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6화

그가 소중하게 여기던 감정이, 그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실 한오리도 걸치지 않고 조은혁의 품에서 기뻐하다니.

그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조은혁보다 어디가 모자라단 말인가?

야밤에 심경서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 소리에 이비서가 빠르게 달려와 바닥에 널브러진 파편 조각들을 보며 가슴 아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에요? 아무리 화가 나도 자신 몸에 풀면 안 되죠. 핸드폰을 이렇게 던져버리면 수리도 못 하잖아요."

이미 늦은 밤에 신경서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비서에게 물었다.

"핸드폰은 수리할 수 있지만 감정은 다시 수리할 수 없잖아요. 다시 수리할 수 없다면 가져서 뭐 해요?"

이비서는 조심스럽게 핸드폰 카드를 꺼내고 바닥에 널브러진 파편을 쓰레기통에 담아 넣었다.

일을 마치고 그는 신경서를 힐끗 바라보았다.

"돌아가서 쉬셔야죠."

"혼자 있고 싶어요."

이비서는 흠칫 놀랐지만 결국 자리를 떠났다.

늦은 밤, 심경서는 혼자 달 아래서 앉아 있다가 쓰레기통 옆으로 다가가 미친 사람처럼 쓰레기통을 다시 뒤졌다.

그러자 3개 파편들이 다시 맞춰졌다.

그는 핸드폰 속에 박연희의 사진이 있음을 기억했다.

박연희는 심씨 저택의 월계수 아래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달빛에 나무 뒤에서 박연희의 얼굴을 더욱더 생생하게 비쳤고 그건 심경서가 여태까지 본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는 무엇에 이끌린 듯 그녀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담았고 몰래 소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사진이 자신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심경서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그 파편을 안아 들고 소리 없이 울부짖었다.

그와 박연희의 과거가 그렇게 깨졌다.

그렇게 산산조각 났다.

...

오피스텔에서 조은혁이 전화를 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손을 들어 방안의 모든 등을 껐다. 이렇게 하면 오랜만에 만난 그들이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그도 하고 싶은 대로 그녀에게 할 수 있었다.

마음속에 부담을 가질 필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