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1091 - Chapter 1100

1192 Chapters

제1091화

“유전자 변이가 틀림없어.”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훌륭한 남자를 정말 믿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물론 이 문제는 박연희와 조은혁도 걱정되었다.김씨 가문은 예로부터 선비 가문이다. 하여 김설진의 부모님은 조민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많아서 말하기 난감했다.오랫동안 시끌벅적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조은혁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계단에서 인기척이 났다.조진범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계단 중앙에 서 있었고 위쪽 크리스털 불빛은 그의 꼿꼿한 얼굴에 작은 그림자를 드리워 이목구비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그는 조민희와 그녀의 남편을 덤덤하게 바라보았다.조민희가 김설진을 집에 데려왔다.조민희는 눈을 들자마자 보이는 뜻밖의 인물에 입술이 절로 떨려 났다.분위기가 딱딱함의 절정에 다다랐다.눈치 빠른 김설진은 곧바로 조민희의 손을 살짝 잡아주며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조진범에게 인사를 건넸다.“조 대표님 또 뵙네요.”이에 조진범도 시선을 그에게로 돌렸다.같은 공간에서 연적이 만나니 폭풍이 휘몰아치는 기분이었다.그렇게 한참 만에야 조진범도 천천히 답해주었다.“집에서는 이렇게 생소하게 인사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민희가 또 제 대접이 소홀했다고 탓할 겁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계단을 내려와 조민희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러나 조은혁은 바보가 아니다.그는 자기 아들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으름장을 놓았다.“집에서는 그런 거드름 피우지 마. 앞으로 김설진은 네 매제가 될 사람이니 쓸데없는 소란 피우지 마.”“에이, 사랑해줘도 모자란 데 제가 어떻게 그러겠어요.”그러자 조은혁은 냉소를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네 놈 말은 믿을 수가 있어야지.”그래도 다행인 것은 고용인이 다가와 상황을 마무리하고 자리를 안내해주었다.조씨 가문 식탁 자리는 원래 정해져 있었기에 조진범은 조민희와 예전처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밤 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김설진이 끼어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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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사심으로 말하자면 그는 당연히 진범이와 민희 두 아이가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지금 조민희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했으니 친아버지인 그가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 남의 결혼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그는 김설진이 조민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고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감정을 품고 있었다.이 정도면 완벽하지.조은혁이 허탈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따가 민희랑 엄마랑 얘기 좀 해야 하니까 설진이 넌 나랑 같이 술 몇 잔 하자. 내가 기사님한테 데려다 달라고 할게.”김설진도 고개를 끄덕이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그렇다면 저도 영광스럽게 받아들이겠습니다.”조민희가 계단을 오를 때,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김설진의 두 눈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있었다.이에 조은혁은 다시 한번 감개무량했다.사랑은 정말 선착순이 아니구나....2층, 안방.박연희는 미리 준비한 물건을 꺼내 조민희 앞에 내려놓았다.“엄마.”그러자 박연희는 그녀의 긴 검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이 책에 나와 있는 건 네 아버지와 내가 널 위해 모은 혼수야. JH그룹의 지분 20% 외에 다른 주식과 부동산도 있고 엄마가 널 위해 주얼리도 준비했어. 김씨 집안은 대대로 명문 가문이니 선물에 대한 요구가 꽤 높을 거야. 너는 아직 젊지만 중요한 자리에서는 그래도 귀중한 옷을 차려입어야 해. 때론 아내의 옷차림이 남편의 체면을 대표할 수도 있어... 사업장 사람들이 이런 걸 중요시 하거든.”“엄마...”박연희의 선물을 받은 조민희는 감동적이면서도 불안해졌다. 그녀가 정말 이 물건들을 받아도 되는 걸까.그러자 박연희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직접 금고에서 그 보석들을 꺼냈다. 총 12개의 세트가 있는데 각각 100억 원의 가치를 자랑하고 있다.그녀는 그 보석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왠지 목소리에 슬픈 감정이 깃들어 있는듯했다.“이것들은 4년 전부터 모아왔던 보석이야. 그때 공개를 하지 않았던 건 너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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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그 순간,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세상이 멈춘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머리 위에 걸린 크리스털 샹들리에에서 비쳐오는 한 줄기 빛만이 두 사람이 함께한 6년의 세월처럼 그들을 감싸주었다.6년이라는 시간, 그 속에 상처만 있는 것이 아니다.사실 좋을 때가 더 많았을 것이다.“민희는 오빠만 계속 따라다니기만 하면 돼. 민희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그건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야.”“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오빠 금방 다녀올게.”...과거의 기억이 담긴 밀물이 당장이라도 조민희를 삼켜버릴 듯 덮쳐왔다.그녀는 조진범의 고통스러운 눈을 바라보며 그가 처음 그녀에게 고했던 사랑에 귀를 기울였다. 원래 사랑 고백은 결혼할 때 말하려고 했던 건데 이제 조민희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있었다.조민희는 김설진의 아내이다.조진범은 잊지 않았다. 조민희는 더욱 잊을 수 없다. 그녀는 그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무 늦었어요. 감정과 혼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 아니에요. 두 사람이 어울리는지, 정말 서로를 위해 배려할 줄 아는 건지가 가장 중요해요. 그러니 우리 사이에도 사실 옳고 그름은 없어요. 제가 당신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벅차서 그래요.”“진범 오빠, 저도 노력했어요.”“정말 열심히 그림을 그려 언젠가 저도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당신 옆에 서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도 당신의 선택에 의혹을 품지 않고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 순간을... 하지만 당신의 마음속에는 사업밖에 없었어요. 당신은 나의 노력을 볼 수 없었고 단지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고 생각했죠.”“제 노력의 성과는 당신 눈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었어요. 당신에게 있어 저의 가장 큰 가치는 성적 가치일 뿐이었죠.”조민희가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기억을 호소했다.“저 정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진범 오빠, 그 고통 속에서 제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랑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조민희는 마침내 자신의 속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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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조은혁은 맞은편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담뱃갑을 꺼내 담배 두 개비를 털어내어 조진범에게 한 개비를 던졌다.“네 엄마한테는 말하지 마라. 담배 피우는 걸 제일 싫어하니까.”조진범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조은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신나게 몇 모금 빨더니 이내 입안에서 연한 파란색 연기를 토해냈다. 희미한 담배 연기가 두 사람 주위를 맴돌며 모든 것을 어색하게 만들었다.그리고 그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조은혁이 쓸쓸하게 입을 열었다.“단념하지 않은 거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냐. 민희는 이미 김설진이 데려갔는데. 그들은 이미 합법적인 부부야. 네가 아무리 민희를 좋아하고 고집을 부려도 소용없어... 하물며 그 사람은 일반인이 아니야. 무려 김설진이라고. 진범아, 과거는 이제 잊거라. 민희를 놓아주는 것은 너 자신을 놓아주는 거니까.”“고승아가 싫으면 집에서 더 신경 써서 찾아볼게. 사실 아빠는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 진응영이 마음에 든다. 똑똑하고 유능하며 얼굴도 예쁘고 얼마나 좋아. 그리고 둘째 아가씨인 진안영은 조금 멍청한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성격이 순종적이어서 별다른 소란은 없을 거야.”...후 하는 소리와 함께 조진범도 잇따라 담배에 불을 붙이고 천천히 연기를 들이마셨다. 그는 선을 보러 가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진범은 아직도 조민희에게 단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가 이혼하고 자신에게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조은혁이 의심하는 건 싫었기에 훤칠한 손가락으로 담뱃재를 털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었다.“진은영이면 그냥 또 다른 고승아 아닙니까? 아버지, 저는 강한 여자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꼭 만나야 한다면 차라리 진안영이 낫겠네요. 방금도 진안영이 훨씬 착하다면서요.”그러자 조은혁이 의심스러운 듯 아들을 바라보았다.“너 설마 민희 대체품을 찾으려는 건 아니지?”“그럴 리가요.”조진범은 몸을 기울여 귀공자의 모습으로 담뱃불을 껐다.“저는 그저 좀 얌전한 성격이 좋아서 그래요. 아버지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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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김설진의 손바닥은 건조하면서도 따뜻했다. 이 얼마나 다정하고 따뜻한 남자란 말인가. 아마 여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게다가 조민희는 그의 법적 아내이니 굳이 그의 매력에 저항할 필요는 없다.하여 조민희는 고개를 돌린 채 멍하니 김설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마치 그저 평범한 말을 한 것일 뿐 대수롭지도 않다는 듯 평화로워 보였다. 하지만 이 말은 조민희에게 있어 결코 평범한 말이 아니다.호텔 주차장까지 그녀는 계속하여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차가 멈춰서고 조민희는 마침내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도착했어요?”별생각 없이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지만 김설진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그는 그녀의 손등에 손을 포개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오는 길 내내 봐놓고 벌써 가게요?”미처 반응하지 못한 조민희가 의아해하며 그를 불렀다.“설진 씨?”그러나 남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 그리고 작은 소리와 함께 의자 등받이가 30도나 쓰러지더니 순식간에 수치스러운 자세가 되었다.조민희의 몸에 걸쳐진 코트도 훌렁 벗겨졌다.두 사람의 몸이 한 공간에 찰싹 달라붙고 조민희도 쉽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그녀가 뜻밖에도 김설진을 쳐다보자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누르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붙도록 힘을 주었다...이윽고 김설진은 그녀의 가냘픈 목에 입을 맞추며 숨을 헐떡이더니 잠시 후 그녀의 귀밑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그렇게 쳐다보는데 어떤 남자가 견딜 수 있겠어요?”조민희는 마냥 인사불성인 여인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그럼 어떻게 하시겠어요? 뽀뽀해 드릴까요?”반은 설렘이고 반은 그를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에 한 말이었다.가까이 다가가기만 했을 뿐 아직 키스를 한 것도 아닌데 김설진의 굵은 목젖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더없이 섹시한 매력을 뽐냈다.조민희는 가늘고 흰 손가락을 뻗어 김설진의 그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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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그 순간 김설진은 당혹스럽다. 심은하라는 이름은 그의 세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평생 다시 연락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그녀의 이름이 틀림없었다. 김설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민희는 몽롱한 눈빛으로 김설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설진 씨,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김설진은 전화를 꺼버리고 고개를 숙여 민희와 입 맞췄다. 그가 너무 깊게 입 맞추는 바람에 민희는 숨을 쉴 수 없었다.그녀의 가녀린 팔은 김설진의 등을 쓰다듬었고 ㅇ여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김설진 씨." 그제야 김설진은 동작을 부드럽게 하였고 그의 우수깊은 눈빛은 민희를 사로잡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모습은 너무 섹시했다. 그 모습에 민희는 가슴이 요동쳤고 그의 목을 먼저 감싸주고 입을 맞추었다. 그때 베개 곁에 놓은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김설진은 핸드폰을 카펫 위로 던져버렸지만 핸드폰은 여전히 울렸다. 민희는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줍고 싶었지만 김설진에 의해 두 팔이 묶여 움직이지 못했다. 민희는 김설진이 움직임이 아까와 달리 미묘하게 거칠어짐을 느꼈다. ...정사가 끝난 후 민희는 잠에 들었다. 침실 안은 정사 후의 냄새가 풍겼고 카펫 위에는 남녀가 벗어놓은 옷들이 쌓여 있었다. 김설진은 청결을 중요시했기에 잠시 쉬다가 하얀색 가운을 몸에 걸치고 옷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쌓인 옷들을 하나하나 접어서 소파 위에 놓았다. 민희가 스위트룸 문 앞에 떨군 서류도 그는 정리하여 침대맡에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설진은 핸드폰을 주웠다. 6개의 부재중 전화가 한 사람에게서 걸려 왔다. 심은하였다. 김설진은 핸드폰을 쥐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와인을 1잔 따르고 창가에 선 채로 강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심은하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해, 김설진은 아직 성공하지 않은 남자였지만 심은하는 그에게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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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그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심은하는 김설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를 바라본 순간 그녀의 눈에 미련과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빨리 감정을 숨기고 가볍게 인사를 했다. "설진아, 오랜만이야." 깊은 밤 김설진은 검은색 코트를 입었다. 그 옷은 민희가 입었던 옷이었다. 김설진은 코트를 벗어 의자에 아무렇게나 올려놓았고 심은하는 예민하게 그 냄새를 맡았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요염하게 물었다. "설진아,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김설진은 자리에 앉아 직원을 불렀다. "똑같은 걸로 한 잔 주세요." 직원은 그를 알아보았다. 호텔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김설진이 와이프와 함께 호텔에 묻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다. 직원은 김설진의 얼굴을 쳐다보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 "김 대표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김설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고 불을 붙인 후 천천히 빨아당겼다.그리고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심은하에게 고개를 돌렸다."이제 와서 방해했냐고 물어보는 건 너무 늦은 거 아닌가? 말해봐, 무슨 일이야." 심은하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김설진이 얼굴을 바라보았다. 원래도 김설진은 꽤 잘난 얼굴이었고 지금 재부까지 더해져 귀티가 났다. 심은하는 김설진을 사랑했었다.몇 년 동안 그녀의 주위에는 항상 남자들로 넘쳐났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많은 애를 썼다. 하지만 김설진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항상상 중요한 존재였다.김설진은 강단이 있는 남자였다.그때 당시 그녀와 헤어지자고 한 후 한치의 미련도 없이 헤어졌다. 하지만 심은하는 항상 그가 성공을 이룬 후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건 자신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조범진이 심은하를 찾아왔다. 그녀는 김설진이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민희는 그저 여자 친구인 줄만 알고 있었다.그녀는 김설진의 아내의 자리는 자신이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은하는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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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민희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김설진과 그를 안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민희는 어렵지 않게 알아챘다. 오늘 밤 계속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아마 눈앞의 여자일 것이다. 김설진은 전화를 받지 않고 따로 그녀를 만나려고 내려온 것이다. 그들은 연인 사이인 것인가?민희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런 때에 침착할 수 있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김설진의 설명을 듣지 않고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녀는 지금 김설진과 그 옆에 있는 여자를 보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천천히 닫혔다. "민희 씨!" 김설진이 온몸의 힘을 써 심은한를 밀치고 한 손으로 엘리베이터 문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다시 열렸다. 김설진은 민희의 손을 붙잡으며 설명하려고 했지만 민희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 구석으로 피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믿어서는 안 될 사람을 믿었다."민희 씨, 내 얘기 좀 들어봐요."김설진은 그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녀의 가녀린 몸은 그의 품 안에서 더욱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그를 거부하며 발버둥을 치다가 그의 어깨를 물었다. 너무 세게 물었는지 어깨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김설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민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검은 눈빛은 밤하늘보다 더욱 부드러웠다. 김설진에게 민희는 성숙한 여자이기도 하면서 어린아이이기도 했다. 그들은 살아온 환경이 달랐다. 김설진은 사업을 하면서 많은 더러운 수법도 보았고 목적을 가지고 그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과 달리 민희는 깨끗하고 순수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아꼈다. 띵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이 묶는 호텔룸 층수에 도착했다. 김설진은 그녀를 안아 룸 안으로 들어갔고 문이 닫히자마자 민희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짐이 많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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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그날 밤, 몇 번의 관계로 민희는 이미 탈진 상태였다. 그녀는 아무런 힘이 남아나지 않았다. 2년이나 금욕생활을 한 남자를 견뎌내며 한마디도 뱉을 수 없었다. "말 들어요, 나를 자기라고 부르면 당신을 놓아줄게요." 김설진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의 작은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민희의 검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새하얀 피부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그녀의 모습은 청순하고도 육감적이었다. 그 모습을 본 김설진은 멈출 수 없었다. 마침내 민희는 그의 품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긴 속눈썹 사이로 눈물이 맺혔고 그녀는 김설진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으며 흐느꼈다. "자기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너무 부끄러워 다시 얼굴을 파묻었다. 김설진은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더 이상 움직임을 지속하지 않고 민희와 피부를 맞댄채 포옹을 했다. 그들의 심장 소리는 합해져 더욱 크게 느껴졌고 마치 이 세상에 둘만 남겨진 듯한 느낌이었다. 김설진은 연속 민희의 이름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엔 사랑이 담겨 있었다김설진은 나이가 어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열정이 넘치던 어린 나이를 지나 지금은 어엿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민희는 그런 그에게서 사랑을 발굴해 내는 능력이 있었다. 김설진은 민희를 자신의 아내로만 여기지 않았다. 그에게 민희희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싶었다. 그렇게 평생 동안 말이다. 앞으로 그는 민희와 함께할 것이다. 김설진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녀에게 입 맞추며 부드럽게 물었다. "아직도 화났어요?" 민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김설진은 민희를 안아 침대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가슴팍에 엎드리게 하고 이불로 그녀의 몸을 덮어주었다. 김설진은 침대에 몸을 기대였고 품 안엔 민희의 작은 얼굴이 있었다. 그는 낮게 물었다. "민희 씨, 결혼 전에 여자 친구가 있었단 사실은 인정해요. 심은하는 그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이미 오래전 일이었고 지금은 아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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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부모님을 만난다고? 민희는 조금 의외였다. 뭐라고 말하려던 찰나 귓가에 익숙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진아, 우리 또 만났네." 김설진과 민희가 함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심은하가 배배시시 웃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 실크 원피스를 입은 채 검은 머리카락이 가녀린 허리까지 내려온 그 모습은 너무 육감적이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런 복장으로 나타난 건 조금 저렴해 보였다. 김설진은 그녀에게 더 이상 눈길을 두지 않고 담백하게 웃었다. 그런 그의 냉담한 태도에도 심은하는 풀이 죽지 않고 자신감 있게 물었다. "설진아, 여기 같이 앉아도 돼?" 민희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김설진은 햄 하나를 민희에게 건네주고 난 뒤 심은하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리고 투명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럼. 그래도 되지. 우리는 다 먹고 일어날 거야."심은하는 자리에 앉으며 지갑을 내려놓았다. 심은하는 김설진이 자신을 위해 음식을 가져다 줄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여자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한참이나 기다려도 김설진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검은 웨이브 머리카락을 만지며 요염하게 물었다. "설진아, 내가 오늘 하이힐을 신어서 불편한데. 아침 나한테 가져다 주면 안 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잊지 않았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민희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민희도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 심은하는 그녀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김설진을 유혹하고 있었다.민희는 나서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김설진의 과거 애인이었고 지금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 그가 명확하게 말했기 때문이다.그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민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샌드위치를 먹었다. 김설진은 민희를 힐끗 보고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미안. 와이프가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심은하는 민희에게 눈길을 돌렸다. "민희 씨가 그렇게 속이 좁은 건 아니죠? 나랑 설진은 과거에 연인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깨끗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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