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79화

조은서는 유선우 손에 들려있는 서류를 다시 빼앗아온 뒤, 계속하여 시선을 서류에 고정한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건 그 사람들 업무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불필요한 일을 더 시킬 필요는 없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면 결국 불평불만이 나오기 마련이고요. 그리고 유선우 씨 전에는 이렇게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여전히 담담한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선우는 두근두근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한참 뒤 싱긋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그래? 그럼 나 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는데?”

조은서는 여전히 담담한 얼굴로 서류를 내려놓으며 답했다.

“사람이 아니었죠.”

유선우는 잠깐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애정이 어린 키스였지만 조은서는 여전히 그의 스킨쉽을 거절했다.

“이안이가 봐요.”

유선우도 곧바로 행동을 멈추고는 그윽한 눈으로 조은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정희 아주머님께서 나한테 만두 끓여주셨어.”

조명 아래 비친 그녀의 작은 얼굴에는 맑은 빛깔이 감돌았고 조은서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더욱 담담한 말투로 그의 말에 답했다.

“오후에 아주머니께서 만두를 많이 빚으셨더라고요. 집에 있는 정원사와 경비원들도 모두 드셨는걸요.”

그러자 유선우는 조은서의 귀를 살짝 깨물며 밉지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약 올리려고 작정했지?”

그들의 관계는 이미 아이만 낳기 위한 계약관계를 훨씬 넘어버렸다. 물론 조은서도 과도하게 친밀해진 그들의 관계를 알아차렸다...

그녀의 마음을 눈치챈 유선우는 내심 서운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맹세했다.

“걱정하지 마. 떠나고 싶다면 언제든지 떠나도 돼. 붙잡지 않을게.”

말을 마치고 유선우는 이안이와 놀아주기 위해 자리를 떴다.

이안이는 핑크 곰 인형을 단정하게 바닥에 놓아두고 종이와 펜을 가져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직 4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이지만 제법 잘 그렸다.

그러나 유선우는 그 곰 인형을 가져와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갑자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