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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1465 챕터

제391화

유선우가 침대 옆에 앉아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잠깐 일 보고 왔어. 꿈꿨어?” 조은서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꿈이 불길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유선우에게 꿈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 유선우가 그녀 옆에 누웠을 때, 그녀는 먼저 손을 잡았다... 그의 따스한 촉감을 느끼면서 그녀는 마음이 점점 놓이게 됐다. 꿈은 현실과 반대되기에 그녀는 이게 별 의미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거의 잠들 무렵, 그녀는 유선우가 귓가에서 속삭이는 얘기를 들었다. 유선우는 오늘 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의 이름을 유이준이라고 짓자고 했다...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보면서 조은서는 꿈을 되풀이하며 그게 꿈이었다는 것을 확신하려 했다.유선우는 그녀가 너무 긴장한 탓이라고 했지만, 조은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점점 강해지며 이안이의 수술에 대한 불안감도 더욱 커지게 되었다.수술 전에 검사를 받으면서 불안감이 극에 달한 조은서는 심지어 유선우에게 수술을 며칠 더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어떨까 하고 물었다... 유선우는 몸을 숙여 이안이를 안아주더니 또 아이의 작은 얼굴에 입을 맞추며 무서운지 물었다. 그러자 이안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껴안고 무섭다고 칭얼거렸다.유선우는 무서워하는 이안이를 안아주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아빠가 지켜줄 거야. 우리 이안이가 푹 자고 일어나면... 병이 다 나아 있을 거야.” 이안이는 작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그의 목을 안고 놓기 싫어했지만, 유선우는 먼저 수술실에 들어가야 했다.그는 부드럽게 이안이의 작은 팔을 내리고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이안이에게 계속해서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일어설 때 그는 조은서를 품에 안고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마치 진짜 남편처럼 다정하게 말했다. “내가 수술실에서 이안이를 지켜줄 거니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조은서는 심장이 세차게 뛰는 것을 느끼면서 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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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수술은 장시간 지속되였고 거의 16시간가량 걸렸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수술은 성공적이었다.다만, 유선우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는 이안이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것도, 이안이가 수술실에서 나왔다는 것도 모르고 수술대 위에 조용히 누워있었다...그는 자신의 내일이 어떻게 될지도 몰랐다.그는 그저 조용히 누워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듯했다. 허민우는 천천히 마스크를 벗었다... 그가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기계 위의 숫자들은 경악할 정도의 수치였고 유선우의 생명 징후가 아주 약한 상태라는 의미이며... 이 상태로라면 지금 당장 세상을 떠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의사로서 허민우는 이미 생사에 무덤덤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유선우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은서가 너를 기다리고 있어. 너 그냥 이렇게 떠날 거야?” 유선우는 대답이 없었다. 조용히 누워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는 유선우의 모습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나지 않았다... 그 순간, 허민우는 과거의 많은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모든 기억 속의 유선우는 다 살아 숨 쉬는 모습이었다.허민우는 거의 눈물이 없었지만, 이 순간에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그의 조수가 다가와서 조용히 말했다.“교수님, 밖에 가서 설명을 해드려야 할 듯싶습니다...”허민우는 살짝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알겠어.” 그는 수술실을 나왔다. 밖에는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조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람들이 다 와서 이안이를 걱정하고 있었지만, 유선우도 안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고 유선우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도 알 리가 없었다... 허민우는 조은서의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가볍게 말했다.“수술이 아주 성공적이야.”조은서는 입을 막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심정희를 바라보았다... 심정희 역시 아주 흥분하여 보살이 지켜 준 덕분이라고 하면서 돌아가면 향을 피우겠다고 했다. 허민우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며칠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경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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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그녀는 H시의 일이 너무 복잡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가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유선우는 이안이를 아주 사랑했다. 그는 절대 회사 일 때문에 아무런 메시지도 회신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녀는 전화를 걸까 생각도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그녀를 주저하게 했다. 그녀는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당장 내일 유선우한테서 연락이 올 수도 있고 내일 바로 H시에서 돌아올 수도 있다. ...YS 병원, 중환자실. 유선우는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의 절반이 되는 골수를 뽑아냈고 거의 1/3이 되는 피로 이안이의 피를 한번 바꿔주었다... 그는 자신의 목숨으로 이안이의 생명을 연장한 것이다. 사찰에서 가져온 부적은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고 실제로 이안이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었다... 한때 그는 부처님 앞에서 무릎 꿇고 진심이 무엇인지 물었었고 부처님은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었다. 하지만 부처님은 그에게 돌아오는 길까지 알려주지는 않으셨다. 허민우는 계속 유선우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밤을 계속 새고 있던 그의 눈에는 핏줄이 섰지만, 유선우의 상태는 여전히 호전되지 않았다.그때, 중환자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큰 사모님, 여기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이곳은 중환자실이에요... 교수님...” 간호사는 들어오는 함은숙을 막지 못했다. 늦가을의 밤, 함은숙은 문가에 서서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유선우와 너무 닮아있었고 그의 체격도 유선우와 너무 닮아 있었다... 하지만 제 아들이 어떻게 여기에 누워 있단 말인가?그녀의 아들은 항상 자신감 넘치고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그런 아들이 어떻게 여기에 누워서 꼼짝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건 잘못 본 것이다. 반드시 잘못 본 것이어야만 한다.유선우가 여기에 누워 있을 리가 없다. 그는 그렇게 어리석은 일을 할 수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함은숙에게서 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그녀는 절대로 유선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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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깊은 밤, 불빛이 환했다. 허민우는 유선우에게 전면적인 신체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유선우는 의식을 되찾았지만, 몸의 생리적 기능이 모두 정지되었고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특히 오른손의 신경은 거의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봐야 했다. 유선우는 평온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남은 인생, 그는 아마 평생 휠체어에 앉아 지내야 할 것이며 오른손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도 없게 될 것이고 왼손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폐인이 되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병상에 누워 그는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이안이는 내 아이예요. 이 모든 것은 내가 자발적으로 한 일입니다. 조은서에게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지금 부부가 아니고 은서는 더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습니다...”허민우는 더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함은숙은 침대 옆에서 무릎을 꿇고 침대를 두드리며 통곡했다. “선우야,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잖아. 은아가 너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네가 이렇게 된 것을 알게 되면 네 곁에 남을 거야.” 유선우는 눈을 꼭 감았다. 그의 눈가에는 물기가 어렸다. “저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은서를 가두었어요. 이제 저는 은서를 자유롭게 하고 싶어요...” 함은숙은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 유선우는 조용히 천장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그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고 오히려 행복했다...조은서는 그가 사랑을 모른다고 말했었는데 이제 그는 알게 되었다. 사랑은 소유하는 게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다... ... 이안이 퇴원할 때까지도 조은서는 유선우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진 비서는 자주 왔었는데 그녀는 항상 유선우가 H시에서 바쁘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은서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그녀는 유선우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이안이 퇴원하는 날, 조은서는 고민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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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조은서는 넋이 나갔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상상해 보았었지만 이런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아주 다정하고 세심하게 대했고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그녀와 재결합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조은서는 자신이 흔들렸다는 것을 자각했지만 유선우는 인제 와서 이지우와 사귄다고 한다.조은서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녀는 이안이와 함께 떠나는 게 맞지만, 사람의 감정이 어디 항상 이성적일 수만 있겠는가?유선우는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다고 한다. 한 통의 카톡 메시지만으로는 믿을 수가 없어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에 조은서는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걸고서 통화연결음 소리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드디어 유선우가 전화를 받았다. 긴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모두 말이 없었고 휴대폰에서는 옅은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마침내 조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는 한마디만 물었다. “진짜예요?” “응, 우리 사귀어.” 휴대폰 저편에서는 유선우의 확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은서, 너는 3년 동안 나를 떠났었어... 그동안 나도 외로웠어.” 조은서는 느리게 눈을 깜박였다. 외로움 때문이었구나... 그녀는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유선우를 잡지 않았다. 유선우는 계속 말했다. “우리가 다시 한동안 함께 살게 된 건 아이 때문이잖아. 이제 수술도 성공했고 이안이도 건강을 회복했으니까... 조은서, 우리도 끝낼 때가 됐어. 너도 말했었잖아. 우리는 더는 가능성이 없다고.” 조은서는 천천히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이안이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 감정을 억누르면서 유선우한테 번번이 흔들린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건지 생각했다.그녀는 앞으로 다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도 그 전화를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다... 이안이는 어려서 이런 것들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심정희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조은서의 손을 꼭 잡아주며 무언의 위로를 건넸고 조은서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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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시간이 흐르면 그녀도 다 잊을 것이다. 유선우는 주먹을 꽉 쥐고 일어나려고 마지막 시도를 했지만,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서 마치 폐인처럼 침대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 숨을 헐떡이던 그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미안하다. 은아, 미안해!’ ... 조은서는 진이 정원에 돌아가 짐을 정리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안이를 돌봐야 했고 정기적으로 이안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진을 받아야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여러 번, 유선우의 병실을 지나쳤다. 그녀가 원망하는 유선우는 현재 꼼짝없이 병상에 누워서 움직일 수 없고 자신을 돌볼 수도 없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한 달이 지났다. 이안이는 몸이 천천히 회복되면서 더욱 유선우를 그리워했고 늘 아빠가 왜 자신을 보러 오지 않는지 물었다. 조은서는 이안이가 아빠랑 통화하도록 유선우에게 전화를 걸어주었지만, 매번 자리를 비켜주었고 유선우의 목소리도 일부러 듣지 않았다.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더 편해지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일부러 그 시간과 자신이 여전히 유선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잊으려고 했다. 서서히 그녀는 익숙해졌고 잠시 함께 살았던 기억도 다 잊어갔다. 조은서는 하와이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깊은 밤, 심정희는 이안이를 재우고 나와 불빛 아래서 멍하니 있는 조은서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녀가 고민이 있다는 것을 짐작한 심정희는 조은서에게 물을 따라주면서 그녀의 곁에 앉아 다정하게 물었다.“너는 어떻게 생각해? 정말 잊지 못하겠다면...”조은서가 심정희의 말을 끊고 조용히 말했다.“잊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이번 주 이안이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다면 우리 하와이로 돌아가요.” 심정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그렇게 잘 지내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화해하리라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파경이었다... 하지만 조은서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결국, 심정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은서는 밤이 깊을 때까지 앉아있다가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안이는 단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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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유선우가 집에 있다고?조은서는 차 문을 열고 시선을 그 두 차량에 고정시켰다. 고용인은 조은서를 보고 다급히 다가와 친절하게 말했다.“사모님, 어서 오세요.”조은서는 옅게 웃었다.“앞으로는 조은서 씨라고 불러주세요.”그리고 다시 물었다.“선우 씨 집에 있어요?”고용인은 당황한 듯했다... 조은서는 달리 생각하지 않고 직진해 별장 현관으로 들어가 올라가려는데 뜻밖의 인물을 보게 되었다... 바로 이지우였다. 조은서의 얼굴색이 창백해졌고 이지우는 그녀를 보고도 놀란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말투는 부드러웠고 안주인의 모양새를 띠고 있었다. “당신과 이안이의 짐들은 이미 정리해두었어요. 위층 거실에 있으니 제가 같이 가줄게요. 하지만 조심해서 가져와야 해요. 선우 오빠가 요즘 하는 프로젝트가 바빠서 며칠 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잤어요. 지금 수면을 보충하는 중이거든요.” 이지우가 말을 마치고는 마치 사랑에 빠진 여자처럼 수줍게 웃었다. 그녀는 조은서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 조은서는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 유선우의 새로운 연인 앞에서 하나도 남김없이 발가벗겨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무지 애를 써야만 당황하지 않은 척 기품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알겠다고 가볍게 대답했지만,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이지우는 그녀를 한 번 보고는 앞장서서 계단을 올랐는데 그 모습은 역시 안주인의 풍채를 띠고 있었고 조은서는 그녀를 뒤따라 올라갔다.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한없이 식어가면서 모든 미련이 사라지는 것을 걸음마다 느꼈다. 마음속에 남아있던 유선우에 대한 마지막 애정까지... 결국에는 모두 사라졌고 남은 것은 오직 수치심뿐이었다. 수치심이 분명했다.그녀는 이지우를 따라 2층의 거실로 왔다. 침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지만... 안은 불이 꺼져 있어서 정확히 들여다볼 수 없었다. 세워져 있는 두 개의 캐리어안에는 조은서와 이안이의 물건이 담겨 있었다.이지우는 이마를 찌푸렸다. “무거워 보이네요.”그녀는 문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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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유선우의 목소리는 더 차분해졌다. “은서가 나를 더 미워하게 하기 위해서야.”그는 이지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내가 이런 모습으로 은서에게 희망을 주는 게 맞는 거야? 은서가 언제까지고 나한테 미련이 남아있게 해야 할까? 질질 끌면서 길게 아픈 것보다 짧게 아프고 마는 게 나아. 모두에게 좋은 결말이야.”이지우는 차갑게 웃고는 말했다. “모두에게 좋다고요? 오빠는 은서 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기한테 잘해주던 남자가 갑자기 다른 여자와 잤다는 걸 듣고 은서 씨는 분명 많은 생각이 들 거예요... 선우 오빠, 만약 언젠가 오빠가 회복되어서 은서 씨를 다시 잡고 싶어도 은서 씨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유선우는 잠시 침묵하더니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 “내 마음이야.”그는 왼손으로 휠체어를 힘겹게 밀면서 다시 침실로 돌아갔다.그의 등을 노려보는 이지우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가 완전히 졌다. 유선우가 가족을 위해서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 그녀는 유선우가 조은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진심으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유선우는 이지우를 보내고 홀로 휠체어에 기대어 아래층을 바라보았다... 조은서의 차가 천천히 떠나고 있었고 차 안에 앉아있는 그녀는 울고 있는 듯했다.그는 자신이 그저 몸이 불편한 게 아니라 심리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녀를 멀리 보내기 위함이기도 하고 깊은 자비심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조은서가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게 두려워서 그녀를 멀리 떠나보낸 것이다. 이번 생에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유선우는 고개를 기울이고 이번 생에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웃었는데 어느샌가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이틀 후, 회사로부터 진 비서가 찾아왔다.그녀는 유선우에게 중요한 문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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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지금 자신은 이런 모습이다. 공항까지 쫓아간다고 해도 그다음에는?그녀에게 지금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이 이안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사실 이지우와 사귄 적이 없다고 말하고 그녀를 평생 곁에 속박해두어야 할까?그럴 수는 없다... 조은서가 임신했으니 두 사람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하나 더 생겼다. 조은서는 좋은 엄마가 될 것이며 이안이한테도 가족이 더 생길 것이다. 사실 좋은 일이다. ‘유선우, 너는 아직도 무엇을 놓지 못하고 있는 거야?’ 유선우는 바닥에 엎드려서 격렬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진 비서는 밖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깜짝 놀랐다. “유 대표님!” 그녀가 달려가서 그를 일으켜 세워 다시 의자에 앉히려고 애를 썼고 유선우는 통증 때문에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진 비서는 긴장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허 교수님을 이리로 모시겠습니다.” 유선우가 그녀를 막았다.그는 카펫 위의 종잇장을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 “의사 부르지 마. 진 비서, 나 혼자 있고 싶어.” 진유라는 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종이를 주워들고 그에게 다시 건네주고는 잠깐 고민한 후 말했다. “사실...” 유선우는 그녀가 말을 잇지 못하게 하고 그 종잇장을 자신의 가슴에 얹으면서 말했다. “나가 있어.” 진유라는 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문을 닫을 때, 그녀는 조은서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그러나 그 충동이 가라앉고 나서 그녀는 이성적으로 생각해 결국 유선우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그날 이후로 유선우에게는 습관이 하나 생겼다. 항상 테라스에서 동쪽을 바라보면서 반나절이나 앉아있었다.그의 재활은 아주 어려웠다. 앞으로 일 년 동안은 거의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고 회사에 가지 않고 집 안의 서재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했으며 회의는 화상채팅으로 진행했다.봄이 되고 그는 원래의 별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외출을 꺼렸고 항상 혼자 별장에 있었으며 업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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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기쁜 날이지만 함은숙은 참지 못하고 통곡하였다. 그녀는 후회가 막심했다. 만약 그때 조은서를 그렇게 대하지 않았다면 그들 부부도 오늘,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선우가 말했다. “내가 잘해주지 못했어요.” 그는 고개를 숙이고 함은숙을 바라보며 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은서는 지금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니 그 애를 방해하지 마세요... 아이가 좀 더 크면 은서의 조건으로 적합한 남자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은서도 자기의 사생활을 가지게 될 거예요.” 과거의 유선우는 그렇게 자부심이 넘치고 자신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은서의 곁에 다른 사람이 있기를 원하고 있다. 함은숙은 슬픔에 잠겼다. 그녀는 오랫동안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조금 진정되었고 그때, 고용인이 야식으로 죽 두 그릇을 가져왔다. 함은숙은 한 숟가락 떠서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유선우를 바라보았다. “선우야, 본가로 돌아와... 엄마가 돌봐줄게!” 자신의 친자식인데 그녀는 안심되지 않았다. 유선우는 그릇을 받아들고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사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여기는 그와 조은서가 결혼 생활을 했던 곳이고 좋고 나쁨을 막론하고 그들이 보냈던 시간은 모두 여기에 남아있었다... 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는 계속하여 여기에서 살 것이다. 마치 그가 기다리면 그녀는 언제든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것처럼.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가끔 그는 옷방에서 기척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는 항상 눈을 감고 조은서가 예전처럼 그의 셔츠를 다려주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자신을 속였다. 예전에 그는 얼마나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던가.하지만 지금의 그는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조은서가 이준이를 낳은 지 어느덧 일주일이 되었다.유선우는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들어 밤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는 전화를 받았지만 서먹한 거리가 느껴지는 어조로 말했다. “이안이 잠들었어요. 잠깐 깨울게요.” 두 사람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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