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박연희가 눈을 떴다. 눈을 뜨자 그들이 밤중에 했던 남녀간의 사랑의 냄새가 간간이 올라왔다. 그리고 침대맡에는 어젯밤 그녀가 입었던 실크 잠옷이 놓여져 있었다. 실크잠옷이 머리맡에 개어져 있었지만 어젯밤의 격렬한 사랑에 구김이 진 건 여전히 보아낼 수 있었다. 박연희는 어젯밤 그들이 나누었던 관계를 떠올렸다. 조은혁은 여전히 예전과 변화가 없었다. 금방 시작했을 때 그는 항상 그녀를 귀하게 다루다가 뒤에 흥분했을 때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격렬하게 움직인다. 보통 여자들은 그의 이토록 강렬한 욕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젯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박연희는 몸이 다시 달아올랐다. 그녀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잠옷을 입고 욕실로 들어갔다. 물을 틀어놓고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잠옷을 입었지만 여전히 어젯밤의 빨간 자국들은 가려지지 않았다. 그 모든 건 그의 난폭한 소유욕이었다. 어젯밤 그녀의 울부짖음과 서로에 대한 욕망을 생각하자 그녀는 얼굴이 빨개졌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결코 후회하진 않았다. 그들은 모두 성인 남녀였다. 어젯밤 그들은 오랫동안 참아왔던 자신들의 욕구를 분출할 돌파구가 필요했을 뿐이다. 게다가 그녀도 오랫동안 남자와 관계를 하지 않았기에 그의 움직임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다시 이로써 조은혁을 사랑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냥 욕구를 분출한 것뿐이었다. ...박연희가 간단히 씻고 나온 후 용기를 내 안방으로 들어갔다. 조은혁은 안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는 알몸으로 하얀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그의 구릿빛 피부에 여자의 손톱자국이 몇 개 나 있었다. 그건 어젯밤 그녀가 절정에 올랐을 때 새긴 상처였다. 그리고 그의 양옆에는 조진범과 민희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진범은 아빠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었다. 민희는 조은혁의 품에 안겨 얼굴을 아빠의 가슴속에 기대여 잠을 자고 있었다. 아마도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리
박연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다른 사람을 찾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미 10명 정도와 관계를 했어요. 외국 남자들이 얼마나 튼실한데 당신이랑 비할 수가 없죠."그녀의 말에 조은혁은 박연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부드러운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입만 살아서는." 박연희는 그런 그를 상관하지 않고 방에서 나와 침대에서 자고 있는 범진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다행히도 뜨겁지 않았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조은혁은 여전히 침실에 남아 두 아이와 함께했다. 민희가 먼저 잠에서 깨어 두 눈을 비비며 맨발로 침대에서 내려와 조은혁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아빠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아직 잠이 깨지 않은 것이다. 민희가 잠에서 깨어 옆의 아빠에게 기대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범진 오빠는 아직 깨지 않았어?"조은혁은 500ml의 피가 갑자기 생각났다.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으나 그는 딸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범진 오빠는 어제 너무 피곤해서 오늘 오래 자는 거야. 이번 주일 내내 범진 오빠가 집에서 민희와 같이 놀아줄 거야." 민희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민희는 범진 오빠를 가장 좋아했다. ...범진은 10시에야 일어났다. 아침을 먹은 후 조은혁은 범진이 걱정되었는지 전신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고 박연희도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검사를 마치자 다행히 범진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조은혁은 범진을 안고 계단을 내려왔다. 범진도 남자아이였기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혼자 내려오려고 했지만 조은혁은 그런 범진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 얼굴이 지금 창백해." 예전에 그는 나쁜 남자라서 박연희와 범진에게 잘 대해주지 않았지만 지금 그는 모든 걸 보상할 것이다. 범진도 뭐라고 하려고 했지만 아빠의 반짝이는 눈물을 보고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아빠의 어깨에 기대었다. 사실 이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비뇨과가 보이자 조은혁은 힐끗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박연희의 눈에
조은혁의 말은 너무 노골적이었다. 콘돔을 끼면 불편하다고 묶으려 하다니.주방에서 그녀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는 그가 만약 은밀한 공간이라면 어떤 미친 말을 내뱉을지 박연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박연희는 아이들이 아직 집에 있다고 경고했다. 조은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관계를 안 하면 어떻게 애들이 생겼겠어?"그가 말을 마치자 조은혁과 박연희 둘 다 깜짝 놀랐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서인지 그녀와 조은혁은 모두 민희가 하인우 부부의 아이임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마치 민희가 자신들의 친자식이라고 생각했다. 냄비 안이 물이 끓어올랐다. 그 소리에 박연희는 정신을 차리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물이 끓었으니 만두를 찔게요.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말아요." 분위기가 얼어붙었지만 조은혁은 그녀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다.그녀가 주방일로 분주하자 그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꼭 붙잡고 아래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친밀하게 속삭였다. "내가 언제 헛소리했어? 나는 중요한 일을 얘기하고 있는 거야. 연희야, 우리 재혼 하는 게 어때?" 박연희는 순간 얼어붙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조은혁은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박연희의 양손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게 한 뒤 진지하게 말했다. "너랑 다시 만나고 싶어. 너랑 재혼하고 싶어."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었다.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조은혁은 심각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모른 척하지 마. 우리 어제 얼마나 좋았어. 너는 예전보다 더욱 나를 받아들였다고. 우리가 떨어져 있던 매일 밤 나를 생각한 거야? 내가 너를 어떻게 미치게 할지 생각한 거야?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욕구가 많아진 건가?"박연희는 그의 어깨를 살짝 내리쳤다. "은혁 씨, 그만해요." 그는 낮게 웃었다.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자신이 이마를 맞대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 위로 내리 앉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심경서는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는 차를 주차하고 자신이 묶는 별장으로 급히 돌아와 안방 문을 열었다. 안방에는 김이서가 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성격이 온순하여 집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차분했다. 심경석이 안방 문을 걷어찼다. 김이서는 그의 심기가 불편한 걸 알아채고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 "경서 씨, 당신 이틀이나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들의 생사는 관심 없는 거예요? 돌아오자마자 신경 신경질을 부리는 거예요?"그녀는 결국 화를 냈다. 심경서는 그녀의 손에 든 물건을 내팽개치고 단숨에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그녀는 그대로 침대에 넘어졌고 한참이나 일어나지 않았다. 심경서는 그녀의 몸으로 문서 하나를 내던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것 봐. 이게 네가 한 짓이지. 자신의 새끼를 건드리다니. 짐승도 새끼는 건드리지 않아. 김이서, 네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고 심윤을 이용한 거지. 자신의 아들을 밀어버린 건 진범의 피 때문이었어? 결국 박연희와 나를 갈라놓으려고 한 거지?" 김이서는 침대에서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목소리를 내었다. "경서 씨, 함부로 사람 의심하지 말아요. 당신이 밖에서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 왜 내 잘못으로 돌려요. 아들에게 관심이나 줬어요? 그럼 왜 집에 돌아오지 않는데요. 아들이 이렇게 다쳤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고 지금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거에요?" 심경서는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증거가 있는데 명백한데 김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심경서는 그녀의 머리를 낚아채고 또다시 한대 내리쳤다. 문 앞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단번에 열렸다. 심씨 어르신과 심철산 부부였다. 심씨 어르신은 자신의 손자과 손자며느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이게 무슨 짓이냐! 경서 네가 밖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 아내를 패는 거냐? 왜 이렇게 못났어!"심경서는 여전히 힘을 풀지 않았다. 그는 문서를 심씨 어르신에게 보여줬다. "여기
심씨 어르신은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너의 과대망상이 그 여자를 해쳤어." 심경서가 미친듯이 웃었다. "과대망상이라고요? 사람을 좋아하는 게 틀린 건가요? 저는 단지 한 사람을 좋아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자신이 마음을 감추지 못한 것뿐이라고요. 그녀를 사랑했을 뿐이에요. 할아버지가 그 사람이 싫다 하여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했잖아요. 이 사람과 잠자리할 때 약까지 먹어야 해요. 이 사람에게 성욕이 없으니깐요.""경서,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심씨 부인이 눈물을 흘렸다. 여러 해 전의 일이었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심경서 마음속의 비밀이었기에 한 번도 입 밖에 낸 적이 없었다. 하하그가 직접 대놓고 모든 생각을 입 밖에 입 밖으로 내보냈다. 미친것인가. 심경서는 부드럽게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한마디 내뱉었다. "엄마, 미안해요. 더 이상 집에서 살기 싫어요. 더 이상 트루먼 쇼에서 살기 싫어요." 그의 말에 뒤에 서 있던 심씨 어르신이 무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가 많이 컸구나. 밖에 나가면 더 어려울 거야. 네가 살 수나 있을 줄 알고?" 심경서는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들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심씨 가문에 있는 게 치욕스러워요." 심씨 어르신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4년 동안 심경서 때문에 걱정되어 밤잠 이루지 못한 날이 얼마였던가.어르신은 그를 어렵게 전임 자리까지 올려놓았고 심경서도 잘 따라왔다. 하지만 박연희가 다시 귀국하자 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심경서가 문밖으로 달려 나갔다. 김이서는 처참하게 소리 지르며 그를 따라 나왔다. "심경서, 빨리 돌아와!" 어두운 야밤에 그녀의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심경서의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결국 떠났다. 자신의 아내에게서 벗어났다. 그녀를 버린 것이다. 그는 약을 먹어야만 그녀와 잠자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건 김이서 같은 규수에게 얼마나 큰 치욕이란 말인가. .
별장의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두 몸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지나서야 그들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심경서의 하얀 피부엔 땀방울이 맺혔다. 그의 기다란 눈 끝에는 눈물이 맺혔다. 여학생은 매우 깨끗했다. 그래서 그는 오랜만에 만족감을 맛보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엔 이로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격렬한 밤을 보냈지만 정신을 차린 뒤에는 아마도 공허할 것이다. 그는 담배를 한 대 꺼내고 불을 붙여 천천히 피우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그런 그의 옆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심경서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그런 여학생을 바라보다가 한참이나 지나서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이름이 뭐지?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지?" 젊은 여학생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임윤아요. 가정 상황이 너무 힘들어 학비도 내지 못하고 있어요. 이비서 님이 당신은 아직 젊고 잘 대해 해줄 거라고 했어요." "임윤아..." 심경서는 그녀의 이름을 몇 번이고 곱씹으며 잔잔하게 웃었다. "예쁘게 생겼네." 그는 여학생이 마음에 들어 그녀를 남겨두었다. 그리고 자신이 허벅지를 살짝 두드리며 그 여학생이 자신의 다리 위로 올라오게 불렀다. 그는 깊은 눈으로 근 여학생을 쳐다보았다. “혼자 움직일 수 있어?" 임윤아는 매우 고분고분했다. 그녀는 첫 경험이었지만 이 방면에서 많은 수업을 들었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남자의 귓바퀴를 자신의 붉은 입술로 핥았다. 그리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심경서의 눈빛이 더욱 깊어지더니 급박한 호흡 소리를 냈다.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여학생을 아래로 깔았다. 그는 자신의 욕정을 참지 않고 연약한 몸에 모두 풀었다. 그리고 절정의 시기에 그는 박연희의 이름을 불렀다. "박연희..." 그건 마치 그의 가슴에 새겨 놓은 이름 같았다. 그의 눈가에 한줄기 눈물이 맺혔다. 사랑 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자신도 아팠다. ... 심경서는 임윤아를 별장에 데려와 살게
조은혁의 얼굴에 웃음기가 점점 옅어져 갔다. "나의 이름을 말하는 건 상관없어요. 그때 당신이 두 손가락을 자르도록 하죠." 이비서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비서와 헤어지고 조은혁은 차를 박연희의 오피스텔 아래까지 운전했다. 이틀이나 오지 않았지만 박연희에게서 전화 한 통도 오지 않았다. 그를 조금도 관심하지 않는 것인가. 차에서 내리며 조은혁은 심경서의 사진을 가졌다. 그는 카드를 찍으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안방의 따뜻한 불빛 아래에서 두 아이는 이미 잠에 들었다. 박연희는 창문 앞의 소파에 앉아 아이패드로 그림을 고르고 있었다. 최근 젊은 화가들의 그림을 그녀는 눈독 들이고 있었다. 조은혁이 슬그머니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박연희는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들어왔어요?" 조은혁은 외투를 벗고 그녀에게 다가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주머니가 준 거야. 처음엔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너랑 다시 재혼한다고 하니까 나한테 줬어." 그는 아주머니에게 400만 원의 현금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을 결코 내뱉지 않았다. 말을 마친 후 그는 허리를 숙여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는 원래 손님 방에 가기로 했지만 아이들이 깰까 봐 욕실로 그녀를 안고 들어갔다. 그녀를 만지기 시작하며 조은혁은 그녀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소리 너무 지르지 마. 애들 깰까 봐 무서워. 특히 범진이 이미 커서 엄마 아빠가 옷을 다 벗고 안고 있는 모습을 보면 좋지 않아. 엄마가 왜 우는지, 아빠가 왜 놓아주지 않는지 물어볼 거야." 박연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녀 역시 여자였다. 여자도 자신이 생긴 욕구를 참을 수 없을 때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남자가 만지고 있을 때는 더더욱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연약한 몸으로 그를 환영했다. 조은혁도 이틀이나 참았기에 두 번이나 그녀와 관계를 했다. 일을 마친 후 그는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묻고
늦은 밤 박연희는 범진을 데리러 학교로 갔다. 그녀는 범진과 함께 차에 올라 떠나려고 준비하려 할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아가씨, 잠시 기다려주세요." 박연희가 고개를 돌리자 심씨의 서비서를 보게 되었다. 서비서는 슈트 차림으로 매우 점잖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는 검은색 옷차림의 두 사나이와 함께였다.심씨 어르신이 보디가드일 것이다.그들도 박연희를 아가씨라고 불렀다. 박연희는 그들이 온 목적이 불길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담담히 웃었다."그럼요."소비서는 예의를 갖춰 말했다. "아가씨가 귀국한 후에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아 어르신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할 수 없이 아가씨가 아가씨가 사무실에 한 번 들려야겠어요."그들은 그녀를 모셔가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박연희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이번엔 반드시 가야 한다는 것을.그렇지 않으면 그가 두 보디가드와 함께 올 이유도 없었다. 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서비서에게 말했다. "제가 어르신을 보러 갈게요. 하지만 서비서님은 저를 도와 범진을 집에 데려다줘요. 만약 범진에게 일이 생긴다면 서비서님 책임입니다."서비서는 단박에 승낙했다.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박연희는 몸을 숙여 범진의 작은 가방을 정리하고 범진이 작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엄마가 누구 좀 만나고 올게. 아저씨가 너를 집에 데려다 줄 거야." 범진은 이미 7살이 되어 어느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들었다. 그의 새하얀 얼굴에 공포가 드리워졌다."엄마 피를 뽑는 거 아니에요? 저번에 범진에게 했던 것처럼 엄마 피를 뽑는 거 아니야?"서비서는 마음이 불편했다. 저번 일은 심씨 가문이 결코 명예롭게 일을 처리한 방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심씨 어르신의 수행비서였기에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박연희는 담담히 웃었다. "그럴리가. 엄마는 어른이야.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범진은 작은 소리로 반박했다. "아빠가 제일 대단해. 아빠는 모든 사람들을 때려눕힐 수 있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