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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

결혼식 일은 대부분 조은서와 심정희가 도맡았고 박연희는 계속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집중했다.

사실 이번의 아이는 지난번과 달리 오히려 진범이를 임신했을 때와 반응이 비슷했다. 하여 박연희는 마음속으로 남자아이라는 것을 느꼈지만 조은혁은 딸을 바라고 있었기에 차마 그에게 말해줄 수 없었다.

괜히 말하면 잠도 못 자고 또 아이를 가지려 할까 봐 무서웠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의 향기가 점점 무르익어갈 때쯤.

창밖의 파초 잎은 이미 노랗게 물들어 있었고 잎 가장자리는 점점 더 오그라들어 있었다. 그리고 밤이면 때때로 엷은 흰 서리를 한층 뒤집어쓰고 있기도 하다... 별장에도 난방이 시작되고 집안 곳곳은 참으로 따뜻하고 아늑했다.

박연희는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

저녁이 되어 조은혁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밖에서 저녁 식사 겸 수선을 맡겼던 드레스를 입어보자는 내용이었다. 박연희는 흔쾌히 동의했고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때, 아래층 마당에서 승용차 소리가 들려왔고 박연희는 당연히 조은혁이 데리러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 후 장씨 아주머니가 위층으로 올라와 문 앞에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 심씨 댁 사노님께서 사모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어떡할까요? 보시겠어요... 아니면 돌려보낼까요?”

심씨 댁 사모님?

당시 박연희가 심씨 저택에서 지낼 때, 최민정은 박연희에게 극도로 잘 대해주었기에 인정과 정을 따져서라도 박연희는 그녀를 거절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최민정은 2층 거실로 초대되었다.

최민정은 선물을 가지고 왔는데 총 3가지 선물이었다.

차 향기가 사방에 가득 퍼지고 두 사람은 그렇게 다시 얼굴을 마주하였다. 최민정의 얼굴은 예전보다 조금 더 수심에 잠긴 듯 했지만 그녀의 말투는 여전히 매우 부드러웠다.

“이 중에는 저와 연희 씨 오빠의 몫이 들어있어요. 그리고 경서가 부탁한 선물도 함께 넣어놨어요... 그리고 어르신이 연희 씨를 위해 준비한 것도 있어요. 연희 씨, 연희 씨가 우리 집에 크게 실망한 건 알지만 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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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3skl
작가가 글쓰는데 굳이 돈 써가며 응원할 필요가 있을까? 결제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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