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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서운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박연희를 되찾은 그 날의 장면도 오늘 밤처럼 떠들썩했었다. 온 심씨 집안에 갖가지 장식품들을 걸어놓고 집안 곳곳에 유리 등을 걸어놓았었다...

그렇다. 그 유리 등은 상당히 아름다웠다.

추억에 잠긴 심지철이 서 비서를 불러와 유리 등을 가지고 놀고 싶다며 덤덤하게 한 개를 가져오라고 분부했다.

서 비서는 어리둥절했지만 잠시 후, 심지철에게 차를 한 잔 끓여 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잊으셨군요... 저택 안의 유리 등은 지난번에 모두 깨뜨렸습니다.”

“깨버렸다고? 한 개도 남기지 않았단 말이야?”

서 비서는 차마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하여 심지철도 더 이상 묻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외로움을 느꼈다.

시간이 흐르니 그도 의외로 외로워진 모양이다.

박연희의 일 때문에 몇 년 동안 심경서와 암암리에 대립했고 심철산 부부도 그와 멀어졌으며 김이서는... 말할 가치도 없었다.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힘에 부쳐 눈을 감자 고용인이 갑자기 그에게 달려와 소식을 알렸다.

“심윤 도련님께서 또 열이 나십니다.”

그러자 심지철은 곧바로 슬픔에서 빠져나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또 열이 나? 애 엄마는?”

그러자 고용인은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밖에서 접대하고 계십니다. 아마 사모님들과 카드놀이를 하는 것 같네요.”

심지철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심경서 일이 터지고 김이서는 항상 밖에서 나돌아다니며 접대를 다녔고 오늘은 카드놀이에 내일은 춤을 추는 일상을 반복했다... 사실 그녀의 소문을 들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눈감아 줬을 뿐이다.

...

새벽 2시 반.

일련의 정밀 검사 후 심윤은 급성 혈액 질환으로 초보적인 판정을 받았고 가장 좋은 치료법은 골수를 이식받는 것이다.

혈액 병...

심지철은 여러 산전 수고를 겪으며 늘그막에 또 타격을 입자 뜻밖에도 갑자기 복도 벤치에 주저앉아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밤바람이 한바탕 몰아치며 온몸이 서늘하게 식어갔다.

그때, 멀리서 여자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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