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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사실 조은서도 유문호를 기억하고 있다.

어릴 적 조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이에 거래가 오가며 가끔 부모님과 함께 유씨 가문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 유문호는 줄곧 자애롭고 품격 있는 사람이었다.

그해 유문호가 떠나지 않았다면 유선우 역시 지금보다는 훨씬 점잖은 사람으로 성장했을 것이다.

이때, 유문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들은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았던 그 모습처럼 부드럽고 품격 있었다.

“은서야, 잠깐 얘기 좀 나눠도 될까?”

조은서는 말없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오랜 세월이 지나 두 사람은 다시 마주 섰다.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공통한 가족과 혈육이 있었기에 남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과거의 일은 뒤로 한 채 유문호는 유선우와 이안이의 근황과 어르신의 일을 물었다.

조은서는 잠깐 침묵을 지킨 뒤, 씁쓸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르신께서는 생전 아버님을 평생 기다리셨어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아버님만 찾으셨고요. 마지막에는 선우 씨를 아버님으로 착각하시고 나서야 눈을 감으셨어요. 그러니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은 꼭 어르신을 찾아뵈세요. 어르신께서는 평생 너무 힘들게 사셨잖아요.”

조은서의 말에 유문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 찾아뵈어야지.”

그 당시 별다른 준비 없이 경솔하게 결혼을 맞이한 결과, 결혼생활이 맞지 않는 탓에 그와 함은숙 사이에는 매일매일 말다툼이 오갔다. 게다가 그 뒤에는 함은숙이 유문호와 정주현의 관계를 의심하며 정주현을 모욕한 것도 모자라 정주현의 인간관계까지 영향을 주며 그녀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결국, 참다못한 유문호는 별거를 선택했고 집을 떠나던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것이 생사 하나 확인할 수 없는 이별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유문호는 기분 전환 겸 바다에 나갔다가 유람선에서 추락해 기억을 잃었고 반평생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

기억을 되찾고 다시 B시로 돌아와 보니 모든 것이 변해있었고 그의 아내는 그를 원망하고 그의 아들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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