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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전화선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다.

약 1분이 지난 후 심지철은 전화를 끊었다. 도도하기 짝이 없는 그는 부탁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쪽의 조은혁은 휴대폰을 내던졌고 술이 거의 다 깼다.

옆의 박연희는 충격받은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심경서가 400억 횡령 혐의를 받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조은혁이 이 모든 일을 꾸몄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지만 결국 묻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은혁이 스스로 인정했다.

“내가 한 거야.”

“그의 내연녀는 임윤아이고 그가 뇌물로 받은 돈은 모두 내가 배치한 거야... 심경서가 죽을지, 무죄로 풀려날지는 사실 내 한마디면 되는데, 그걸 알면서도 심지철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어.”

조은혁은 멍하니 있는 그녀를 품에 껴안았다.

“내가 무서워?”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조은혁은 그녀의 머리를 가슴팍으로 끌어다 안고, 낮은 소리로 설명했다.

“심지철은 권세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쉽게 움직일 수 없지만 심경서는 인품과 덕성이 지위와 어울리지 않아 가장 빠른 돌파구였어. 연희야, 날 믿어. 내가 끌어내리려는 건 절대 심경서가 아니라 심지철이야.”

박연희는 한참 후에야 알았다고 대답했다.

다시 취기가 올라온 조은혁은 그녀의 보드라운 얼굴을 만지며 소곤거렸다.

“나는 모든 걸 너에게 말하고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거야. 연희야, 우리 부부가 마음을 합치는 게 어때?”

그가 너무 꽉 껴안고 있어서 박연희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우리는 아직 부부가 아니에요.”

“부부가 아닌데, 어젯밤에 왜 내 밑에서 여보 여보 하면서 놓아달라고 했어? 응?”

그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리 없다. 박연희는 그를 상대하기도 싫었다.

하지만 술을 마신 남자는 정말 다루기 어렵다.

...

심씨 집안의 하늘이 무너졌다. 심철산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최민정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김이서는 집에서 미친 듯이 그릇을 부수면서 고용인을 욕했다.

밤이 되자 차 한 대가 저택을 빠져나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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