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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VIP 병실은 벽면이 모두 연분홍으로 되어있어 매우 아늑하다.

이안이는 여전히 매우 허약했고 흰 베개에 몸을 기대어 누워있더니 처음으로 걱정되었는지 조은서에게 물었다.

“엄마, 저 혹시 죽어요?”

조은서는 마음속으로 너무 속상했지만 아이 앞에서는 애써 감정을 참아내고 미소까지 지으며 이안이를 달래주었다.

“당연히 아니지.”

여전히 어지럼증이 심한 이안이는 엄마에게 몸을 기대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엄마, 저는 왜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 못 가요? 엄마, 만약 엄마 아빠가 남동생 한 명 더 낳으면 걔는 꼭 건강해야 해요. 그리고 남동생은 조금 더 예쁘게 낳아야 해요. 그러면 이안이가 없어도 엄마, 아빠한테는 예쁜 아이가 남아있잖아요.”

이 말들은 대체 어디에서 배워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은서는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급히 심정희에게 이안이를 맡겨두고 복도로 뛰쳐나왔다...

그녀는 진정이 필요했다. 아니면 정말 당장이라도 미쳐버릴지 모른다.

문 앞에 서 있던 유선우가 조은서를 가로막았고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따뜻한 햇볕, 따뜻한 물, 하지만 이것들로 조은서의 마음속 두려움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유선우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안이 병세가 또 악화했어요. 이안이... 아마 그 아이 기다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

유선우는 조은서의 어깨를 꼭 쥐고는 낮은 목소리로 진정하라고 타일렀다.

하지만 조은서는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

조금 전 의사의 선포는 그녀의 앞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의 문을 닫아버린 것과 같은데 대체 어떻게 진정하란 말인가. 게다가 그 어린 아이가 자기 입으로 자신이 죽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대체 어떻게...

사실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

조은서는 유선우의 어깨에 기대 그의 어깨를 죽일 듯이 꽉 물었다.

“선우 씨, 이안이가 사실 다 알고 있어요... 다 알고 있다고요...”

유선우는 계속하여 조은서를 꽉 끌어안아 주며 그녀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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