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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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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밤이 오자 조은서는 조은혁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조은혁은 조은서가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지내기로 했고 그곳은 부지가 매우 좋고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하지만 이 또한 일시적인 계책일 뿐이다.밤이 어둑어둑 깊어지고 그들의 차는 아파트 입구에 멈춰 섰다. 조은혁은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지만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그는 여동생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6년 동안 떨어져 지내고 조은서가 엄마가 됐다 할지라도 그들의 감정은 줄곧 변하지 않았다. 조은혁의 마음속 조은서는 여전히 오빠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던 어린 소녀이다.“오빠.”조은서가 나지막이 그를 불렀다.지금은 그들 남매 두 사람만이 한 공간에 있기에 유선우와 박연준을 포함한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다.조은혁은 시선을 앞에 고정한 채 무뚝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그해, 아버지께서 조금 거친 방법으로 회사를 인수하시며 간접적으로 상대방이 파산하게 되었어. 그 사람은 빚을 가득 짊어지고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그 사람의 자녀는 길거리를 떠돌게 되었지... 아버지께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특별히 그 남매를 지원해주기로 했고 후에 남매 중 오빠가 출세하며 국내 유명한 변호사가 되었어.”조은서는 잠깐 멈칫하더니 곧바로 그 사람의 정체를 눈치챘다.“박연준!”그러자 조은혁은 말없이 고개를 떨어뜨렸고 입에 문 담배를 다시 꺼내려는데 손가락마저 덜덜 떨리고 있었다.역사는 항상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고 그와 조은서도 이제 서로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박연준, 네가 이겼다.’한참 뒤, 그는 고개를 돌려 조은서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비록 그동안 계속 감옥 안에 갇혀있었지만 난 단 한 번도 진실을 포기한 적이 없어. 며칠 전, 유선우가 믿을 만한 소식을 들고 왔는데... 당시 아버지 옆에서 일하던 비서가 사실 박연준의 비서래.”조은서는 시트에 기대앉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도무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조씨 가문을 무너뜨린 사람이 박연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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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조은서는 곧바로 집에 돌아가지 않았고 조용히 차 안에 남아 오늘 밤 접한 소식들을 천천히 곱씹었다.깊은 밤, 이제 집에 돌아가려고 준비하던 그때, 차 앞에 익숙한 모습이 나타났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오늘 밤 조은서와 조은혁이 토론하던 대상... 박연준이었다.그는 깊은 밤에도 여전히 단정한 옷차림에 신사적인 모습이다.올백 머리에 영국식 양복 차림.박연준은 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조은서를 가만히 바라보았는데 현재의 그는 아마 모든 위장을 벗어던진 후일 것이다... 현재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조은서는 박연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가가 촉촉이 젖어 들기 시작했다.이윽고 그녀는 갑자기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박연준은 흰 스포츠카가 자신을 향해 맹렬히 다가오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전혀 피하려는 기색이 없었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은 복잡함의 극치에 달아올랐다….최근 몇 년간 그의 몸부림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그는 조은서를 사랑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아내를 사랑하게 되었다.사실 그는 몇 번이나 조씨 가문의 사람들을 몰살시킬 수 있었지만 차마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조은서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좋아해서는 안 될 여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그는 가장 저급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조승철이 죽고 그는 원래 조은서의 곁에서 사라져야 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이윽고 귀가 째지는 듯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가 급하게 멈춰 섰다.차 안에 앉아있는 조은서의 가느다란 손가락은 핸들을 꽉 잡고 있었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다리가 후들거렸다... 조은서는 여전히 차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 속에는 이제 낯선 감정만 남아있었다.그 순간, 조은서는 박연준의 사랑을 눈치챘다.하지만 박연준에 대한 조은서의 마음은 오직 원망만이 남아버렸다...*조은서가 진이 정원에 돌아올 땐 이미 밤 열 시가 다 되어갔다.심정희는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조은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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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유선우는 그녀를 종일 기다렸지만 결국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마음속으로는 내심 실망했지만 별다른 말은 꺼내지 않았다. 오늘은 조은서의 생일이니까. 이윽고 그는 조은서에게 드레스룸에 가족, 친구들과 지인이 준 많은 선물이 놓여 있다고 알려주었다...조은서도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샤워하고 열어볼게요.”그러자 유선우는 갑자기 조은서의 몸을 끌어당기더니 그녀의 옷을 사이에 두고 유혹하기 시작했다.“같이 씻자.”하지만 조은서는 가볍게 거절했다.“안돼요. 생리 왔어요.”유선우는 그윽한 눈빛으로 조은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갑자기 그녀를 가로 안아 욕실로 향했다. 물론 생리가 올 때 강박적으로 관계를 맺을 생각은 없다... 게다가 오늘 생일이라 그저 조은서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것뿐이었다.그러나 유선우가 잘할수록 조은서는 점점 더 아쉬워졌다.하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어떤 사람들은 한번 놓치면 평생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샤워를 마치고도 여전히 잠이 오지 않자 조은서는 드레스룸에 쌓인 선물을 열어보기로 했다. 일부 선물은 그녀의 마음에 쏙 들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성진그룹 사모님이 주신 명주 손수건이다.마지막까지 선물을 풀자 제왕록의 비취 팔찌가 들어있었다.이토록 귀중한 물품은 B시 전체를 뒤져본다고 해도 몇 가지 없기에 조은서는 선물을 보자마자 곧바로 선물을 보낸 사람을 알아챘다.함은숙이 보낸 것이다.조은서는 갑작스러운 인물에 잠깐 멈칫했고 뒤이어 드레스룸에 들어온 유선우 역시 팔찌를 발견했다.그 역시 팔찌를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곧바로 누가 보내준 것인지 눈치채고 물건을 아무 데나 던져놓은 뒤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갖고 싶지 않으면 내일 다시 돌려보낼게.”조은서는 고개를 쳐들고 물끄러미 유선우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별장에 갇혀 아무런 희망도 없이 유선우만을 기다리던 그 날 밤을 떠올렸다... 유선우가 찾아갔을 땐 이미 보름이나 지난 뒤였고 하염없이 그를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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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날이 어슴푸레 밝아오고 유선우는 본가에 다녀왔다.경비원은 문을 열어다가 뜻밖의 인물에 잠깐 넋을 잃고 말았다. 왜냐하면, 유선우는 이미 3년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윽고 검은색 벤틀리 차가 주차장에 천천히 멈춰 섰다.유선우는 차에서 내려 문을 닫은 뒤, 주위의 모든 것을 쭉 둘러보기 시작했다.오래된 냉랭함과 함께 낡은 주택은 이미 생기를 잃어버렸고 주택 주위에는 무겁고 살기가 가득한 기운이 맴돌았다... 어르신께서는 생전 분명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가장 좋아하셨는데 말이다.별장 안의 고용인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이윽고 유선우는 홀에 들어섰고 그의 구두가 깨끗한 마룻바닥을 밟으며 경쾌한 소리를 내었는데 커다란 홀 안에 울려 퍼지는 구두 소리가 더욱 허전하고 쓸쓸한 느낌을 주었다.작은 법당 안에는 어르신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어르신은 여전히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고 유선우는 미련이 가득한 듯 손가락으로 할머니의 사진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속삭였다.“아버지께서 돌아오셨어요. 얼굴이 아주 좋아 보이니 이제 마음 놓으세요.”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사진 속의 찬란한 웃음뿐 세상을 뜬 사람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어르신의 사진을 보노라니 마음 한편이 쓰라려 왔다.그는 어르신께 향을 피우며 이안이가 100살까지 장수할 수 있도록 보우해달라고 부탁했다.그러고 나서 찬란하면서도 환히 빛나는 그 미소를 바라보며 축축이 젖어 든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할머니께서도 제 선택을 존중하겠죠?”“선우야!”그때, 함은숙이 다급히 2층에서 뛰어 내려왔다.그녀는 계단 위에 서서 믿기지 않는다는 눈길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자기 아들이 정말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감격에 겨운 나머지 유선우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떨려왔다.유선우도 고개를 들어 함은숙을 바라보았지만, 함은숙의 감격에 비해 그의 눈빛은 낯선 사람을 쳐다보는 것 마냥 냉담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자단 상자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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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YS 병원.이안이는 병원에 실려 온 뒤, 급히 AB형 혈액을 수혈해야 했는데 오늘 아침 도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며 AB형 혈액은행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유선우와 조은서 모두 AB형이 아니었기에 지금 당장 차를 호출한다 해도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했다. 그 시각, 이안이는 이미 어지럼증이 나타나기 시작했기에 언제든지 쇼크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응급상황이기에 유선우는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당장 헬기 띄워!”“제가 AB형입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입구에서 누군가가 들어왔는데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허민우였다.허민우 의사와 유 대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기에 그가 나타난 순간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들은 감히 말을 꺼낼 수도 없었고 쉽사리 동의할 수도 없었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유선우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다들 빨리 피 뽑을 준비해.”허민우는 항상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았기에 매우 건강하여 그 자리에서 500mL의 피를 추출했다. 그리고 추출 후 간호사는 곧바로 이안이에게 가져가 수혈했다...500mL의 피가 오늘따라 더욱 진귀하게 느껴졌다.주삿바늘이 뽑히고 허민우는 옷소매를 다시 내려놓고 몸을 일으키며 묵묵히 유선우를 바라보았다...그건 유선우도 마찬가지였다.한참 뒤, 허민우가 먼저 가볍게 말을 꺼냈다.“얘기 좀 나누시죠.”복도 끝 흡연 구역.오랫동안 서로를 미워하며 지내다가 유선우는 허민우는 오늘에야 나란히 서서 평화롭게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다...허민우는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는데 이번만큼은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 자욱한 담배 연기가 공기 중에 피어오르고 그의 목소리 속에는 씁쓸함이 가득 서려 있었다.“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 저마저도 유문호 씨가 제 아버지라고 생각해왔어요.”그러자 유선우의 주먹에 점점 힘이 실렸다.허민우는 계속하여 씁쓸하게 말을 이어갔다.“어릴 적 매주 우리를 보러 왔고 올 때마다 장난감을 사 들고 오셨었는데. 게다가 절 엄청나게 귀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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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VIP 병실은 벽면이 모두 연분홍으로 되어있어 매우 아늑하다.이안이는 여전히 매우 허약했고 흰 베개에 몸을 기대어 누워있더니 처음으로 걱정되었는지 조은서에게 물었다.“엄마, 저 혹시 죽어요?”조은서는 마음속으로 너무 속상했지만 아이 앞에서는 애써 감정을 참아내고 미소까지 지으며 이안이를 달래주었다.“당연히 아니지.”여전히 어지럼증이 심한 이안이는 엄마에게 몸을 기대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엄마, 저는 왜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 못 가요? 엄마, 만약 엄마 아빠가 남동생 한 명 더 낳으면 걔는 꼭 건강해야 해요. 그리고 남동생은 조금 더 예쁘게 낳아야 해요. 그러면 이안이가 없어도 엄마, 아빠한테는 예쁜 아이가 남아있잖아요.”이 말들은 대체 어디에서 배워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은서는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울먹이는 목소리로 급히 심정희에게 이안이를 맡겨두고 복도로 뛰쳐나왔다...그녀는 진정이 필요했다. 아니면 정말 당장이라도 미쳐버릴지 모른다.문 앞에 서 있던 유선우가 조은서를 가로막았고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따뜻한 햇볕, 따뜻한 물, 하지만 이것들로 조은서의 마음속 두려움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유선우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안이 병세가 또 악화했어요. 이안이... 아마 그 아이 기다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유선우는 조은서의 어깨를 꼭 쥐고는 낮은 목소리로 진정하라고 타일렀다.하지만 조은서는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조금 전 의사의 선포는 그녀의 앞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의 문을 닫아버린 것과 같은데 대체 어떻게 진정하란 말인가. 게다가 그 어린 아이가 자기 입으로 자신이 죽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대체 어떻게...사실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조은서는 유선우의 어깨에 기대 그의 어깨를 죽일 듯이 꽉 물었다.“선우 씨, 이안이가 사실 다 알고 있어요... 다 알고 있다고요...”유선우는 계속하여 조은서를 꽉 끌어안아 주며 그녀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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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전 그럴 수 없어요! 이안이도 중요하지만 저에겐 은서도 똑같이 중요해요. 게다가 은서에게 미안한 것도 그렇게 많은데.”...유선우는 잠깐 멈칫하고는 주먹에 꽉 힘을 주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선배가 은서 좋아한다는 거 알아요. 은서도 전에 선배한테 흔들린적 있고요...”그러자 허민우가 그의 말을 뚝 끊어버렸다.“갑자기 왜 통쾌해졌어?”유선우는 눈을 내리깔며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이윽고 그는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허민우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과거 제 마음속에는 권세밖에 없었거든요. 아내와 아이는 단지 부속품이었을 뿐이고요. 저는 단 한 번도 제가 제 목숨으로 아이의 목숨을 바꿀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한 명이 죽으면 또 낳으면 되지. 안 그래요?”“하지만 이안이는 저와 은서가 낳은 아이예요. 전 그 사람을 무척 사랑해요.”...유선우는 그 사람이 조은서인지 이안이인지 명확히 짚어내지 않았다.허민우도 굳이 묻지 않았다.그는 더 이상 그의 선택에 반대하지 않았다. 허민우 역시 유선우의 굳건한 결심과 유선우의 용맹함을 보아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모든 것을, 심지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것이었다.유선우는 조은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햇살이 여기저기 흩뿌려지고 가만히 듣고 있던 허민우가 입을 열었다.“내가 네 집도의가 되어줄게. 그런데 유선우, 내가 명령하는데 죽지 마. 불구가 되어도 열심히 살아...”몸을 돌려 떠나가는 허민우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리고 허민우는 이번 생에는 절대 조은서와 부부가 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유선우의 사랑과 원망이 그렇게도 강렬하게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데... 애초에 그들의 감정은 절대 타인을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과거, 유선우는 조은서의 첫사랑이었다.그렇다면 미래에도 유선우는 그녀의 영원한 사랑이고 애인일 것이다... 이번 생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그런 절세의 사랑 말이다....이안이에게 새로운 치료 방안이 생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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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세날 뒤, 이안이는 순조롭게 퇴원할 수 있었다.그들은 병원에서 떠나 다시 진이 정원에 돌아왔고 수술하기 전의 그 한 달은 참으로 평화롭고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함께 이안이를 돌보고 가끔 유선우가 사교 모임에 나갈 땐 조은서도 함께 데리고 나갔다. 이제야 정말 진정한 부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이 시간이 그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지도 모르기에 유선우와 조은서 모두 예전의 상처와 과거는 더 이상 입에 담지 않았고 모두 의식적으로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전에 계속 야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던 말과는 달리 유선우는 매일 밤 꼭 이안이가 잠들기 전에 집에 도착하곤 했다.그는 집에 돌아와 이안이에게 목욕을 시켜주고 깨끗한 가운에 담요까지 잘 덮여준 뒤 아이가 자신의 품속에 엎드려 잠을 청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은은하고 따스한 주황빛 조명 아래, 이안이가 잠들 때까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안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이안이가 잠들면 유선우는 그제야 서재에 들어가 남은 회사업무를 처리한다. 업무를 모두 처리하면 어느새 새벽 1, 2시가 다 되어갔고 조은서와 이안이는 모두 진즉 잠들어 있었다...업무를 마친 유선우는 뒤늦게야 그들의 옆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야 했지만 그에게 있어 이는 이미 충분히 행복한 일상이었다.하지만 행복 또한 결국 끝이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수술 전날, 유선우는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종일 이안이를 놀아주며 집에 박혀 있었다.밤이 깊어지고 온 세상이 고요해지자 이안이도 얌전히 유선우의 품속에 누워 잠자리에 들었다. 고르고 달콤한 숨소리는 듣기만 해도 참으로 아름다웠다...유선우는 훤칠한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이안이의 검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이안이의 작고 귀여운 얼굴은 아무리 봐도 부족하게 느껴졌다.이튿날.이튿날이 되면 그는 아마 다시는 이렇게 이안이를 안고 그녀를 바라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슬프고 속상했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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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그들 사이의 사랑과 원망도 이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재회하고 난 뒤, 조은서는 처음으로 주동적으로 유선우에게 다가갔다.그녀는 자발적으로 그의 품에 기대어 평범한 부부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꺼냈다.“지혜와 성훈 씨 결혼식이 연말로 결정됐는데 그쯤이면 이안이 몸도 다 나았겠죠... 그러면 이안이 데리고 하와이에 가서 결혼식에 참석할 텐데. 결혼선물은 뭐로 준비해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에요.”유선우는 입을 열지 않았다.그는 땀에 젖은 그녀의 긴 생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이 순간의 평화를 즐겼다.조은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다시 입을 열 때는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선우 씨는 참석할 거예요? 며칠 전 지혜한테서 들었는데 요즘 반 대표님과 비즈니스 거래도 한다면서요.”그러자 유선우는 고개를 숙이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내가 결혼식에 갔으면 좋겠어?”조은서는 그의 물음에 즉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유선우의 준수한 이목구비를 쓰다듬으며 갑자기 서미연 일가족의 얘기를 꺼냈다.“성진그룹 사모님도 가신대요. 서 사모님께서도 반 대표님과 거래가 있어요. 게다가 요즘에는 이 대표님께서 재혼을 원하시는데 사모님이 아직 동의 안 하셨다는 얘기도...”조은서는 아무런 두서도 없는 이야기를 마구 지껄이다가 결국 자신도 당황한 나머지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하지만 그녀와 달리 유선우는 계속하여 인내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조금 잠긴듯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계속 말하지 않는 거야? 난 듣고 싶은데...”그러나 조은서는 말없이 그저 유선우의 품에 살포시 안겼다...그동안 너무나도 많은 시련을 겪어오며 입 밖에 내놓을 수 없는 얘기가 너무 많았다... 그러나 조은서는 그중 한마디만 꺼내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영원히 돌아올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조은서는 애써 설레는 심장을 억누르며 시시각각 자신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유선우는 안된다고. 더 이상 사랑할 용기가 없다고 말이다...유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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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앉아있어. 내가 물 끓여올게.”유선우는 그런 유문호의 호의를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비좁은 부엌에 들어가 엉성하게 찻잔을 꺼내오는 유문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밤바람이 조금 찼는지 분주히 움직이던 유문호는 이따금씩 기침을 하기도 했다.유선우가 물었다.“아픈데 왜 병원에 안 가세요?”갑작스러운 물음에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린 유문호는 곧바로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가볍게 답했다.“고질병이야. 큰일도 아닌데 뭐. 감기약 조금 먹으면 괜찮아질 거야.”이 또한 거짓말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유문호의 모습을 봐서는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린 게 분명했다.하지만 유선우는 더 이상 자세히 묻지 않았고 조용히 집안의 책들을 펼쳐보았다.그 후, 유문호는 물을 끓여와 싼값의 찻잎을 우려내어 유선우에게 권했다. 단지 차를 권하는 것뿐인데도 유문호의 기색은 매우 불안해 보였고 얼굴에는 심지어 씁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사전에 준비해둔 게 없어서 조금 초라하네.”유선우는 한 모금만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았다.이런 염가 차를 마셔본 적이 별로 없으니 유선우의 입에 맞지 않으리라는 것은 유문호도잘 알고 있다. 하여 그는 차는 뒤로 하고 곧바로 자리에 앉아 조심스럽게 집안의 상황을 물었다. 물론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은 이안이의 병이었다...잠깐 넋을 잃은 유선우는 이내 담담하게 답해주었다.“내일이면 수술할 거라 곧 나을 거예요.”그러자 유문호는 눈에 띄게 기뻐하였다. 그러고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축하해주며 그에게 찻물을 우려주었다.“수술할 수만 있다면 괜찮아. 이제 괜찮아. 은서가 잘 가르쳤겠지만 아이가 참으로 귀엽더구나.”손녀를 보는 재미를 느깔 수 없다는 것이 내심 아쉬운 모양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그가 자처한 것이니 남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유선우가 그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탓할 수 없다...지금처럼 이따금씩 그의 집에 방문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유문호는 이미 충분히 감사할 노릇이다.유선우도 그와 많은 얘기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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