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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이윽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정우연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급히 그의 뒤를 쫓았다.

“준호 씨!”

빠른 걸음으로 차준호를 따라나선 정우연은 곧바로 소방 통로에서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차준호는 복도 끝에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의 눈시울은 어느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정우연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몸까지 부르르 떨며 언성을 높였다.

“결혼한다니까 속상해서 그래요? 준호 씨, 임지혜와 헤어진 지 몇 년인데 아직도 미련 남았어요? 그렇게 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으면서 왜 유독 임지혜는 못 잊어서 안달이에요? 임지혜한테 무슨 마력이라도 있는 거예요? 아니면 침대에서 유독 더 특별했나요?”

그 순간, 차준호가 손을 들어 정우연의 뺨을 내리쳤다.

정우연은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멍하니 차준호를 바라보더니 한참 뒤, 가슴이 찢어질 듯 언성을 높여 울부짖기 시작했다.

“당신 지금 임지혜 때문에 나한테 손찌검한 거예요? 준호 씨, 저 임신했다고요!”

“네 배 속에 있는 거 내 아이 아니야.”

차준호의 목소리는 쌀쌀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정우연은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미쳤어요? 차준호 씨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차준호는 말없이 눈을 내리깔더니 훤칠한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있는 담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난 이미 3년 전에 전립선결찰술을 마쳤어. 그러니 사모님, 이 말은 즉 당신은 절대 내 아이를 밸 수 없단 말이야. 원래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이제 와 보니 다 의미가 없어졌군... 차씨 가문의 피가 섞이지 않은 아이이니 낳을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해.”

차준호의 말은 조금의 여지도 없이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정우연은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차준호 씨, 당신은 정말 악독하기 그지없군요. 어떻게 이렇게도 매정할 수 있어요? 당신은 이 아이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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