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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그 순간,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세상이 멈춘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머리 위에 걸린 크리스털 샹들리에에서 비쳐오는 한 줄기 빛만이 두 사람이 함께한 6년의 세월처럼 그들을 감싸주었다.

6년이라는 시간, 그 속에 상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좋을 때가 더 많았을 것이다.

“민희는 오빠만 계속 따라다니기만 하면 돼. 민희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

“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그건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야.”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오빠 금방 다녀올게.”

...

과거의 기억이 담긴 밀물이 당장이라도 조민희를 삼켜버릴 듯 덮쳐왔다.

그녀는 조진범의 고통스러운 눈을 바라보며 그가 처음 그녀에게 고했던 사랑에 귀를 기울였다. 원래 사랑 고백은 결혼할 때 말하려고 했던 건데 이제 조민희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있었다.

조민희는 김설진의 아내이다.

조진범은 잊지 않았다. 조민희는 더욱 잊을 수 없다. 그녀는 그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무 늦었어요. 감정과 혼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 아니에요. 두 사람이 어울리는지, 정말 서로를 위해 배려할 줄 아는 건지가 가장 중요해요. 그러니 우리 사이에도 사실 옳고 그름은 없어요. 제가 당신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벅차서 그래요.”

“진범 오빠, 저도 노력했어요.”

“정말 열심히 그림을 그려 언젠가 저도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당신 옆에 서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도 당신의 선택에 의혹을 품지 않고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 순간을... 하지만 당신의 마음속에는 사업밖에 없었어요. 당신은 나의 노력을 볼 수 없었고 단지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고 생각했죠.”

“제 노력의 성과는 당신 눈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었어요. 당신에게 있어 저의 가장 큰 가치는 성적 가치일 뿐이었죠.”

조민희가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기억을 호소했다.

“저 정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진범 오빠, 그 고통 속에서 제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랑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

조민희는 마침내 자신의 속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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