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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VIP 병실 안, 심경서 부부는 아이를 지키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는 정말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이젠 그저 낯선 사람같이 느껴졌다.

심윤은 병상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잠자리가 상당히 불안했다. 이마에는 콩알만 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고 자는 내내 끊임없이 잠꼬대하며 부모를 찾았다.

“엄마 아빠...”

김이서는 그러한 자기 아들을 바라보며 가슴이 찢기는 기분이었다.

“이제 병의 내력은 따지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한 가지만 약속해줘요. 심씨 가문에서 골수를 찾을 수 없다면 박연희와 조진범을 찾을 거예요. 그리고 박연희 뱃속의 그 애까지... 어쨌든 저는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난 그저 우리 윤이만 살아나면 되니까.”

그러자 심경서가 경악하며 그녀의 말에 반박했다.

“이식하든 안 하든 그건 남의 자유야. 하물며 연희 씨는 임신까지 했는데.”

“아이는 유산하면 돼요.”

그 순간, 심경서가 김이서의 뺨을 내리쳤다.

얼굴이 돌아가고 귓가에 윙윙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한참 후에야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김이서는 얼굴에 침울한 기색을 띠며 가벼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경서 씨, 윤이는 우리의 아들이에요. 하나뿐인 우리 아들이라고요! 아버지가 될 생각조차 없었으면 아이는 왜 낳았어요?”

그러자 심경서가 엄숙한 목소리로 그녀를 나무랐다.

“나와 네 아이는 연희 씨와 상관없어. 연희 씨는 당신에게 빚진 거 없고 연희 씨 아이는 더더욱 당신에게 빚지지 않았다고.”

그 말에 김이서는 완전히 미쳐버리고 말았다.

“당신 아직도 박연희 생각하고 있어? 임윤아도 있잖아. 그 천한 년과 수백 번도 자지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아직도 마음속에 그 망할 놈의 첫사랑을 품고 있는 거야? 결국, 붉은 장미는 백합을 이길 수 없나 보군요.”

...

김이서는 마음속의 말들을 전부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심경서는 원래 그녀를 상대하는 것조차 귀찮았으나 말할수록 더욱 의기양양해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하여 심경서는 냉소를 금치 못하며 그를 비아냥거렸다.

“최근의 일을 내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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