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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그들 사이의 사랑과 원망도 이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재회하고 난 뒤, 조은서는 처음으로 주동적으로 유선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자발적으로 그의 품에 기대어 평범한 부부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지혜와 성훈 씨 결혼식이 연말로 결정됐는데 그쯤이면 이안이 몸도 다 나았겠죠... 그러면 이안이 데리고 하와이에 가서 결혼식에 참석할 텐데. 결혼선물은 뭐로 준비해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에요.”

유선우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땀에 젖은 그녀의 긴 생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이 순간의 평화를 즐겼다.

조은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다시 입을 열 때는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선우 씨는 참석할 거예요? 며칠 전 지혜한테서 들었는데 요즘 반 대표님과 비즈니스 거래도 한다면서요.”

그러자 유선우는 고개를 숙이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내가 결혼식에 갔으면 좋겠어?”

조은서는 그의 물음에 즉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유선우의 준수한 이목구비를 쓰다듬으며 갑자기 서미연 일가족의 얘기를 꺼냈다.

“성진그룹 사모님도 가신대요. 서 사모님께서도 반 대표님과 거래가 있어요. 게다가 요즘에는 이 대표님께서 재혼을 원하시는데 사모님이 아직 동의 안 하셨다는 얘기도...”

조은서는 아무런 두서도 없는 이야기를 마구 지껄이다가 결국 자신도 당황한 나머지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와 달리 유선우는 계속하여 인내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조금 잠긴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계속 말하지 않는 거야? 난 듣고 싶은데...”

그러나 조은서는 말없이 그저 유선우의 품에 살포시 안겼다...

그동안 너무나도 많은 시련을 겪어오며 입 밖에 내놓을 수 없는 얘기가 너무 많았다... 그러나 조은서는 그중 한마디만 꺼내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영원히 돌아올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은서는 애써 설레는 심장을 억누르며 시시각각 자신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유선우는 안된다고. 더 이상 사랑할 용기가 없다고 말이다...

유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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