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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민희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김설진과 그를 안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민희는 어렵지 않게 알아챘다.

오늘 밤 계속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아마 눈앞의 여자일 것이다.

김설진은 전화를 받지 않고 따로 그녀를 만나려고 내려온 것이다.

그들은 연인 사이인 것인가?

민희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런 때에 침착할 수 있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김설진의 설명을 듣지 않고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녀는 지금 김설진과 그 옆에 있는 여자를 보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천천히 닫혔다.

"민희 씨!"

김설진이 온몸의 힘을 써 심은한를 밀치고 한 손으로 엘리베이터 문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다시 열렸다.

김설진은 민희의 손을 붙잡으며 설명하려고 했지만 민희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 구석으로 피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믿어서는 안 될 사람을 믿었다.

"민희 씨, 내 얘기 좀 들어봐요."

김설진은 그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녀의 가녀린 몸은 그의 품 안에서 더욱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그를 거부하며 발버둥을 치다가 그의 어깨를 물었다.

너무 세게 물었는지 어깨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김설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민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검은 눈빛은 밤하늘보다 더욱 부드러웠다.

김설진에게 민희는 성숙한 여자이기도 하면서 어린아이이기도 했다.

그들은 살아온 환경이 달랐다.

김설진은 사업을 하면서 많은 더러운 수법도 보았고 목적을 가지고 그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과 달리 민희는 깨끗하고 순수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아꼈다.

띵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이 묶는 호텔룸 층수에 도착했다.

김설진은 그녀를 안아 룸 안으로 들어갔고 문이 닫히자마자 민희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짐이 많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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