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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심지철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심지철의 입가는 계속하여 경련을 일으켰다. 당시 김이서를 마음에 들어 한 것은 그녀가 예의를 지키고 도덕이 있는 여자라 여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가 100억에 박연희를 없애려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참다못한 심지철이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화를 냈다.

“이 멍청이 같으니라고.”

“저도 심씨 가족을 위해서입니다.”

김이서가 울먹거리며 변명하자 참다못한 최민정이 입을 열었다.

“연희 씨도 결국 아버님의 혈육인데 당신이 이렇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까?”

김이서는 마음이 답답했지만 남들 앞에서 그녀의 고뇌를 발설하기 싫어서 입술을 꼭 오므리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자 조은혁은 그녀를 향해 냉소를 터뜨렸다.

“100억이라, 당신 눈에는 제가 거지로 보입니까?”

조은혁은 진심으로 그녀가 원망스러웠다.

그는 지갑에서 돈다발을 꺼내 김이서의 얼굴에 굴욕적으로 내동댕이쳤다. 날카로운 지폐가 그녀의 잘난 체하는 얼굴에 핏자국을 두 줄 그렸다.

그러자 김이서는 얼굴을 가리고 낮은 목소리로 신음을 흘렸다...

“다음에 또 그런다면 당신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테니까 각오하세요.”

말을 마치고 그는 진범이를 안아 올린 뒤, 다른 한 손으로 박연희를 끌어당겼다.

깊은 밤.

바깥 복도는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고 오직 세 식구의 또렷한 발걸음 소리만이 점점 멀어져 갔다...

병상에 누워있던 심윤이가 울기 시작했고 김이서는 얼굴의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 아들을 안으며 달래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그러나 심윤은 그녀의 품을 원하지 않았다.

어린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이리저리 몸을 꼬며 눈 속에는 말로 이룰 수 없는 공포감이 깃들어 있었다.

김이서는 눈을 들어 심지철을 바라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혈액은행에는 피가 부족하고 이런 혈액형은 어디에도 없어요. 다음에 심윤에게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합니까? 어르신께서 박연희에게 다시 말씀하셔서 설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뭘 설득해?”

“진범이 더러 윤이의 혈액은행 역할을 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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