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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최민정이 떠나고 대략 5분 후, 조은혁이 돌아왔다.

조은혁이 막, 별장 로비에 들어서자 장씨 아주머니가 살금살금 걸어와 그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방금 심씨 가문 사모님께서 다녀가셨는데 감정적인 말을 했는지 사모님께서 기분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장씨 아주머니의 말을 듣자 조은혁은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전했다.

이윽고 그는 접대실에서 박연희를 찾았다.

향명은 오래전에 식어버렸고 박연희는 영국식 비단 소파에 기대어 조용히 멍을 때리고 있었다. 조금 전, 최민정의 방문에 속상했던 것이다.

그러자 조은혁은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기분이 안 좋으면 드레스는 다음에 입어볼까?”

그 말에 박연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노을 아래 그의 잘생긴 얼굴은 옅은 주황색으로 물들어 매우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던 박연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가고 싶어요... 저도 예쁜 모습으로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박연희를 바라보는 조은혁의 눈빛이 그윽하게 빛났다.

이윽고 그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들은 예정대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 드레스를 입어보기 위해 웨딩숍으로 향했다.

조은혁은 전에 옷을 입어봤기에 VIP룸에 앉아 잡지를 뒤적이며 차분히 박연희를 기다렸다.

대략 30분 정도 지나고 박연희는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흰 빛깔의 아름다운 드레스에 투명한 베일을 머리 뒤로 걷어 올려 우아한 은빛 화관을 드러내었고 양쪽의 가는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늘어뜨려 그야말로 인간 세상의 비현실적인 미모를 자랑하였다.

그 순간, 조은혁은 저도 모르게 넋을 잃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염없이 그녀를 바라보는 조은혁의 눈빛 속에는 꿀이 뚝뚝 흘러내렸다.

직원들은 그의 뜨거운 시선을 보고 곧바로 분위기를 눈치채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렇게 큰 VIP룸에는 그들 둘만 남게 되었고 조은혁은 박연희를 가볍게 안아 거울 앞으로 데려오더니 그녀를 뒤에서 껴안은 채 거울 속의 박연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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