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28화

박연희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심경서를 위한 일이겠죠."

심씨 어르신이 나즈막이 말했다.

"경서는 아직 안에 있어. 너도 경서가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박연희는 두 눈을 내리깔고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건 당신입니다. 조은혁의 브레이크를 건드려서는 안 되었었어요. 그날 나랑 아이들이 차 안에 있었다면 나는 지금 당신 앞에 나타나지 못했을 거예요. 당신 때문에 우리들이 죽었을 거니깐요. 범진과 민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경서는 당신이 아끼는 자식이죠. 마찬가지로 범진과 민희도 내 자식입니다. 만약 당신이 내 자식들을 해친다면 나도 복수할 겁니다. 그게 심씨 가문의 명예와 당신이 명예 그리고 신경서의 목숨에 영향을 준다 할지라도 맞설 겁니다."

...

박연희는 자신이 모든 힘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친아버지에게 이렇듯 독한 말들 내뱉은 건 처음이었기에 그녀의 마음도 불편했다.

그녀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밖의 햇살은 딱 알맞았다.

조은혁이 창가에 서서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조은혁에게 다가오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은혁 씨, 우리 집으로 돌아가요."

그 말은 조은혁이 최근 들었던 가장 감미로운 말이었다.

차 안에 앉을 때까지 그는 그녀의 말을 곱씹었다.

조은혁은 앞좌석에서 공간을 만들어 박연희를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리고 박연희와 얼굴을 마주보았다.

조금 쑥스러웠지만 박연희는 이런 그의 행동에 이미 습관되었다.

조은혁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만지며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아까 한 말 다시 한 번 해봐."

박연희는 지나간 3일이 떠올랐다.

3일 동안의 슬픔과 허무함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녀는 일부러 모른 척하며 말했다.

"무슨 말이요?"

조은혁은 그런 그녀의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모른척 하지 마. 아까 나한테 분명히 남편이라고 했잖아. 연희야, 다시 번 말해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