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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박연희는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아 눈물을 흘렸지만 울음소리는 내지 않았다.

운전을 하는 조은혁은 당장이라도 이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그는 심씨 집안 사람들을 모두 잡아다가 총으로 쏴 죽여버리지 못한 것에 한이 맺혔다.

30분 후, 차는 박연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아래층에 주차되었고 조은혁은 차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진범이는 박연희의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고 등을 만져보니 옷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조은혁은 코트를 벗어 진범이의 몸을 감싼 후 손을 번쩍 들어 그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박연희가 그의 뒤를 따랐다.

깊은 밤, 무거운 침묵이 그들을 감싸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아직 잠들지 않은 아주머니가 잠에서 깨어난 조민희를 안고 거실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민희는 반쯤 비몽사몽한 상태였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에 마치 고양이처럼 쪼르르 달려가 진범 오빠를 불렀다.

조은혁은 진범이를 안고 안방 안으로 들어갔고 박연희는 조민희를 데리고 들어갔다.

진범이는 깨어나지 않았고 그의 잘생긴 얼굴은 매우 피곤해 보였다.

조민희는 또 진범이에게 다가가 계속하여 그를 불렀다.

“진범 오빠.”

그러자 조은혁은 조민희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오빠에게 몸을 기대게 한 뒤 박연희에게 말을 건넸다.

“넌 애들이랑 같이 있어. 내가 주방에 가서 팥죽 좀 끓여올게. 피를 뽑았으니 진범이도 혈을 좀 보충해야지.”

그는 자연스럽게 집에 남으려는 모양이었다.

박연희도 이에 따질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마침내 그가 집에 묵는 것을 동의했다.

자욱한 불빛이 방안을 비추었다. 그녀는 침대 옆에 기대어 눈길을 떼지 못하고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도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러자 조은혁이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있으니 무서워하지 마.”

박연희가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올려다보았고 박연희는 그의 눈동자 속에서 남자의 의연함과 부드러움을 보아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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