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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371 - 챕터 380

1465 챕터

제371화

조은서는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 흠칫 놀랐다. 유선우가 옆으로 돌아 불을 켰고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 “나야, 무슨 일 있어?” 희미한 노란 불빛 아래, 조은서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기만 했고 어떻게 그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 그녀의 표정은 드물게 부드러웠고 유선우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끌어안아 화장대 앞에서 키스했다... 조은서는 저항했지만, 불빛이 너무 밝아 아이를 깨울까 봐 두려워서 반항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유선우가 멈춰서 그녀의 입술에 기대어 숨이 가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조은서는 몸을 화장대에 기대었고 그녀가 입은 실크 잠옷이 유선우에 의해 조금 풀어졌지만, 그 순간 그녀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살며시 말했다. “아까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당신 아버지 같아요.” 순간적으로 유선우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조은서를 빤히 바라보고 조은서는 다시 조용히 말했다. “아마 유문호 씨일 거예요.” 유선우는 갑자기 그녀를 놓았다. 잠시 후, 그는 평소의 표정을 되찾았고 아주 다정하게 말했다. “나 아래층에 갈 건데, 너 라면 먹을래?”조은서는 먹고 싶다고도 하지 않고 먹지 않겠다고도 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잠옷을 다시 정리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유선우는 이미 밖으로 나갔다. 깊은 밤, 바람과 비가 요동치고 있다. 비가 정원의 꽃과 풀을 적셔서 어두운 빛 속의 모든 것이 쓸쓸해 보였다. 유선우는 부엌에 서 있다. 그는 불을 켜지 않고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천천히 피우며 혼자서 그 사람에 대한 소식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돌아왔다, 정말로 돌아왔다!부인과 자식을 버리고 떠나 지금에야 그가 돌아온 목적이 무엇일까? 유선우는 쓸쓸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는 유문호에게 담배 한 개비의 시간만 허비하고 그 후로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그에게는 이안이가 있고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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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유선우는 어찌 조은서의 마음속에 자신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저 미움이 많은 것뿐이라는 걸 느끼지 못하겠는가...그녀가 정말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부드럽게 그에게 몸을 맡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그들만의 암묵적인 이해일 뿐이다.... 다시 침대에 누웠을 때, 조은서는 여전히 이안이 쪽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오늘 밤 그들 사이에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그녀도 느끼고 있었지만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유선우가 언급하지 않았으니 그녀 역시 말하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그녀는 떠날 것이다. 그녀는 예전의 그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 조은서와 유선우 사이에는 너무 많은 슬픔과 기쁨, 이별이 있었고 한두 번의 육체적인 만족으로 다시 함께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손이 붙잡혔다... 유선우였다.어둠 속에서 그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생각해?” 조은서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늦었어요... 자요.” 그녀는 손을 빼려 했지만, 유선우는 그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몸을 기울여 이안이도 조은서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그는 가슴이 따뜻해졌고 너무도 다정하게 그들을 품었다... 이 모든 것들은 조은서가 한때 갈망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모든 것을 갖게 되었을 때, 오히려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유선우는 말을 꺼내려 했다. 그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었고그런 말을 천 번도 넘게 했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대신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네가 가고 싶으면 나는 너를 놓아줄 거야. 하지만 은서야... 이번 생에 나는 다시는 결혼하지 않을 거야. 너 말고는 다른 여자는 없을 거고 이안이와 우리의 두 번째 아이 외에는 다른 자식도 갖지 않을 거야. 만약 네가 하와이로 돌아가고 싶다면 나는 너를 보내줄 거고 가끔 너와 이안이를 보러 갈 거야. 혹은 이 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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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그는 옆으로 몸을 돌려 유선우에게 말했다. “유 대표님, 사장님이십니다... 만나보시겠습니까?”유선우는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로 말했다. “유문호를 말하는 건가?” 기사는 입을 다물었다. 유선우는 차창을 내리고 옆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유문호가 들어왔다. 그 남자는 기억 속에서보다 더 늙어 보였는데 그가 떠났을 무렵은 아직 사십이 되지 않은 나이로서 남자로서 제일 좋을 때였다. 차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쳤지만, 서로를 알아보지는 않았다. 유문호는 제 아들을 바라보았다. 오늘 아침 유선우는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나섰기에 비싼 영국식 수제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의 용모는 생기가 넘치고 그에게서는 더는 어릴 적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으며 마치 낯선 사람을 보듯 자신을 바라보았다. 유문호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유선우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유선우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유선우는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고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 “그때 당신이 떠나기로 선택했으면서 왜 다시 돌아왔어요? 나이가 들어서... 챙겨줄 사람이 필요했어요?”그는 말하면서 옷 주머니에서 새하얀 담배를 꺼냈다. 입술에 댔지만 불을 붙이지 않았다. 그저 눈을 내리깔고 바라보다가 잠시 후 담배를 입에서 떼어냈다. “저는 당신에게 다른 아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허민우... 맞죠?” 유문호는 할 말을 잃었다. “민우는 내 아들이 아니야!” 그는 유선우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와 정주현은 연인 관계가 아니었고 허민우 또한 그의 아들이 아니며 그때에 떠났던 것은 정주현 모자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유선우는 믿지 않았다. 그는 당시 유문호가 정주현 모자를 오랫동안 돌봐주었고 그들에게 거액의 돈인 4000억가량을 주었다는 것을 알아냈었다... 연인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 유선우는 이러한 것들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바라보며 조용히 버튼을 눌러 차창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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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하지만 그 위에는 빨간 선이 한 가닥만 나타났다. 조은서는 오랫동안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화장실 변기에 앉았다. 그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녀는 임신하지 못했다. 이것은 그녀와 유선우에게 두 달의 시간이 남았음을 의미했고 이 두 달 동안 그녀는 반드시 임신해야 했다.조은서는 압박감을 느끼면서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있다가 나왔다. 유선우는 이안이와 놀고 있었는데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들어 조은서를 바라보았다. 몇 초간 그녀의 얼굴을 관찰하듯이 쳐다봤지만 결국 아이 앞에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이안이 잠들었을 때, 유선우는 샤워를 하고 나와 조은서가 화장대 앞에 앉아 긴 머리를 빗고 있는 것을 보았다. 희미한 노란 빛 아래, 그녀의 몸매는 가녀렸고 아이를 낳았다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유선우는 걸어가 화장대에 기대며 부드럽게 물었다. “검사해 봤어? 임신 안 됐어?” 조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안 됐어요.”그녀는 계속해서 긴 머리를 빗었다. 빗질 된 머리카락은 부드럽게 허리까지 늘어져 아름다웠다... 유선우는 그녀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우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자.” 그를 올려다보는 조은서의 눈가에 습기가 어렸다. 사실 두려웠다. 비즈니스가 아무리 잘 되더라도 그녀는 엄마였기에 아이 걱정이 먼저였다. 그러나 그녀와 유선우의 관계는 다른 부부와는 달랐기에 그녀는 유선우 앞에서 쉽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울거나 위로받기 어려웠다... 유선우는 그것을 굳이 말하지 않았고 그저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 다음 날 이른 아침, 유선우는 반나절 시간을 내어 조은서와 함께 병원에 갔다. 검사를 마친 후, 의사는 검사 결과지를 꼼꼼히 확인한 뒤 유선우에게 말했다. “검사 결과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한 달 만에 임신하지 않은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며 생식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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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유선우는 그녀의 턱을 잡고 그녀에게 키스했다. 그의 목구멍이 움직이면서 내는 목소리는 거칠고 섹시했다. “여기는 지하 주차장이고 이곳은 나의 전용 자리니까 아무도 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싫으면 회사나 호텔로 갈 수 있어.” 그의 말은 차분했지만, 그의 몸은 그렇지 않았고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심지어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벨트를 풀도록 했다. 이 순간은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두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오로지 서로의 몸에 대한 갈망 뿐이었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서 자신은 몸이 아플 정도로 자주 그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밤에 자주 그녀를 생각했다고 했다... 뒷말은 듣기에 좀 그렇지만 남자가 이런 때에 하는 말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편이었고 또한 그는 이번에 그녀가 느끼는 것이 유난히 빠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선우 씨...” 조은서는 그가 더 말을 못 하게 셔츠를 사이에 두고 그의 어깨를 물었다... 그녀는 연한 화장을 했다. 최근 그녀는 레트로 색조를 선호했고 그녀의 레드 브릭 색이 유선우의 하얀 셔츠에 희미하게 묻었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세게 물리고 난 후,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섹시하면서도 저속했다...정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각자 옷을 정리했고 분위기는 매우 미묘했다. 분명 무언가가 달라졌다.유선우가 곁눈질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나랑 회사에 갈래?” 조은서는 거절하면서 서툴게 변명했다. “오후에 지혜와 커피 약속이 있어요. 다음 주에 지혜가 하와이로 가서 아마 한 달은 있을 것 같아요. 거기가 요즘 꽤 바빠요.”유선우의 눈길이 깊어졌다가 부드럽게 말했다. “너는 보통 이렇게 많이 설명하지 않잖아. 은서야, 감정에 변화가 생긴 거야? 너... 나에게 조금 흔들린 거야?”조은서는 빠르게 대답했다. “생리적인 욕구이고 이안이를 위한 것일 뿐이에요.” 유선우의 눈길이 더욱 깊어졌다. 그는 그녀를 강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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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몇 년이 지나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더라도 무슨 수로 자신이 직접 품었던 그 아이를 잊을 수 있겠는가? 그 아이가 얼마나 처절하게 목숨을 잃었는데...그런데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차준호와 정우연에게 아이가 생겼다.임지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은서 역시 입구에 서 있는 차준호와 정우연 부부를 보게 되자 그저 임지혜의 손을 꼭 쥐여주며 말없이 위로를 건넸다.그때, 정우연이 걸어 들어왔다...최근에 차준호가 꽤 잘해준 것인지 고질병이 또다시 도진 모양이다.자신의 남편이 여전히 임지혜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하여 거슬렸던 정우연은 임지혜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어머, 이런 우연이. 또 만났네요, 지혜 씨?”임지혜는 정우연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그녀의 피와 살덩이를 한입에 삼켜버릴 기세였다.하지만 그와 반면 조은서는 상당히 침착했고 그저 담담히 웃으며 정우연을 맞이했다.“의도적인 만남보다 우연이 더 낫다고, 사모님은 요즘 잘 지냈나 봐요.”그러자 정우연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사실 정우연은 얼마 전에 차준호와 심하게 다투며 뜻대로 되지 않는 흐름에 마음고생이 꽤 심하긴 했으나 이것이 조은서의 비웃음거리가 될 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조은서는 결국 유선우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이고 애초에 그녀가 원했던 건 임지혜에게 상처를 주는 것뿐이었기에 정우연은 조은서를 걸고넘어질 생각은 없었다.이어 정우연은 아랫배를 살살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아이를 가지니 운이 절로 따라주더라고요.”이윽고 다시 임지혜를 바라보며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아이가 나오면 꼭 지혜 씨를 저희 첫돌 잔치에 초대할게요. 이런 복도 아무에게나 있는 게 아니잖아요.”“그만해!”차준호가 나서 그녀를 말렸다.“정우연, 너 지금 선 넘었어.”정우연은 매우 언짢았지만, 그녀를 나무라는 차준호의 말투가 전과 달리 너무 사납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마음속으로 다시 기뻐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가지니 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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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이윽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정우연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급히 그의 뒤를 쫓았다.“준호 씨!”빠른 걸음으로 차준호를 따라나선 정우연은 곧바로 소방 통로에서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차준호는 복도 끝에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의 눈시울은 어느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정우연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몸까지 부르르 떨며 언성을 높였다.“결혼한다니까 속상해서 그래요? 준호 씨, 임지혜와 헤어진 지 몇 년인데 아직도 미련 남았어요? 그렇게 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으면서 왜 유독 임지혜는 못 잊어서 안달이에요? 임지혜한테 무슨 마력이라도 있는 거예요? 아니면 침대에서 유독 더 특별했나요?”그 순간, 차준호가 손을 들어 정우연의 뺨을 내리쳤다.정우연은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멍하니 차준호를 바라보더니 한참 뒤, 가슴이 찢어질 듯 언성을 높여 울부짖기 시작했다.“당신 지금 임지혜 때문에 나한테 손찌검한 거예요? 준호 씨, 저 임신했다고요!”“네 배 속에 있는 거 내 아이 아니야.”차준호의 목소리는 쌀쌀하기 그지없었다.그리고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정우연은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미쳤어요? 차준호 씨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차준호는 말없이 눈을 내리깔더니 훤칠한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있는 담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난 이미 3년 전에 전립선결찰술을 마쳤어. 그러니 사모님, 이 말은 즉 당신은 절대 내 아이를 밸 수 없단 말이야. 원래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이제 와 보니 다 의미가 없어졌군... 차씨 가문의 피가 섞이지 않은 아이이니 낳을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해.”차준호의 말은 조금의 여지도 없이 잔인하기 그지없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정우연은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차준호 씨, 당신은 정말 악독하기 그지없군요. 어떻게 이렇게도 매정할 수 있어요? 당신은 이 아이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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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사실 조은서도 유문호를 기억하고 있다.어릴 적 조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이에 거래가 오가며 가끔 부모님과 함께 유씨 가문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 유문호는 줄곧 자애롭고 품격 있는 사람이었다.그해 유문호가 떠나지 않았다면 유선우 역시 지금보다는 훨씬 점잖은 사람으로 성장했을 것이다.이때, 유문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랜만에 들은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았던 그 모습처럼 부드럽고 품격 있었다.“은서야, 잠깐 얘기 좀 나눠도 될까?”조은서는 말없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오랜 세월이 지나 두 사람은 다시 마주 섰다.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공통한 가족과 혈육이 있었기에 남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과거의 일은 뒤로 한 채 유문호는 유선우와 이안이의 근황과 어르신의 일을 물었다.조은서는 잠깐 침묵을 지킨 뒤, 씁쓸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어르신께서는 생전 아버님을 평생 기다리셨어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아버님만 찾으셨고요. 마지막에는 선우 씨를 아버님으로 착각하시고 나서야 눈을 감으셨어요. 그러니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은 꼭 어르신을 찾아뵈세요. 어르신께서는 평생 너무 힘들게 사셨잖아요.”조은서의 말에 유문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래. 찾아뵈어야지.”그 당시 별다른 준비 없이 경솔하게 결혼을 맞이한 결과, 결혼생활이 맞지 않는 탓에 그와 함은숙 사이에는 매일매일 말다툼이 오갔다. 게다가 그 뒤에는 함은숙이 유문호와 정주현의 관계를 의심하며 정주현을 모욕한 것도 모자라 정주현의 인간관계까지 영향을 주며 그녀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결국, 참다못한 유문호는 별거를 선택했고 집을 떠나던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것이 생사 하나 확인할 수 없는 이별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유문호는 기분 전환 겸 바다에 나갔다가 유람선에서 추락해 기억을 잃었고 반평생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기억을 되찾고 다시 B시로 돌아와 보니 모든 것이 변해있었고 그의 아내는 그를 원망하고 그의 아들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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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조은서는 유선우 손에 들려있는 서류를 다시 빼앗아온 뒤, 계속하여 시선을 서류에 고정한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건 그 사람들 업무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불필요한 일을 더 시킬 필요는 없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면 결국 불평불만이 나오기 마련이고요. 그리고 유선우 씨 전에는 이렇게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여전히 담담한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선우는 두근두근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한참 뒤 싱긋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그래? 그럼 나 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는데?”조은서는 여전히 담담한 얼굴로 서류를 내려놓으며 답했다.“사람이 아니었죠.”유선우는 잠깐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애정이 어린 키스였지만 조은서는 여전히 그의 스킨쉽을 거절했다.“이안이가 봐요.”유선우도 곧바로 행동을 멈추고는 그윽한 눈으로 조은서를 바라보았다.“방금 정희 아주머님께서 나한테 만두 끓여주셨어.”조명 아래 비친 그녀의 작은 얼굴에는 맑은 빛깔이 감돌았고 조은서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더욱 담담한 말투로 그의 말에 답했다.“오후에 아주머니께서 만두를 많이 빚으셨더라고요. 집에 있는 정원사와 경비원들도 모두 드셨는걸요.”그러자 유선우는 조은서의 귀를 살짝 깨물며 밉지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 약 올리려고 작정했지?”그들의 관계는 이미 아이만 낳기 위한 계약관계를 훨씬 넘어버렸다. 물론 조은서도 과도하게 친밀해진 그들의 관계를 알아차렸다...그녀의 마음을 눈치챈 유선우는 내심 서운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맹세했다.“걱정하지 마. 떠나고 싶다면 언제든지 떠나도 돼. 붙잡지 않을게.”말을 마치고 유선우는 이안이와 놀아주기 위해 자리를 떴다.이안이는 핑크 곰 인형을 단정하게 바닥에 놓아두고 종이와 펜을 가져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아직 4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이지만 제법 잘 그렸다.그러나 유선우는 그 곰 인형을 가져와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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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서로를 부둥켜안은 두 사람은 감격에 겨워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오빠!”조은서는 조은혁을 꽉 끌어안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어쩌다가 먼저 나오게 된 거야?”그러자 옆에 있던 심정희가 눈물을 훔치며 한마디 거들었다.“네 생일이라고 먼저 나왔잖니.”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의 개입이 아니었다면 조은혁도 예정보다 먼저 집에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고 싶었다...하여 유선우는 이를 위해 일찍이 진이 정원을 떠났다.조은서는 유선우의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조은혁도 마찬가지이다.심정희는 오랜만에 돌아온 조은혁을 위해 특별히 소금을 챙겨왔다.과거, 조은혁은 이런 미신을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심정희가 마음을 놓을 수 있도록 소금을 가져와 어깨너머에 조금 뿌렸다... 소금을 다 뿌리고 심정희는 조은혁의 손을 꼭 쥐여주었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며 대성통곡을 하였다. “네가 드디어 돌아왔구나. 나도 이제야 네 아버지를 볼 면목이 있겠다.”조은혁은 그저 묵묵히 심정희를 끌어안으며 그녀를 위로해주었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심정희는 다시 마음을 진정시키며 눈물을 닦았다.“먼저 네 아버지 보러 가자. 그동안 네가 무척 보고 싶었을 거야.”아버지 소리에 조은혁의 마음도 축축이 젖어갔다.바로 그때, 이안이가 집안에서 뛰쳐나와 귀여운 목소리로 삼촌을 불렀다.조은혁은 곧바로 허리를 숙여 이안이를 안아 들었다.조그마한 아이는 조은서의 어린 시절을 쏙 빼닮았고 6년 동안 감옥에서 지내며 마음이 점점 차갑게 식어가 어느새 무정한 냉혈인간이 되어버린 조은혁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따뜻하고 부드럽기 그지없었다.이안이는 하늘에서 조씨 가문에게 내려준 가장 큰 위로이다.그러나 이안이의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은 조은혁 역시 진즉 알고 있었다. 그는 이안이의 작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녀를 매우 아꼈다....조은혁은 단독으로 묘원을 찾아갔다.금빛 찬란한 햇빛이 그의 몸에 흩뿌려졌지만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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