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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장씨 아주머니의 정체: 공략집을 지닌 만능캐.)

조은혁은 별다른 말 없이 장씨 아주머니가 건넨 주머니를 건네받았다.

차에 타 안전벨트를 매며 잠깐 고민하던 조은혁은 먼저 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지만 별장을 봐서라도 김 비서는 애써 부드럽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

“내일 아침 JH그룹 홍보 팀더러 내가 프러포즈에 성공해 올해 안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리라고 해”

김 비서는 순간 너무 놀라 턱이 빠질 뻔했다.

‘재결합인데 이렇게 격식을 차린다고?’

“왜, 재혼은 격식 차리면 안 돼?”

그는 일부러 더 큰 이벤트를 준비할 뿐만 아니라 그와 박연희가 재결합한다는 소식을 온 도시에 퍼뜨려 조은혁이 아내를 되찾아 그녀와 결혼한다는 걸 모두에게 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박연희를 위해 가장 낭만적인 결혼식을 선물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은혁의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의 말에 김 비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역시 연애 중인 남자에게는 이성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전화를 끊은 조은혁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깊은 밤, 그 어떤 인기척도 없이 사방은 고요하기만 했다.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개인 묘지로 천천히 들어섰다.

차가 멈추고 조은혁은 긴 다리를 뻗어 한 손에 꽃을 든 채, 장씨 아주머니가 준 찐빵과 사과 한 봉지를 들고 천천히 묘지를 향해 걸어갔다.

묘지는 전담자가 관리해주는데 양옆의 나무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따금 꽃의 밤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조승철과 손진희가 함께 묻혀있다.

사진 속에는 그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겨 있었다.

조은혁은 부모님의 묘비 앞에 꽃과 과일을 내려놓고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어 사진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주었다. 목소리는 조금 잠긴 듯 싶었지만 한없이 부드러웠다.

“어머니, 아버지, 저 결혼해요. 아내는 여전히 연희예요... 어머니, 아버지, 저는 지금 아내와 자식들이 곁에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진범이는 연희와 똑 닮았지만 성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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