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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세날 뒤, 이안이는 순조롭게 퇴원할 수 있었다.

그들은 병원에서 떠나 다시 진이 정원에 돌아왔고 수술하기 전의 그 한 달은 참으로 평화롭고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함께 이안이를 돌보고 가끔 유선우가 사교 모임에 나갈 땐 조은서도 함께 데리고 나갔다.

이제야 정말 진정한 부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시간이 그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지도 모르기에 유선우와 조은서 모두 예전의 상처와 과거는 더 이상 입에 담지 않았고 모두 의식적으로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전에 계속 야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던 말과는 달리 유선우는 매일 밤 꼭 이안이가 잠들기 전에 집에 도착하곤 했다.

그는 집에 돌아와 이안이에게 목욕을 시켜주고 깨끗한 가운에 담요까지 잘 덮여준 뒤 아이가 자신의 품속에 엎드려 잠을 청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은은하고 따스한 주황빛 조명 아래, 이안이가 잠들 때까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안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안이가 잠들면 유선우는 그제야 서재에 들어가 남은 회사업무를 처리한다. 업무를 모두 처리하면 어느새 새벽 1, 2시가 다 되어갔고 조은서와 이안이는 모두 진즉 잠들어 있었다...

업무를 마친 유선우는 뒤늦게야 그들의 옆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야 했지만 그에게 있어 이는 이미 충분히 행복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행복 또한 결국 끝이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수술 전날, 유선우는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종일 이안이를 놀아주며 집에 박혀 있었다.

밤이 깊어지고 온 세상이 고요해지자 이안이도 얌전히 유선우의 품속에 누워 잠자리에 들었다. 고르고 달콤한 숨소리는 듣기만 해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유선우는 훤칠한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이안이의 검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이안이의 작고 귀여운 얼굴은 아무리 봐도 부족하게 느껴졌다.

이튿날.

이튿날이 되면 그는 아마 다시는 이렇게 이안이를 안고 그녀를 바라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슬프고 속상했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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