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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조은혁의 말은 너무 노골적이었다.

콘돔을 끼면 불편하다고 묶으려 하다니.

주방에서 그녀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는 그가 만약 은밀한 공간이라면 어떤 미친 말을 내뱉을지 박연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박연희는 아이들이 아직 집에 있다고 경고했다.

조은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관계를 안 하면 어떻게 애들이 생겼겠어?"

그가 말을 마치자 조은혁과 박연희 둘 다 깜짝 놀랐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서인지 그녀와 조은혁은 모두 민희가 하인우 부부의 아이임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마치 민희가 자신들의 친자식이라고 생각했다. 냄비 안이 물이 끓어올랐다.

그 소리에 박연희는 정신을 차리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물이 끓었으니 만두를 찔게요.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말아요."

분위기가 얼어붙었지만 조은혁은 그녀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주방일로 분주하자 그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꼭 붙잡고 아래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친밀하게 속삭였다.

"내가 언제 헛소리했어? 나는 중요한 일을 얘기하고 있는 거야. 연희야, 우리 재혼 하는 게 어때?"

박연희는 순간 얼어붙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조은혁은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박연희의 양손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게 한 뒤 진지하게 말했다.

"너랑 다시 만나고 싶어. 너랑 재혼하고 싶어."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었다.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조은혁은 심각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모른 척하지 마. 우리 어제 얼마나 좋았어. 너는 예전보다 더욱 나를 받아들였다고. 우리가 떨어져 있던 매일 밤 나를 생각한 거야? 내가 너를 어떻게 미치게 할지 생각한 거야?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욕구가 많아진 건가?"

박연희는 그의 어깨를 살짝 내리쳤다.

"은혁 씨, 그만해요."

그는 낮게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자신이 이마를 맞대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 위로 내리 앉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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