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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민희는 뛰어오다가 멈춰 섰다. 엄마가 울었던 것 같다...

새까만 머리카락은 땀이 나서 등 뒤에 달라붙었고, 아빠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이 민희가 응석 부리며 안아달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

민희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엄마도 응석 부리기 좋아하는구나.’

박연희는 지금 꼴이 말이 아니고 조금만 움직여도 들통나기 때문에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민희가 다가오려고 하자,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은혁 씨, 빨리 애를 안고 나가요.”

조은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그럼 넌 어떡해? 아이가 보면 안 좋을 텐데.”

박연희에게 한 대 얻어맞은 조은혁은 더 이상 놀리지 않고 민희를 달래서 내보냈다.

침실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조은혁은 또 천천히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해 어떤 표정도 놓치지 않았다. 남녀 간의 욕정이 담기지 않은 순수한 애무는 한참 동안 지속됐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연희야, 넌 내 거야.”

박연희는 느낌이 오는 듯 몸을 가볍게 떨었다.

...

밤이 되어 박연희와 아이들은 잠들고, 조은혁은 아래층 거실에 앉아 있었다.

희미한 불빛 아래서 졸고 있던 장숙자는 마당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다.

“이 시간에 누구죠? 대표님을 해치러 온 건 아니겠죠?”

조은혁은 어이없이 웃었다.

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급히 들어왔다. 다름이 아니라 심경서의 비서 이지안이었다.

이 밤중에 찾아온 걸 오니 중요한 일이 있는 모양이다.

장숙자는 차를 끓이러 갔다.

이지안은 조은혁 옆에 와서 앉더니 부상당한 그의 한쪽 팔을 보며 설득했다.

“심지철이 정말 잔인한 수단을 썼네요. 대표님, 우리 심씨 집안과 협상하는 건 어때요? 우리가 심경서의 약점을 쥐고 있잖아요?”

“협상?”

조은혁은 코웃음을 치더니 팔을 들어 보였다.

“나를 죽이려 하는 걸 못 봤어? 이때 협상하는 것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것과 같잖아?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를 두려워한 적이 있어? 참, 심경서 쪽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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