술을 짓누르며 놀리듯 말했다.“우리 연희 이제 어른이 다 됐네, 남자 바지도 막 벗기려고 하고.”박연희는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안 했지만 조은혁이 제 부탁을 들어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이튿날 아침, 박연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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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이미 지난 일이라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끔 그 기억을 상기시킬 때는 마찬가지로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여기서 뭘 더 할 마음도 싹 사라져 버렸던 박연희는 조은혁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로 나지막하게 말했다.“난 내려가서 봐야겠어요!”처음에는 못 나가게 박연희의 허리를 잡고 있었던 조은혁도 결국 손을 풀고 그녀를 보내주었다.간단히 채비를 마친 박연희가 방을 나서자 장숙자가 옆에서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다.“사모님, 무서워할 거 없어요. 그 여자는 이미 끈 떨어진 연이잖아요. 봐요, 대표님은 보러 나오시지도 않으시는데.”“대표님 보겠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아, 그러네요...”웃으며 말하는 박연희에 장숙자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캐리어와 함께 거실에 서 있던 진시아는 2층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발그레한 볼과 이마에 맺힌 땀방울, 박연희가 뭘 하다 내려왔는지 성인들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조은혁이 집에 있다는 생각에 잠시 놀랐던 진시아는 이내 웃음을 흘렸다.애초에 박연희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온 것이니 조은혁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진시아는 박연희가 1층에 내려온 걸 보고서도 앉을 생각을 않고 말했다.“나 이번엔 진짜 갈 거야, 그리고 다신 안 와. 고마워, 박연희. 그리고 전엔... 내가 미안했어.”진시아는 저를 살려준 박연희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하지만 박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시아가 이렇게 떠나면 더 이상 조은혁도 진시아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아니, 감히 신경 쓰지 못 할 것이다.박연희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 진시아는 고개를 들었다. 끝까지 듣지 못한 용서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애초에 박연희의 용서를 바라는 것 자체가 사치였기에 진시아는 체념하고 돌아서려 했다.그때 박연희가 용서 대신 다른 말을 했다.“이제 어디로 갈 거야?”진시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벨린, 나는 벨린으로 갈 거야.”둘이 약속했던 그곳에 진시아는 홀로 가 다시는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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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난 우리 엄마 그렇게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요!”...심경서는 무표정으로 물었다.“조은혁이 너한테 돈 줬어?”이 질문에 임윤아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이 모든 걸 설명해주고 있었다.그래서 더 묻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심경서가 물었다.“나랑 그렇게 오래 만나면서 한순간도 진심이었던 적은 없었어?”“없었어요.”이번에는 임윤아의 대답이 유독 빨랐다.“나한테 당신은 그냥 비즈니스일 뿐이에요. 사랑 같은 건 심경서 씨 같은 재벌한테나 어울리는 소리죠. 나한텐 그럴 여유가 없어요. 그래서 당신을 사랑한 적도 없어요, 1분 1초도 없다고요.”말을 마친 임윤아는 160억의 수표와 값비싼 물건들을 잔뜩 안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그녀가 내뱉은 모진 말과는 달리 임윤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귀를 간지럽히는 그 밤에 땀으로 범벅된 둘이 하나가 될 정도로 붙어있었는데, 임윤아도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흔들리지 않았다는 건 말도 안 되었다.하지만 떠나는 날까지도 임윤아는 제 마음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심경서는 제가 없어도 잘 살 거라 생각해서였다.그래서 아이를 가졌다는 말도 굳이 하지 않았다.임윤아는 그냥 이대로 조용히 떠나가고 싶었다.자신과 심경서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니 애초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그리고 심경서가 사랑했던 임윤아는 조은혁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다. 진짜 임윤아는 그렇게 빛이 나는 사람이 아니라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다.점점 멀어져 가는 임윤아를 보며 심경서는 자리에 한참 동안 앉아있었다.그리고 임윤아가 제 품 안에 안겨 하던 얘기를 떠올렸다.“좋아해요, 심경서 씨. 평생 당신 곁에 머물고 싶어요.”그때 그 말을 믿었던 제가 우스워 난 심경서는 헛웃음을 흘렸다.‘임윤아, 다시는 내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을 거야.’구치소에서 나온 임윤아를 기다리고 있는 건 김 비서였다.김 비서는 그녀에게 여권을 건네주며 말했다.“유럽 모든 나라 5년 동안 무비자 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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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갑자기 표정을 굳히는 조은혁에 김진아가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왜 그러세요, 대표님?”조은혁은 서류를 김진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외교관이 뉴욕과 프로젝트 같이 하기로 했대. 반 고흐의 을 B 시에서 2주 동안 전시하기로 했다는데 그 보안을 우리 JH 그룹에서 맡는 걸로 결론이 났다네.”말을 마친 조은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을 입에 물었다.그걸 본 김진아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집에선 안 피신다면서요.”“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안 봐도 민지희 씨가 떠넘긴 거겠지. 만약 우리가 이번 일을 잘 못 해내면 그걸 빌미로 우리 책임을 물으려고. 저번처럼 특수전담팀을 끌고 회사로 쳐들어올지도 모르겠네.”조은혁의 말에 김진아가 잔뜩 긴장하며 물었다.“그럼 거절하실 거죠 대표님?”조은혁은 서류가 구겨지도록 힘을 주며 말했다.“이미 도장이 다 찍힌 일을 내가 무슨 수로 거절해, 이번엔 힘 좀 쓰셨나 보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김 비서. 그냥 내가 직접 24시간 감시할까?”그때 서재 문이 열리더니 박연희가 안으로 들어와 책상 위로 커피잔을 내려놓았다.괜히 박연희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던 조은혁은 그 커피를 받아 마시며 말했다.“JH 그룹 사모님이 직접 끓여서 그런지 향도 더 좋아진 것 같아.”소파에 앉아 책장을 넘기던 박연희가 그 말에 대답했다.“장 씨 아주머니가 끓인 건데, 당신이 좋아하면 매일 끓이라고 할게요.”소파에 기대앉은 박연희는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아까 말했던 반 고흐 작품 전시 어차피 거절 못 하는 거 그냥 한다고 해요. 내가 작품에 아무 문제도 없게 할게요. 그리고... 당신한테 이딴 일 떠넘긴 사람한테도 제대로 보여줄게요.”박연희의 말에 조은혁이 소파로 한달음에 뛰어가 환한 얼굴로 물었다.“어떻게 아무 문제도 없게 할 거야?”“그림은 며칠 뒤에 도착해요?”“3일.”조은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답을 했지만 박연희는 의미심장한 미소만 남긴 채 두 아이들을 장숙자에게 맡기고 3층 화실로 들어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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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엄마를 만난다는 말에 기뻤는지 조민희는 조은혁의 볼에 뽀뽀까지 해주었다.3층 화실 앞에 선 조은혁은 작은 문틈 사이로 노란빛이 감도는 화실 안의 박연희를 보여주었다. 비싼 명품이 아니라 평범한 옷을 입고 머리는 가슴께에 드리우게 땋은 그 모습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조민희가 보고 싶다 칭얼거려서 올라온 건데 오히려 조은혁이 더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보다 보니 박연희가 자신의 아내라는 생각이 들었다.박연희는 조은혁의 아내였고 자랑이었다.그러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박연희의 검은 머리칼이 흩날리자 조은혁은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걱정되어 그만 서재로 돌아왔다.조은혁은 남은 업무를 마저 처리했고 조민희는 그런 조은혁의 다리 위에 얌전히 누워 있었다.꼭 지난 4년 동안 매일 반복됐던 밤들처럼, 서로가 서로에 의지해 살아오던 그때처럼. 그때 조민희는 이미 조은혁에게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렸다....3일 후의 아침, 8시 정각에 조은혁은 화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니 아마 밤새 그림을 그린 것 같았다.박연희는 들어오는 조은혁을 향해 웃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캔버스 위에 올려진 자신의 그림을 보았다.조은혁의 눈 앞에 펼쳐진 건 또 한 폭의 이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절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똑같은 그림이었다.어릴 때 그림을 배운 적이 있던 조은혁은 손을 들어 그림을 만져보았다.붓 자국 그리고 그림의 질감까지 모든 게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다.조은혁의 반응에 박연희가 웃으며 말했다.“작품의 7할은 장식이죠. 이제 액자에 넣기만 하면 끝이에요.”그림을 받아든 조은혁은 눈을 빛내더니 박연희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며 말했다.“일 잘 마무리되면 내가 제대로 감사 인사할게.”조은혁의 감사야 뭐 침대에서의 일을 뜻할 테니 박연희는 미소를 짓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으며 말했다.“다행히 비즈니스용이라서 일반 사람들은 못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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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불길은 세지 않았지만 피해는 꽤 컸다. 반고흐의 그림도 불길에 휩싸여 모색을 다 잃어버렸고 그림 테두리는 땅바닥으로 떨어졌다.완전히 쓰레기로 되었다. 미술관의 매니저는 복도에서 뛰어 내려갔다. 그는 눈앞의 처참한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한참 후 그는 조은혁을 향해 말했다. "반고흐의 그림이 이 지경이 됐는데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죠? 내 커리어는 여기서 다 끝났어요..."남자는 일생에 세 번 운다고 했었나. 매니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며 울기 시작했다. 아주 큰 일이었기에 그와 조 대표 둘은 그 누구도 이 일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조은혁의 손을 잡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토론했다. 외국 사람들이 와서 트집을 잡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조은혁은 대답했다. "매니저님, 이건 제가 이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매니저는 너무나 기뻤지만 그에게 쉽사리 맡길 수 없었다. 이건 두 사람이 일이었기 때문이다. 매니저가 말을 하려던 찰나 문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 대표님, 대표님이 이 일을 책임진다고 했으니 저랑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조은혁이 고개를 돌리자 문 앞에는 서비서가 서 있었다. 서비서는 앞서 걸으며 조은혁에게 웃으며 사과했다. "조 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도 지시를 받은 사항입니다. 반 고흐의 그림은 너무 중요하기에 직접 저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대표님에게 귀띔해 드리면, 위에서 이미 전담팀을 꾸려서..." 조은혁이 그의 말을 끊었다. "JH 그룹에 쳐들어와 나의 죄를 수사해서 심경서 이 자식과 바꾸려고 하는 겁니까?"서비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한 참이나 지난 후에야 서비서는 이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심씨 어르신께서 단둘이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하십니다." 조은혁은 뚫어져라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문 앞에 세워진 리무진에 탔다. 서비서도 차에 오른 뒤 얼굴색을 바꾸며 말했다. "심씨 어르신과 잘 얘기 나누십시오. 우리 모두 한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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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그 그림은 반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똑같았다. 이건 어디에서 온 모조품인가.박연희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김비서와 함께였다. 그리고 JH 그룹이 선발한 경호원과 함께였다. 그들은 한 사람당 10명이 일반인을 상대할 수 있었다. 심씨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박연희가 그의 앞으로 다가오며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이거야말로 반고흐의 그림이에요. 그리고 불타오른 건 모조품이에요."현장이 삽시에 웅성웅성거렸다.심씨 어르신은 냉소를 날렸다. "내가 어떻게 너를 믿냐. 지금 미술관 안에 있는 것이야말로 반고흐의 그림이다."그의 눈짓 한 번에 서비서는 뜻을 알아채고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아가씨, 우리는 지금 얘기 중입니다. 지금 날이 더우니 집으로 돌아가셔서 휴식하세요. 몸이 불편하시게 되면 어르신이 속상하실 겁니다."박연희는 그런 소비서의 말을 무시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농담하러 온 거 아닙니다. 나는 진짜 그림을 가지고 왔어요. 그리고 확신도 있습니다.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내 눈앞에서 내 남편이 억울하게 갇히는 것 보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현장을 한번 쑥 훑어보았다. "반 고흐의 그림만 가져온 게 아닙니다. 뉴욕의 그림 전문가 존도 요청해 왔어요. 그는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24개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요. 이 사람보다 더 반고흐의 그림을 아는 사람은 없다고 자부합니다."현장은 더욱 아수라장이 되었다. 존은 함부로 나서는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연희는 그런 글을 B시로 요청했다.조은혁은 갑자기 기분이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그의 가슴은 아까 박연희가 한 말 때문에 요동쳤다. 그녀가 자신을 남편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자신을 남편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박연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박연희가 끊임없이 말하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옆에 다른 사람이 없었더라면 그는 그녀에게로 달려가 그녀가 도망갈 수 없게 품 안에 꼭 껴안았을 것이다. 이건 욕정과는 관련 없는 애정이었다. 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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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박연희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심경서를 위한 일이겠죠." 심씨 어르신이 나즈막이 말했다. "경서는 아직 안에 있어. 너도 경서가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박연희는 두 눈을 내리깔고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건 당신입니다. 조은혁의 브레이크를 건드려서는 안 되었었어요. 그날 나랑 아이들이 차 안에 있었다면 나는 지금 당신 앞에 나타나지 못했을 거예요. 당신 때문에 우리들이 죽었을 거니깐요. 범진과 민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경서는 당신이 아끼는 자식이죠. 마찬가지로 범진과 민희도 내 자식입니다. 만약 당신이 내 자식들을 해친다면 나도 복수할 겁니다. 그게 심씨 가문의 명예와 당신이 명예 그리고 신경서의 목숨에 영향을 준다 할지라도 맞설 겁니다."...박연희는 자신이 모든 힘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친아버지에게 이렇듯 독한 말들 내뱉은 건 처음이었기에 그녀의 마음도 불편했다. 그녀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밖의 햇살은 딱 알맞았다. 조은혁이 창가에 서서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조은혁에게 다가오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은혁 씨, 우리 집으로 돌아가요." 그 말은 조은혁이 최근 들었던 가장 감미로운 말이었다. 차 안에 앉을 때까지 그는 그녀의 말을 곱씹었다. 조은혁은 앞좌석에서 공간을 만들어 박연희를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리고 박연희와 얼굴을 마주보았다. 조금 쑥스러웠지만 박연희는 이런 그의 행동에 이미 습관되었다. 조은혁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만지며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아까 한 말 다시 한 번 해봐."박연희는 지나간 3일이 떠올랐다. 3일 동안의 슬픔과 허무함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녀는 일부러 모른 척하며 말했다. "무슨 말이요?" 조은혁은 그런 그녀의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모른척 하지 마. 아까 나한테 분명히 남편이라고 했잖아. 연희야, 다시 번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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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1시간 후 검은 차량이 별장으로 들어와 주차장에 멈췄다. 차가 멈춰서자 조은혁은 박연희를 안고 내렸다. 그녀는 아직도 깨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안고 호화로운 현관과 거실을 가로질러 2층으로 올라가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안방 침대에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흐트러진 박연희 머리카락과 그녀의 새하얀 얼굴을 쓰다듬었다. 문밖에서 쿵쾅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민희였다. 민희는 문 앞까지 달려와 잠든 엄마를 바라본 후 쭈뼛거리며 아빠한테 작은 소리로 물었다. "엄마 잠들었어?" "엄마 피곤해서 그래."조은혁은 민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민희의 검은 눈동자가 초롱초롱해졌다. 민희는 침대로 조심스럽게 올라와 엄마의 얼굴에 쪽하고 입 맞췄다. 그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조은혁은 웃으며 민희를 안았다. "아빠랑 마당에서 놀자. 며칠 전에 공놀이하고 싶지 않았어?" 점심에 햇살도 알맞았다. 푸른 잔디 위에서 건장한 남자는 새하얀 셔츠를 입고 비싸고 고급스러운 시계를 찬 모습으로 허리를 숙여 딸과 함께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작은바람이 불어와 민희의 꽃 치마가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렸다. 장씨 아주머니는 그들에게 밥 먹으라고 소리쳤다. 장씨 아주머니는 투덜거렸다."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네. 사모님과 붙어 있지 않으면 민희랑 잔디에서 공놀이를 하고. 지금 햇볕이 얼마나 따가운데."민희에게서 행복한 모습은 감춰지지 않았다. 장씨 아주머니 그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민혜 엄마 아빠도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어요." ... 오후에 김 비서가 별장으로 들렀다. 서재 안은 조용했다. 조은혁은 의자의 기대어 앉아 있다가 한참 후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돈을 써서 언론에 반 고흐 후 그림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게 해요. 직접적으로 쓸 필요는 없고 간단하게 언급만 하면 되요." 김비서는 그의 말에 동의했다. "대표님의 억울함은 반드시 풀어야죠." 조은혁혁은 고개를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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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조은혁은 전화를 끊었다. 그는 박연희가 얼어붙은걸 알아채고 낮게 말했다. "그래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야."이 사실은 박연희의 모든 생각을 부숴버렸다. 그녀는 한참이나 당황하여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사람이 어떻게... 그 사람은 심씨 어르신이 수석 비서인데." 조은혁은 침대에 천천히 몸을 기댔다. 그는 박연희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나서야 그는 만족스러운 듯 시선을 돌리며 낮게 말했다. "연희야, 이 세상은 돈으로 99% 이상의 일들을 해결할 수 있어. 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너도 예전에 나의 돈 공격이 넘어온 거잖아... 그래그래. 이 일은 우리 앞으로 더 이상 꺼내지 말자." "하지만 서비서는 돈 때문만이 아닐 거예요. 다른 이유가 있을 거예요."... 박연희는 그의 몸에 기대어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마치 애완 동물 같았다. 조은혁은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말랑말랑거렸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하지만 괜찮아. 이익 때문에 같이 하는 거니까. 연희야, 우리는 달라. 우리는 평생을 함께할 사이야." 조은혁은 손을 뻗어 자신이 벗어놓은 바지에서 작은 선물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었다. 그는 박연희를 품에 안고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 붙잡았다.그렇게 둘은 한참이나 마주 보았다. 저번 청혼과 달리 이번에 그는 살짝 긴장되었다. 지금 박연희는 이미 성숙한 여인으로 자라 있었다. 조은혁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려왔다. "예전에 내가 나쁜 놈이었다는 거, 그리고 너한테 많은 상처를 준 거 나도 잘 알고 있어. 내가 줬던 상처는 몇 날 며칠을 얘기해도 끝이 나지 않겠지? 하지만 연희야, 나는 고칠 거야. 네가 만족할 때까지 고쳐나갈 거야. 네가 좋은 남편, 좋은 아빠라고 여길 때까지 말이야."그는 그녀가 청원을 받아주지 않을까 봐 무서웠다. 그의 몸만 원하는 건 아닐까 두려웠다. 하지만 박연희는 적극적으로 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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