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881 - Chapter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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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말이 끝나자마자 조은혁이 전화를 끊었다.그는 박연희의 손에 쥐어져 있는 차 키를 가져가 음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진범이 지금 병원에 있대. 빨리 가자.”박연희는 묻지도 않고 그를 바짝 따라갔다.지금, 이 순간에는 진시아와 하서인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진범이, 그들의 아들만이 우선이다. 심지어 조은혁은 밤에 술을 마신 것도 잊은 채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박연희도 뒤따라 차에 올라탔다.안전벨트를 매고 있을 때, 조은혁이 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번에는 심지철에게 전화한 것이다.그는 대표님이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어르신이라고 부르지도 않았으며 직접 심지철, 그의 이름을 불렀다.“심지철, 진범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나, 조은혁 심씨 가문과 목숨을 걸고 싸울 거야.”전화 건너편의 심지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대답을 기다릴 틈도 없이 조은혁은 휴대폰을 시트에 내동댕이쳤다.가속페달을 밟자 BMW는 빠른 속도로 병원을 향해 질주했다.차창이 내려오고 차가운 밤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왔다.박연희는 그의 옆에 앉아 침묵을 지켰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음 길목의 빨간 등불에 따뜻한 손바닥 하나가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덮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지금, 박연희는 이 온기가 필요했다...30분 후, 차는 입원실 아래층에 주차되었고 B시 병원의 최고급 병동에서 조은혁과 박연희는 그들의 아들인 진범이를 보게 되었다. 소파에 멀쩡히 잘 앉아있었지만 소매는 걷어 올리고 팔꿈치에는 흰색 테이프가 붙어있는 것을 보니 방금 피를 뽑은 것이 분명했다.병실 입구, 조그마한 불빛들이 한곳에 모여있었다.진범이가 작은 소리로 아빠를 불렀다.조은혁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 보였지만 진범이에게 다가가 아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나지막이 물었다.“피 얼마나 뽑았어?”그러자 진범이가 입술을 달싹이며 조심스럽게 답했다.“500mL요.”“500mL?”조은혁은 조용히 다시 한번 반복하고는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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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김이서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어려서부터 명문 출신으로 넉넉한 조건으로 살아오던 그녀가 어느 날 사람들 앞에서 이토록 큰 창피를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의 시댁 사람들 앞에서 말이다. 그녀는 잠깐 넋을 잃고는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당신은 심씨 가문이 당신과 맞설 것이 두렵지도 않아요?”“당연히 두렵죠.”조은혁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문짝에 내리치자 김이서의 머리에는 즉시 커다란 혹을 부풀어 올랐다.“당신 정말 법이라는 걸 모르는군요!”조은혁은 그녀의 머리를 꼭 누르고 심지철을 바라보며 반문했다.“법이란 바로 당신들이 내 아들을 데려와 동의 없이 그의 피 500mL를 뽑는 것입니까... 이게 바로 심지철의 법이냐고요?”말을 마치자 그는 김이서를 내던지고 바로 심지철의 코를 가리키며 으름장을 놓았다.“다음에 또 이러면 피를 흘리게 되는 건 심경서가 아니라 바로 당신 심지철일 겁니다. 나 조은혁, 당신에게 아무리 수단과 권세가 많아도 당신 종손이 죽든 살든 그건 저, 그리고 조진범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당신이 내 아들의 피를 더 원한다면 나 조은혁, 제일 먼저 심씨 가문을 뒤집어엎을 것이니 각오하세요... 어쨌든 처음도 아니니까.”...심지철의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고 폭풍우의 전야가 닥쳐왔다.그러나 조은혁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그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비꼬았다.“어르신의 몇십 년간의 위풍은 확실히 흔들리기 쉽지 않죠. 하지만 뒤처리를 깨끗이 했는지 잘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만약 깨끗이 처리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약점이라도 잡히면 어쩌시려고요.”백열등 아래, 심지철이 조은혁을 향해 냉소를 지었다.“조 대표, 정말로 나와 맞서려는 거야?”“어르신도 이제 노망들었군요. 당신들이 먼저 내 아들을 잡아서 500mL의 피를 빼앗아간 거잖아요. 내가 당신 심씨 가족을 잡아서 피를 흘린 게 아니라... 하지만 만약 어르신께서 이 책임을 꼭 제 머리에 덮어주신다면 사실 저도 개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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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심지철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심지철의 입가는 계속하여 경련을 일으켰다. 당시 김이서를 마음에 들어 한 것은 그녀가 예의를 지키고 도덕이 있는 여자라 여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가 100억에 박연희를 없애려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참다못한 심지철이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화를 냈다.“이 멍청이 같으니라고.”“저도 심씨 가족을 위해서입니다.”김이서가 울먹거리며 변명하자 참다못한 최민정이 입을 열었다.“연희 씨도 결국 아버님의 혈육인데 당신이 이렇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까?”김이서는 마음이 답답했지만 남들 앞에서 그녀의 고뇌를 발설하기 싫어서 입술을 꼭 오므리고 고집을 부렸다.그러자 조은혁은 그녀를 향해 냉소를 터뜨렸다.“100억이라, 당신 눈에는 제가 거지로 보입니까?”조은혁은 진심으로 그녀가 원망스러웠다.그는 지갑에서 돈다발을 꺼내 김이서의 얼굴에 굴욕적으로 내동댕이쳤다. 날카로운 지폐가 그녀의 잘난 체하는 얼굴에 핏자국을 두 줄 그렸다.그러자 김이서는 얼굴을 가리고 낮은 목소리로 신음을 흘렸다...“다음에 또 그런다면 당신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테니까 각오하세요.”말을 마치고 그는 진범이를 안아 올린 뒤, 다른 한 손으로 박연희를 끌어당겼다.깊은 밤.바깥 복도는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고 오직 세 식구의 또렷한 발걸음 소리만이 점점 멀어져 갔다...병상에 누워있던 심윤이가 울기 시작했고 김이서는 얼굴의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 아들을 안으며 달래주었다.“괜찮아. 괜찮아.”그러나 심윤은 그녀의 품을 원하지 않았다. 어린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이리저리 몸을 꼬며 눈 속에는 말로 이룰 수 없는 공포감이 깃들어 있었다.김이서는 눈을 들어 심지철을 바라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혈액은행에는 피가 부족하고 이런 혈액형은 어디에도 없어요. 다음에 심윤에게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합니까? 어르신께서 박연희에게 다시 말씀하셔서 설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뭘 설득해?”“진범이 더러 윤이의 혈액은행 역할을 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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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박연희는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아 눈물을 흘렸지만 울음소리는 내지 않았다.운전을 하는 조은혁은 당장이라도 이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그는 심씨 집안 사람들을 모두 잡아다가 총으로 쏴 죽여버리지 못한 것에 한이 맺혔다.30분 후, 차는 박연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아래층에 주차되었고 조은혁은 차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진범이는 박연희의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고 등을 만져보니 옷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조은혁은 코트를 벗어 진범이의 몸을 감싼 후 손을 번쩍 들어 그를 안아 들었다.그리고 박연희가 그의 뒤를 따랐다.깊은 밤, 무거운 침묵이 그들을 감싸들었다...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아직 잠들지 않은 아주머니가 잠에서 깨어난 조민희를 안고 거실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민희는 반쯤 비몽사몽한 상태였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에 마치 고양이처럼 쪼르르 달려가 진범 오빠를 불렀다.조은혁은 진범이를 안고 안방 안으로 들어갔고 박연희는 조민희를 데리고 들어갔다.진범이는 깨어나지 않았고 그의 잘생긴 얼굴은 매우 피곤해 보였다.조민희는 또 진범이에게 다가가 계속하여 그를 불렀다.“진범 오빠.”그러자 조은혁은 조민희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오빠에게 몸을 기대게 한 뒤 박연희에게 말을 건넸다.“넌 애들이랑 같이 있어. 내가 주방에 가서 팥죽 좀 끓여올게. 피를 뽑았으니 진범이도 혈을 좀 보충해야지.”그는 자연스럽게 집에 남으려는 모양이었다.박연희도 이에 따질 겨를이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마침내 그가 집에 묵는 것을 동의했다.자욱한 불빛이 방안을 비추었다. 그녀는 침대 옆에 기대어 눈길을 떼지 못하고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도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러자 조은혁이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있으니 무서워하지 마.”박연희가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올려다보았고 박연희는 그의 눈동자 속에서 남자의 의연함과 부드러움을 보아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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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박연희가 순식간에 애처로운 신음을 흘렸다.그녀는 남자의 가슴에 손을 대고 필사적으로 거절했지만 남녀의 힘은 차이가 너무 분명한지라 조은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결국, 박연희는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숨을 크게 몰아쉬며 그가 가져다주는 정조를 막아냈다.조은혁은 너무 오랫동안 옆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던지라 허겁지겁 박연희의 몸을 삼키기에 급급했다. 게다가 이때 박연희는 그 어떤 힘도 없어 도저히 막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 조은혁에게 있어 이렇게 대충 한 번 하는 거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처음은 그래도 낭만적이며 물처럼 부드러움이 가득해야 한다.하여 그는 애써 이성을 되찾아 무례함을 버리고 그녀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도록 노력했다.사색을 마친 조은혁은 잠깐 텀을 두고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입술을 포개어 쉰 목소리로 말했다.“침대에 가서 한 번 할까?”“싫어요!”박연희가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그녀는 얼굴을 옆으로 돌렸지만 아무리 용기를 내어 힘을 써봐도 조은혁을 이길 수 없었다.“저더러 이불을 가져오라고 한 것도 결국 이것 때문이에요?”뜻밖에도 그는 쿨하게 인정했다.남자는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맞아. 네 생각만 해도 몸이 터질 것 같았거든.”조은혁은 또 박연희에게 만져보라고 강요했다.박연희의 작은 손이 그의 손에 잡혀 도무지 빼어낼 수가 없었고 결국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남자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둠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시선이 마침내 한 공간에서 마주쳤고 남자의 눈빛은 거의 박연희를 한입에 삼킬 정도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마침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정말 정이 남아있다면...]확인해 보니 발신자는 뜻밖에도 심경서였다.그녀는 받고 싶지 않았지만 조은혁이 재빨리 수신 버튼을 눌렀다. 이윽고 전화 건너편으로부터 심경서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왔다.“연희 씨, 오늘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윤이가 심하게 넘어지는 바람에... 만약 제때 수혈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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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그가 소중하게 여기던 감정이, 그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실 한오리도 걸치지 않고 조은혁의 품에서 기뻐하다니.그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조은혁보다 어디가 모자라단 말인가? 야밤에 심경서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 소리에 이비서가 빠르게 달려와 바닥에 널브러진 파편 조각들을 보며 가슴 아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에요? 아무리 화가 나도 자신 몸에 풀면 안 되죠. 핸드폰을 이렇게 던져버리면 수리도 못 하잖아요." 이미 늦은 밤에 신경서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비서에게 물었다. "핸드폰은 수리할 수 있지만 감정은 다시 수리할 수 없잖아요. 다시 수리할 수 없다면 가져서 뭐 해요?" 이비서는 조심스럽게 핸드폰 카드를 꺼내고 바닥에 널브러진 파편을 쓰레기통에 담아 넣었다. 일을 마치고 그는 신경서를 힐끗 바라보았다. "돌아가서 쉬셔야죠." "혼자 있고 싶어요." 이비서는 흠칫 놀랐지만 결국 자리를 떠났다. 늦은 밤, 심경서는 혼자 달 아래서 앉아 있다가 쓰레기통 옆으로 다가가 미친 사람처럼 쓰레기통을 다시 뒤졌다.그러자 3개 파편들이 다시 맞춰졌다. 그는 핸드폰 속에 박연희의 사진이 있음을 기억했다. 박연희는 심씨 저택의 월계수 아래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달빛에 나무 뒤에서 박연희의 얼굴을 더욱더 생생하게 비쳤고 그건 심경서가 여태까지 본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는 무엇에 이끌린 듯 그녀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담았고 몰래 소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사진이 자신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심경서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그 파편을 안아 들고 소리 없이 울부짖었다. 그와 박연희의 과거가 그렇게 깨졌다. 그렇게 산산조각 났다. ...오피스텔에서 조은혁이 전화를 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손을 들어 방안의 모든 등을 껐다. 이렇게 하면 오랜만에 만난 그들이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그도 하고 싶은 대로 그녀에게 할 수 있었다. 마음속에 부담을 가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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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이른 아침 박연희가 눈을 떴다. 눈을 뜨자 그들이 밤중에 했던 남녀간의 사랑의 냄새가 간간이 올라왔다. 그리고 침대맡에는 어젯밤 그녀가 입었던 실크 잠옷이 놓여져 있었다. 실크잠옷이 머리맡에 개어져 있었지만 어젯밤의 격렬한 사랑에 구김이 진 건 여전히 보아낼 수 있었다. 박연희는 어젯밤 그들이 나누었던 관계를 떠올렸다. 조은혁은 여전히 예전과 변화가 없었다. 금방 시작했을 때 그는 항상 그녀를 귀하게 다루다가 뒤에 흥분했을 때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격렬하게 움직인다. 보통 여자들은 그의 이토록 강렬한 욕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젯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박연희는 몸이 다시 달아올랐다. 그녀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잠옷을 입고 욕실로 들어갔다. 물을 틀어놓고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잠옷을 입었지만 여전히 어젯밤의 빨간 자국들은 가려지지 않았다. 그 모든 건 그의 난폭한 소유욕이었다. 어젯밤 그녀의 울부짖음과 서로에 대한 욕망을 생각하자 그녀는 얼굴이 빨개졌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결코 후회하진 않았다. 그들은 모두 성인 남녀였다. 어젯밤 그들은 오랫동안 참아왔던 자신들의 욕구를 분출할 돌파구가 필요했을 뿐이다. 게다가 그녀도 오랫동안 남자와 관계를 하지 않았기에 그의 움직임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다시 이로써 조은혁을 사랑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냥 욕구를 분출한 것뿐이었다. ...박연희가 간단히 씻고 나온 후 용기를 내 안방으로 들어갔다. 조은혁은 안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는 알몸으로 하얀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그의 구릿빛 피부에 여자의 손톱자국이 몇 개 나 있었다. 그건 어젯밤 그녀가 절정에 올랐을 때 새긴 상처였다. 그리고 그의 양옆에는 조진범과 민희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진범은 아빠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었다. 민희는 조은혁의 품에 안겨 얼굴을 아빠의 가슴속에 기대여 잠을 자고 있었다. 아마도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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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박연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다른 사람을 찾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미 10명 정도와 관계를 했어요. 외국 남자들이 얼마나 튼실한데 당신이랑 비할 수가 없죠."그녀의 말에 조은혁은 박연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부드러운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입만 살아서는." 박연희는 그런 그를 상관하지 않고 방에서 나와 침대에서 자고 있는 범진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다행히도 뜨겁지 않았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조은혁은 여전히 침실에 남아 두 아이와 함께했다. 민희가 먼저 잠에서 깨어 두 눈을 비비며 맨발로 침대에서 내려와 조은혁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아빠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아직 잠이 깨지 않은 것이다. 민희가 잠에서 깨어 옆의 아빠에게 기대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범진 오빠는 아직 깨지 않았어?"조은혁은 500ml의 피가 갑자기 생각났다.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으나 그는 딸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범진 오빠는 어제 너무 피곤해서 오늘 오래 자는 거야. 이번 주일 내내 범진 오빠가 집에서 민희와 같이 놀아줄 거야." 민희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민희는 범진 오빠를 가장 좋아했다. ...범진은 10시에야 일어났다. 아침을 먹은 후 조은혁은 범진이 걱정되었는지 전신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고 박연희도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검사를 마치자 다행히 범진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조은혁은 범진을 안고 계단을 내려왔다. 범진도 남자아이였기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혼자 내려오려고 했지만 조은혁은 그런 범진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 얼굴이 지금 창백해." 예전에 그는 나쁜 남자라서 박연희와 범진에게 잘 대해주지 않았지만 지금 그는 모든 걸 보상할 것이다. 범진도 뭐라고 하려고 했지만 아빠의 반짝이는 눈물을 보고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아빠의 어깨에 기대었다. 사실 이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비뇨과가 보이자 조은혁은 힐끗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박연희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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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조은혁의 말은 너무 노골적이었다. 콘돔을 끼면 불편하다고 묶으려 하다니.주방에서 그녀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는 그가 만약 은밀한 공간이라면 어떤 미친 말을 내뱉을지 박연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박연희는 아이들이 아직 집에 있다고 경고했다. 조은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관계를 안 하면 어떻게 애들이 생겼겠어?"그가 말을 마치자 조은혁과 박연희 둘 다 깜짝 놀랐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서인지 그녀와 조은혁은 모두 민희가 하인우 부부의 아이임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마치 민희가 자신들의 친자식이라고 생각했다. 냄비 안이 물이 끓어올랐다. 그 소리에 박연희는 정신을 차리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물이 끓었으니 만두를 찔게요.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말아요." 분위기가 얼어붙었지만 조은혁은 그녀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다.그녀가 주방일로 분주하자 그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꼭 붙잡고 아래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친밀하게 속삭였다. "내가 언제 헛소리했어? 나는 중요한 일을 얘기하고 있는 거야. 연희야, 우리 재혼 하는 게 어때?" 박연희는 순간 얼어붙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조은혁은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박연희의 양손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게 한 뒤 진지하게 말했다. "너랑 다시 만나고 싶어. 너랑 재혼하고 싶어."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었다.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조은혁은 심각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모른 척하지 마. 우리 어제 얼마나 좋았어. 너는 예전보다 더욱 나를 받아들였다고. 우리가 떨어져 있던 매일 밤 나를 생각한 거야? 내가 너를 어떻게 미치게 할지 생각한 거야?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욕구가 많아진 건가?"박연희는 그의 어깨를 살짝 내리쳤다. "은혁 씨, 그만해요." 그는 낮게 웃었다.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자신이 이마를 맞대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 위로 내리 앉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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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심경서는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는 차를 주차하고 자신이 묶는 별장으로 급히 돌아와 안방 문을 열었다. 안방에는 김이서가 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성격이 온순하여 집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차분했다. 심경석이 안방 문을 걷어찼다. 김이서는 그의 심기가 불편한 걸 알아채고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 "경서 씨, 당신 이틀이나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들의 생사는 관심 없는 거예요? 돌아오자마자 신경 신경질을 부리는 거예요?"그녀는 결국 화를 냈다. 심경서는 그녀의 손에 든 물건을 내팽개치고 단숨에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그녀는 그대로 침대에 넘어졌고 한참이나 일어나지 않았다. 심경서는 그녀의 몸으로 문서 하나를 내던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것 봐. 이게 네가 한 짓이지. 자신의 새끼를 건드리다니. 짐승도 새끼는 건드리지 않아. 김이서, 네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고 심윤을 이용한 거지. 자신의 아들을 밀어버린 건 진범의 피 때문이었어? 결국 박연희와 나를 갈라놓으려고 한 거지?" 김이서는 침대에서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목소리를 내었다. "경서 씨, 함부로 사람 의심하지 말아요. 당신이 밖에서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 왜 내 잘못으로 돌려요. 아들에게 관심이나 줬어요? 그럼 왜 집에 돌아오지 않는데요. 아들이 이렇게 다쳤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고 지금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거에요?" 심경서는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증거가 있는데 명백한데 김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심경서는 그녀의 머리를 낚아채고 또다시 한대 내리쳤다. 문 앞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단번에 열렸다. 심씨 어르신과 심철산 부부였다. 심씨 어르신은 자신의 손자과 손자며느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이게 무슨 짓이냐! 경서 네가 밖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 아내를 패는 거냐? 왜 이렇게 못났어!"심경서는 여전히 힘을 풀지 않았다. 그는 문서를 심씨 어르신에게 보여줬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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