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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조은혁이 말을 마치자 박연희가 얼굴을 붉혔다.

매번 조은혁이 보상을 해주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게다가 임신한 몸일지라도... 조은혁에게는 그녀를 괴롭힐 방법이 항상 있었다.

그러나 박연희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책을 주워 읽으며 시치미를 뗐다.

“당신의 보상 따위는 필요 없어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고귀해 보여 원래 조은혁은 그럴 의도가 없었지만 어느덧 또 그녀를 품속으로 끌어들여 계획을 말하도록 협박했다.

조은혁의 품에 안겨 얇은 어깨에 느슨하게 걸쳐진 검은색 실크 잠옷 아래 훤히 드러난 투명한 피부는 마치 아름다운 유리 조각 같이 고혹적이었다.

그녀는 그의 잘생긴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박연희의 스킨쉽에 끔뻑 넘어가 버린 조은혁은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에게 보상을 주고 싶었다.

이윽고 그는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넌 얼마든지 가서 판을 벌여. 내가 너의 든든한 방패가 돼줄게. 때가 되면 나도 너를 도울게.”

...

3일 후.

B시의 김씨 가문에서 연회를 열었다.

김씨 집안은 비록 전성기는 아니지만 김씨 집안의 인척은 대단했다. B시, 이곳에서는 설령 심지철일지라도 조금의 체면을 팔아야 했다.

하여 김씨네 가문이 연회를 열게 되자 심씨 집안 전원이 연회에 참석하며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물론 심경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저녁 8시.

김씨 별장, 연회가 한창 무르익고 은은하고 감동적인 바이올린 음악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유명인사들은 귀부인들의 가는 허리를 잡고 무도장에서 춤을 추며 한 곡이 끝나면 미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심지철의 지위는 초연했다.

심씨네 가족은 김씨 가문의 주인과 함께 앉아서 다과를 먹으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심경서에 관한 일에서는 김씨 가문을 이용할 수 있기에 심지철은 계속하여 그들의 곁에서 바람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김씨 가문의 태도는 모호하기만 했다.

뜻대로 풀리지 않자 심지철도 점점 힘에 부쳤다.

그때, 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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