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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전 그럴 수 없어요! 이안이도 중요하지만 저에겐 은서도 똑같이 중요해요. 게다가 은서에게 미안한 것도 그렇게 많은데.”

...

유선우는 잠깐 멈칫하고는 주먹에 꽉 힘을 주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선배가 은서 좋아한다는 거 알아요. 은서도 전에 선배한테 흔들린적 있고요...”

그러자 허민우가 그의 말을 뚝 끊어버렸다.

“갑자기 왜 통쾌해졌어?”

유선우는 눈을 내리깔며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그는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허민우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과거 제 마음속에는 권세밖에 없었거든요. 아내와 아이는 단지 부속품이었을 뿐이고요. 저는 단 한 번도 제가 제 목숨으로 아이의 목숨을 바꿀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한 명이 죽으면 또 낳으면 되지. 안 그래요?”

“하지만 이안이는 저와 은서가 낳은 아이예요. 전 그 사람을 무척 사랑해요.”

...

유선우는 그 사람이 조은서인지 이안이인지 명확히 짚어내지 않았다.

허민우도 굳이 묻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그의 선택에 반대하지 않았다. 허민우 역시 유선우의 굳건한 결심과 유선우의 용맹함을 보아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모든 것을, 심지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것이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햇살이 여기저기 흩뿌려지고 가만히 듣고 있던 허민우가 입을 열었다.

“내가 네 집도의가 되어줄게. 그런데 유선우, 내가 명령하는데 죽지 마. 불구가 되어도 열심히 살아...”

몸을 돌려 떠나가는 허민우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허민우는 이번 생에는 절대 조은서와 부부가 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유선우의 사랑과 원망이 그렇게도 강렬하게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데... 애초에 그들의 감정은 절대 타인을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과거, 유선우는 조은서의 첫사랑이었다.

그렇다면 미래에도 유선우는 그녀의 영원한 사랑이고 애인일 것이다... 이번 생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그런 절세의 사랑 말이다.

...

이안이에게 새로운 치료 방안이 생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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