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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민희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김설진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민희 씨, 나는 결혼한 순간부터 당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어요. 그날 밤은 절대 의외가 아니에요. 내가 사전에 준비한 거라고요."

민희는 숨이 멎어와 가볍게 화제를 돌렸다.

"나는 알아채지 못했어요. 당신은 좀 변태 같았어요."

그는 모든 걸 말하지는 않았지만 민희는 당시의 화끈거리는 장면이 저절로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김설진은 그런 그녀를 품에 안고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 한 손엔 안나가 사전에 준비한 선물이 들려 있었다.

민희가 처음 그의 집으로 인사드리러 가는 선물인 셈이었다.

안나가 준비한 선물은 모두 김설진의 부모가 좋아하는 물건들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김설진의 서연은 그들을 환영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민희를 반갑게 맞았다.

"빨리 와서 앉아. 어떤 과일 좋아해? 엄마가 가져올게."

그녀의 말에 민희는 조금 쑥스러웠다.

서연은 밝은 표정으로 민희를 맞이했다.

어여쁜 며느리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결혼한 지 2년이나 되었는데 아줌마라고 하면 안 되지. 우리 점심에는 집에서 간단히 먹고 오후에 엄마랑 같이 나가자. 설진이 평소에 일이 많아서 소홀히 대했을 거야. 이 연약한 몸 좀 봐. 다 설진이 탓이야."

김설진은 조금 억울하여 자신의 외투에서 카드를 꺼내 민희에게 건네주었다.

"카드 비밀번호는 당신 생일이에요."

민희는 함부로 받을 수 없었다.

김설진은 다시 그녀를 불렀다.

"민희 씨."

민희는 그제야 그 카드를 자신의 가방에 넣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오후에 엄마랑 같이 나가서 쇼핑 좀 해요."

그녀를 보는 김설진의 눈빛엔 꿀이 떨어졌다.

서연과 김영수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아들이 35살이나 되어 결혼은 이제 꿈도 못 꿀 줄 알았으나 이렇게 예쁜 며느리를 데려오다니.

그들은 너무 기뻤다.

게다가 김설진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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