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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유선우의 목소리는 더 차분해졌다.

“은서가 나를 더 미워하게 하기 위해서야.”

그는 이지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내가 이런 모습으로 은서에게 희망을 주는 게 맞는 거야? 은서가 언제까지고 나한테 미련이 남아있게 해야 할까? 질질 끌면서 길게 아픈 것보다 짧게 아프고 마는 게 나아. 모두에게 좋은 결말이야.”

이지우는 차갑게 웃고는 말했다.

“모두에게 좋다고요? 오빠는 은서 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기한테 잘해주던 남자가 갑자기 다른 여자와 잤다는 걸 듣고 은서 씨는 분명 많은 생각이 들 거예요... 선우 오빠, 만약 언젠가 오빠가 회복되어서 은서 씨를 다시 잡고 싶어도 은서 씨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유선우는 잠시 침묵하더니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

“내 마음이야.”

그는 왼손으로 휠체어를 힘겹게 밀면서 다시 침실로 돌아갔다.

그의 등을 노려보는 이지우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가 완전히 졌다. 유선우가 가족을 위해서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 그녀는 유선우가 조은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진심으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

유선우는 이지우를 보내고 홀로 휠체어에 기대어 아래층을 바라보았다... 조은서의 차가 천천히 떠나고 있었고 차 안에 앉아있는 그녀는 울고 있는 듯했다.

그는 자신이 그저 몸이 불편한 게 아니라 심리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녀를 멀리 보내기 위함이기도 하고 깊은 자비심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조은서가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게 두려워서 그녀를 멀리 떠나보낸 것이다.

이번 생에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

유선우는 고개를 기울이고 이번 생에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웃었는데 어느샌가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

이틀 후, 회사로부터 진 비서가 찾아왔다.

그녀는 유선우에게 중요한 문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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