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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그 순간 김설진은 당혹스럽다.

심은하라는 이름은 그의 세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평생 다시 연락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그녀의 이름이 틀림없었다.

김설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민희는 몽롱한 눈빛으로 김설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설진 씨,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김설진은 전화를 꺼버리고 고개를 숙여 민희와 입 맞췄다.

그가 너무 깊게 입 맞추는 바람에 민희는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녀의 가녀린 팔은 김설진의 등을 쓰다듬었고 ㅇ여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김설진 씨."

그제야 김설진은 동작을 부드럽게 하였고 그의 우수깊은 눈빛은 민희를 사로잡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모습은 너무 섹시했다.

그 모습에 민희는 가슴이 요동쳤고 그의 목을 먼저 감싸주고 입을 맞추었다.

그때 베개 곁에 놓은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김설진은 핸드폰을 카펫 위로 던져버렸지만 핸드폰은 여전히 울렸다.

민희는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줍고 싶었지만 김설진에 의해 두 팔이 묶여 움직이지 못했다.

민희는 김설진이 움직임이 아까와 달리 미묘하게 거칠어짐을 느꼈다.

...

정사가 끝난 후 민희는 잠에 들었다.

침실 안은 정사 후의 냄새가 풍겼고 카펫 위에는 남녀가 벗어놓은 옷들이 쌓여 있었다.

김설진은 청결을 중요시했기에 잠시 쉬다가 하얀색 가운을 몸에 걸치고 옷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쌓인 옷들을 하나하나 접어서 소파 위에 놓았다.

민희가 스위트룸 문 앞에 떨군 서류도 그는 정리하여 침대맡에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설진은 핸드폰을 주웠다.

6개의 부재중 전화가 한 사람에게서 걸려 왔다.

심은하였다.

김설진은 핸드폰을 쥐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와인을 1잔 따르고 창가에 선 채로 강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심은하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해, 김설진은 아직 성공하지 않은 남자였지만 심은하는 그에게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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