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1101 - Chapter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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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심은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김설진이 민희의 손을 붙잡았다. "미안, 우리 먼저 가봐야겠어." "설진아." 심은한는 재빨리 그를 따라가 체면도 차리지 않고 붙잡았다. "설진아, 내 말 좀 들어줘. 나 갈 곳이 없어서 너한테 이러는 것 아니야." "과거에 우리는 아무것도 없었어. 만약 그 기회가 나한테 주어졌다면 내가 만약 너랑 함께..." 그녀는 김설진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기회를 달라고 구걸했다. 김설진은 심은하의 가녀린 손가락을 자신의 몸에서 떼어내며 작게 말했다. "은하야, 그건 네 선택이니까 너를 탓하지 않아."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헤어졌어야만 했어." "지금 우리는 가능성이 없어." 심은하는 울먹거리며 물었다. "설진아, 너는 날 사랑했던 적 있어?" 그녀는 정말 체면을 차리지 않았다. 김설진의 아내인 민희가 이곳에 있는데도 이런 물음을 물어보다니.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빛 아래서 김설진은 어두운 표정으로 과거의 연인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는 분노로 일렁거렸다. 그 당시 심은하의 배신은 그에게 많은 타격을 주었다. 그도 수많은 밤을 술로 지새웠고 심은하를 잊기 위해서 많은 여자 친구를 사귀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지나간 일이다.김설진이 성공을 이루자 많은 여자들이 그를 따라다녔고 여자가 부족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가 민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심은하는 김설진의 인생에서 이미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갑자기 걸려 온 그녀의 전화에 놀랐을 뿐이었다. 그저 그뿐이었다. 그때 김설진의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렸다. 그건 그의 어머니였다. 김설진이 전화를 받았다. "엄마, 조금 있다가 민희 씨랑 같이 갈게요." 대학교 교수인 서연은 평범한 엄마와 다를 게 없이 아들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매번 올 때마다 집에 오지 않고 호텔로 드나드는 거니? 그리고 나 몰래 이미 결혼한지 2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집에 데려오지 않고 뭐 하는 거니? 오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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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민희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김설진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민희 씨, 나는 결혼한 순간부터 당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어요. 그날 밤은 절대 의외가 아니에요. 내가 사전에 준비한 거라고요." 민희는 숨이 멎어와 가볍게 화제를 돌렸다. "나는 알아채지 못했어요. 당신은 좀 변태 같았어요." 그는 모든 걸 말하지는 않았지만 민희는 당시의 화끈거리는 장면이 저절로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김설진은 그런 그녀를 품에 안고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 한 손엔 안나가 사전에 준비한 선물이 들려 있었다. 민희가 처음 그의 집으로 인사드리러 가는 선물인 셈이었다. 안나가 준비한 선물은 모두 김설진의 부모가 좋아하는 물건들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김설진의 서연은 그들을 환영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민희를 반갑게 맞았다. "빨리 와서 앉아. 어떤 과일 좋아해? 엄마가 가져올게."그녀의 말에 민희는 조금 쑥스러웠다. 서연은 밝은 표정으로 민희를 맞이했다. 어여쁜 며느리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결혼한 지 2년이나 되었는데 아줌마라고 하면 안 되지. 우리 점심에는 집에서 간단히 먹고 오후에 엄마랑 같이 나가자. 설진이 평소에 일이 많아서 소홀히 대했을 거야. 이 연약한 몸 좀 봐. 다 설진이 탓이야." 김설진은 조금 억울하여 자신의 외투에서 카드를 꺼내 민희에게 건네주었다. "카드 비밀번호는 당신 생일이에요." 민희는 함부로 받을 수 없었다. 김설진은 다시 그녀를 불렀다. "민희 씨." 민희는 그제야 그 카드를 자신의 가방에 넣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오후에 엄마랑 같이 나가서 쇼핑 좀 해요." 그녀를 보는 김설진의 눈빛엔 꿀이 떨어졌다. 서연과 김영수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아들이 35살이나 되어 결혼은 이제 꿈도 못 꿀 줄 알았으나 이렇게 예쁜 며느리를 데려오다니. 그들은 너무 기뻤다. 게다가 김설진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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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민희는 서 있었고 김설진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216평의 거실 뒤에는 커다란 창문이 있었고 그 창문으로 햇살이 거실로 들어왔다. 그 햇살이 거실을 비추었고 분위기는 너무나 따뜻했다. 그들은 부부였고 한 가족이었다. 민희에게 김설진이란 남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겐 엄마 아빠도 생긴 것이다. 앞으로 그녀에게도 집이 생겼다. 김설진은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민희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자신의 손을 그 위에 겹치고 꽉 붙잡았다. 민희는 그의 옆에 딱 붙어 앉았다. 김설진은 마치 애완견을 예뻐하듯 민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서연과 김영수는 눈을 마주쳤다. 집이 아주머니도 요리를 꺼내 오며 그 모습을 보자 입술을 깨물며 웃었다. "설진 도련님이 사모님을 정말 아끼네요." 안나가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정말 아끼십니다." 김영수도 웃음을 지었다. "남자가 아내를 아껴야지. 그래야 가정이 화목한 거야." ... 그렇게 그들은 화목한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고 서연은 민희를 방으로 데려와 그녀를 소파에 앉히고 뭔가를 찾기 바빴다. 김설진의 엄마 아빠는 모두 대학교 교수로 생활은 호화롭지 않았다. 거실 인테리어는 깔끔했고 따뜻했다. 하지만 서연은 결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김철진이 해마다 그들에게 돈을 보내주는 것 외에도 그녀는 뿌리가 있는 집 자식이었기에 집에 많은 골동품들이 있었다. 아무거나 골라도 많은 돈을 바꿀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옥으로 된 팔찌가 있었는데 그건 엄청 귀한 물건이었다. 민희도 그 팔찌가 엄청 귀중한 물건인 걸 보자마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서연은 민희에게 팔찌를 걸어 주며 입을 열었다. "만약 네가 여자아이를 낳는다면 다른 한 팔찌는 여자아이에게 물려줘. 만약 아들을 낳는다면 며느리에게 물려줘. 손이 늘씬하고 하야니까 팔찌를 껴도 너무 예쁘네." 며느리는 어리고 예뻤기에 서연은 아들이 장가를 잘 갔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예쁜 사람이 집에 있으니 기분도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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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원래 뭐든 사실은 재미없는 것이다. 박연희도 이번 선은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도 조범진이 얼마나 까칠한지 잘 알고 있었기에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진안영은 질문을 했다. "그럼 당신은 왜 선을 보러 나온 거예요? 당신도 나이가 돼서인 건가요?" 그녀가 이 말을 하자 진안영의 부모님도 죽고 싶었다. 진씨 가문도 부유했지만 JH 그룹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JH 그룹은 진씨 가문 사업의 3분의 1이나 되는 지분을 차지했기에 이번 선은 실패로 끝맺아도 절대 그들에게 밉보이면 안 되었다.그래서 진철수는 자신의 작은 딸을 타일렀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빨리 범진 군에게 사과해라." 진안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범진이 답했다. "틀린 말도 없어요. 저도 나이가 돼서 선을 보러 나온 거예요. 하지만 은영 씨는 아직 24살밖에 안 돼요. 젊으니까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조범진의 말에 두 집안 부모들은 이번 선이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조범진도 재미가 없었다. 그가 손을 보겠다고 한 건 그저 나와서 이야기라도 나누려고 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이야기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 조범진은 자신의 넥타이를 정리하며 진씨 부모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올렸다. "회사에 아직 중요한 미팅이 남아 있으니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진철수는 괜찮다고 말했다. "회사 일이 더 중요하죠." 낮게 웃는 조범진의 모습은 꽤 신사 같은 모습이었다. 진안영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커피를 한입 마셨다. 그녀의 귓가엔 두 집안 부모님이 서로에게 사과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도 자신이 너무나 평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앞으로 조범진과는 가능성이 없을 것이다. 조범진이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안영은 커피를 다 마시고 하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엄마, 나 쇼핑하러 가고 싶어요." 하연은 그런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그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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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한참이 지나서야 민희는 입을 열 수 있었다. 그녀는 서연을 바라보며 소개했다. "이건 제 오빠 조범진이고 이분은 오빠의 여자 친구예요." 그녀는 진안영을 만난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랐다. 진안영은 민희를 알고 있었다. 그녀의 언니 진은영은 사업을 하고 있었기에 조범진과 민희 사이의 소문을 그녀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다. 진안영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진안영의 어깨에 한 남성의 팔이 다가오자 그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젠틀한 모습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진안영은 사실 이번 선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과 조범진 사이의 격차를 잘 알고 있었다. 가문에서부터 학력, 사회에서의 지위까지. 그녀와 조범진은 결코 알맞는 레벨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언니인 진은영과 더 잘 어울릴 것이다. 조범진이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안영아."진안영은 빠르게 웃음을 지으며 민희와 서연에게 인사를 올렸다. "진안영이라고 합니다. 범진 씨 여자 친구예요."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몸은 경직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안고 있는 조범진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의 눈길은 민희에게만 향해 있었고 눈빛엔 수많은 이야기가 남겨 있었다. 민희도 가볍게 웃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을 하려고 했지만 서연은 이미 자신이 며느리와 조씨 가문 도련님이 과거가 있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도 여러 번 연애를 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김설진이 조범진의 상대가 되지 않을까 봐 무서울 따름이었다. 조범진은 카리스마와 남성스러움이 넘쳤다. 서연은 김설진이 조범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서연은 교수였지만 사회생활은 잘했다. 그녀는 민희 손에 들린 셔츠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이 셔츠가 설진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사이즈도 아주 딱이야. 설진은 결혼 후에 살이 조금 붙은 것 같아. 예전엔 185의 키에 65kg밖에 되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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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조진범이 말을 마치자 진안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연애와 결혼을 하고, 그와 진정한 부부가 되자고? 진안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이 세상이 전부 멈춰버린 것만 같았고 그의 마지막 진짜 부부가 되자는 말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녀가 아직 제대로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선 승낙이 말이 나왔다. "좋아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멈칫했다. 하지만 진안영은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진씨 가문의 앞날을 생각하면 도저히 범진을 거절할 수 없었다. 진철수는 조범진이 그녀와 선을 본 건 진씨 가문의 모든 운을 다 써서 이룬 일이라고 했다. 조범진은 그녀의 손을 붙잡고 차 안으로 함께 들어와 기사에게 운전하라고 지시했다. 기사는 액셀을 밟았다. 앞자리에 앉은 이 비서는 황당했다. 조범진과 함께 오랜 세월을 했기에 그녀는 조범진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잘 알았다. 진안영은 괜찮은 조건이었지만 결코 조범진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조범진과 진안영은 그렇게 함께한 것이다. 세상에! 조범진이 진은영을 포기하고 진씨 가문 둘째인 진안영을 선택한 것이다. 검은 차량이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차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로 검은색 유리가 올라와 차 안을 2개 공간으로 나누었다. 원래도 진안영은 남자와 단둘이 있는 것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더욱 어쩔 바를 몰랐다. 차 안은 고요했고 어두웠다. 조범진은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고 고개를 돌려 진안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보다 6살이나 어렸다. 그녀의 작은 얼굴은 엄청 부드러워 보였다. 조범진이 낮게 물었다. "연애해 본 적 있어?" 진안영은 두 손을 치마 위에 올려놓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한참 후에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요. 아빠가 허락하지 않아요." 조범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은영은 외국에서 유학하며 남자 친구를 몇 명이나 사귀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진안영은 왜 여태까지 연애를 못 하게 둔 것인가. 진안영이 쓰게 웃었다. "나는 똑똑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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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그녀는 겁이 나 그의 얼굴을 만질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궁금했다. 키스 때문에 구겨진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그처럼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는 자신의 오똑한 코를 그녀의 작은 콧망울에 작게 비비며 그녀와 입 맞췄다. 키스는 그렇게 점점 더 깊어져 가 진안영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이건 그의 그녀의 첫 번째 입맞춤이었다. 그녀는 아무런 경험도 없었고 남자가 흥분하면 어떤 모습일지도 알지 못했다. 그저 조은혁의 몸이 너무 뜨겁다는 것만 알았다. 그녀는 그들의 관계에서 조범진이 갑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마치 이번 입맞춤과도 같았다. 사실 하고 싶지 않았지만 조범진이 원했기에 그녀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입맞춤이 끝나가고 그가 그녀의 몸을 놓아주었다. 진안영은 급한 숨을 몰아쉬며 아무런 거 보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자신의 작은 얼굴을 그의 어깨에 기대며 그가 원하는 아내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녀는 사랑은 바라지도 않았다. 진안영은 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에게 끌렸고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떨림을 감추고 조진범이 원하는 여자 친구 혹은 아내로 되었다. 하지만 애인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마음속에 다른 여자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도 진범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았다. ...진범과 진안영의 연애를 시작한다는 소식은 빠르게 두 가문에 퍼졌다. 그 소식에 두 가문의 반응은 달랐다. 진씨 가문은 그날부터 부처님께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가을밤. 조씨 가문 별장 2층의 안방에서 조은혁이 샤워를 마치고 하얀색 셔츠로 갈아입고 아래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나왔다. 편한 옷차림이었지만 조은혁의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 남성스러운 매력이 넘쳤다. 그는 베란다에서 천천히 하얀색 담배를 빨아당겼다. 박연희가 그에게 걸어와 외투를 걸쳐주었다. "날이 추워요. 아직도 30살 먹은 젊은이인 줄 아나요?"조은혁은 옷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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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늦은 밤. 민희와 김설진은 호텔로 돌아왔다. 차를 멈추고 김설진은 고개를 돌려 아내를 바라보았다. 민희는 품에 쇼핑 주머니를 안고 멍하니 있었다. 그는 민희가 오늘 조진범을 만난 걸 알고 있었다. 김설진은 쇼핑 주머니를 가지고 와 안을 들여다보았다. "민희 씨가 오늘 나한테 어떤 셔츠를 샀는지 볼게요." 하나는 그레이 색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블랙 색상이었다. 모두 고급스러운 색상이었다. 김설진은 그 두 셔츠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내가 이 두 컬러 옷을 입었으면 좋겠어요?" 그제야 민희는 정신이 돌아왔다. 그녀는 셔츠를 만지작거리다가 부드럽게 답했다. "이 두 색상이 당신에게 잘 어울려요. 하지만 장롱엔 적더라고요. 그래서 사 왔어요." 김설진은 배시시 웃었다. "너무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김설진은 차 문을 열며 내리려고 했지만 민희가 그런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왜 외국으로 가서 살고 싶어요? 나 때문인 건가요?" 김설진은 민희를 바라보았다. 민희는 불안한 모습으로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그녀는 결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하지 않았다. 민희는 사실 조씨 가문과 조진범을 신경 쓰고 있었다. 만약 10년 전이었다면 김설진은 그런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가능했다. 그는 그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었고 그런 그녀가 가슴 아팠다. 조진범은 그녀의 과거의 애인이였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이었다.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였다. 그래서 김설진은 외국으로 가서 생활 하리라 마음먹었다. 둘이 모두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생긴다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남에 따라 모두 흩어질 것이다. 김설진은 민희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을 했다. "어느 정도는요. 하지만 당신이 B 시로 돌아가 살고 싶으면 언제든지 돌아와도 돼요."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설진이 다시 물어봤다. "지금 차에서 내려도 돼요? 나는 빨리 돌아가서 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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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조진범은 슈트를 입고 가만히 앉아 그 커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미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심은하가 나나타나도 그들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진범도 포기했다. 하지만 그는 민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남았다. 어쩌면 아직도 민희와 완전히 끝내기에는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이다. ...민희가 화장실로 들어갔다가 나와 손을 씻었다.그리고 손을 다 씻고 고개를 들었을 그녀는 흠칫 놀랐다. 화장실의 거울에 진범의 얼굴이 비쳤다. 그는 문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민희는 그가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그가 다가오는 소리도 알아채지 못했다. "축하해, 결혼 축하해." 조진범이 민희를 바라보며 낮게 입을 열었다. 민희와 김설진의 결혼식은 크리스마스로 예약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 결혼식을 마친 후 그들을 이탈리아로 떠날 것이다. 민희는 낮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 조진범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 "나랑 진안영도 곧 결혼할 거야. 크리스마스 전에 할 거야. 내가 조씨 가문 장자니까 먼저 결혼하는 게 정상이야." 그는 말을 뱉으며 거울 속으로 민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민희도 결코 눈을 피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한참 시간이 흘렀지만 진범에게 축하한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가 진범의 마음을 꿰뚫고 그가 버려지고 싶지 않아하는 생각을 까발릴 필요는 없었다. 민희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6년이란 시간은 누구에게나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조진범은 그녀의 눈물을 본 순간 민희가 아직 그를 사랑하고 그런 그녀를 빼앗아 오고 싶다는 충동이 일렁거렸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이성이 그를 붙잡았다."너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 우리가 결혼하면 모든 건 깨끗이 지워지는 거야. 우리 과거도 다 사라지는 거야. 앞으로 너도 나를 피할 필요 없이 집에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와." ...민희는 코끝이 찡해졌다. 그녀는 코맹맹이 소리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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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세 사람은 모두 침묵했다. 한참 후 민희가 먼저 입을 열고 평온하게 진안영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는 많이 마셨으니 잘 부탁해요." 진안영도 사람이 착했기에 민희를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조진범의 마음에서의 위치를 잘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민희를 스쳐 지나갔다. 진안용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6년 동안의 연애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지 이해할 수 있었다. ... 기다란 복도에 화려한 불빛이 일렁거렸다. 민희의 뒷모습도 보였다. 민희는 조용히 앞으로 걸어갔고 그녀의 뒤에는 민희가 사랑했었던 사람이 남겨졌다. 그는 그녀를 더 이상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그녀에게 하와이를 꺼냈고 그들이 함께했던 기억을 얘기했다. 아무리 찬란했던 기억이라도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하고 평생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민희는 생각했다. 가끔씩 꺼내 보아야 좋은 기억들도 있다. 사람은 항상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복도는 아주 길었고 민희는 이 복도가 마치 그녀의 긴 인생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복도의 한끝엔 김설진이 서 있었다. 그는 민희의 남은 인생의 남편이다. 김설진이 부드럽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포용과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민희는 천천히 그를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민희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녀의 눈엔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그 민희는 그 눈물을 감추지 않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정도면 된 것 같으니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만 가죠."말을 마치고 김설진이 민희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수그리며 마주 잡은 손을 바라보며 낮게 입을 열었다. "설진 씨." 김설진이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엔 바다가 들어 있었고 드넓은 우주가 들어 있었고 김설진의 모든 세계가 남겨져 있었다. 김설진의 세상은 민희였다. ...조진범은 한 쌍의 부부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민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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