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1041 - 챕터 1050

1192 챕터

제1041화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정은호, 당신 미친 거 아니야?” 엄수지는 차 손잡이를 붙잡고 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했으나 안에서 잠긴 바람에 열리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비틀어 정은호를 째려보았다. “정은호, 뭐하는 거에요?” 차 안은 조용했다. 정은호는 하얀 셔츠를 입은 말끔한 차림이었다. 그는 깊고도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엔 성숙한 남자 특유의 사람을 빨아당기는 엄격함 기품이 풍겼다. “내가 뭘 하고 싶냐고?” 정은호가 자신의 셔츠 소매를 거두자 그의 건실한 팔뚝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는 뒷좌석의 가림판을 내려 사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엄수지는 그의 품속에 안기게 되었다. 마치 그녀에게 치욕을 남겨주고 싶기라도 하듯 그는 불을 켰다. 불빛은 매우 환했다. 엄수지는 그렇게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자신의 전 남편의 품 안에 안겼고 얇은 스타킹이 아래로 끌어내려져 가느다란 다리가 드러났다. 남자는 한치 부드러움도 없이 그녀를 다뤘다. 엄수지는 온몸이 긴장된 채로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미친 듯이 몸을 피했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의 힘 차이는 꽤 컸기에 그녀는 도저히 숨을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남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수밖에 없었다. 정은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우수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잘 알았다. 아주 손쉽게 그녀를 망가뜨릴 수 있었고 만족시킬 수 있었다. 정은호는 그녀의 귓가에 차갑게 물었다. “그 사람이랑 결혼 준비를 끝냈어? 오늘 부모님을 만난 거야?” “당신이랑 상관없어.” 그녀의 이마엔 온통 땀으로 가득했고 엄수지는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엄수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만약 정은호에게 더럽혀지면 그녀는 김준호와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아주 강한 정조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가장 기본적인 예의는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정은호가 너무 미웠다. 엄수지는 그의 어깨를 힘껏 물었다. 그녀가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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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차 안은 어수선했다.엄수지의 얼굴은 땀방울로 가득했고 검은 머리카락이 땀에 흠뻑 젖어 이마에 붙어 있었다. 그녀는 두 눈을 감고 정은호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그녀가 어찌 원할 수 있으랴. 엄수지가 어렵게 새로운 인생을 살려 하는데 그가 다시 끌어내리는 것이다. 엄수지가 만약 젊은 아가씨였다면 그녀는 정은호를 잊고 김준호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정은호와 결혼 생활을 보냈고 다른 사람이 볼 때 그들의 관계는 너무 복잡했다. 게다가 정은호와 엮인 사람도 많았고 그중 조 대표는 누구보다 더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희생은 가장 큰 사랑이다. 이 점을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엄수지는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옷가지를 안아 들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한동안 아무런 소리도 없이 눈물만 흘렸다. 정은호는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바지 지퍼를 올렸다. 그의 얼굴엔 급박한 표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고 불쌍한 눈빛으로 엄수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아팠어?" 엄수지가 그의 손을 내리쳤다. "나를 건드리지 말아요. 정은호 씨, 날 건드리지 말아요." 그녀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두 팔로 자신을 안고 안정감을 취하려는 듯 했다. 엄수지는 종래로 남녀 사이의 일을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너무 아파 죽을 힘으로 거절했지만 눈앞의 남자를 밀어낼 수 없었다. 정은호는 너무 큰 힘으로 그녀를 내리눌렀다. 그녀는 너무 아파 몇 번이나 그를 밀쳐냈고 엄수지의 몸은 메마른 우물마냥 젖지 않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몸은 남자가 남긴 흔적들로 얼룩이 졌다. 엄수지는 소리를 지르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정은호가 그녀를 몇 번 불렀지만 엄수지는 미동도 없었다. 결국 정은호는 자신이 외투로 그녀의 몸을 감싸고 세심하게 단추를 잠가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를 차에서 안고 내려왔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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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정은호 씨, 나는 사람이에요. 고양이나 강아지가 아니에요. 나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나도 나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요.” 엄수지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녀의 얼굴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당신은 직접 내 마음을 말살했어요. 당신이 내 행복을 말살했어요. 정은호 씨, 당신이 내 모든 걸 망가뜨렸어요. 지금 만족해요? 내가 앞으로 김준호와 헤어진다고 해도 당신을 선택할 일은 없어요.” 엄수진은 몸을 일으켜 떠났다. 그녀는 자신에게 약속했다. 죽는다 하더라도 다시 그 이 사람 곁에 가지 않겠다고. 이 사람의 아내로 다시 되지 않겠다고. 정은호는 그런 그녀를 다시 잡아당겨 둘은 부드러운 침대에 함께 누워있었다. 정은호는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붙들고 낮게 말했다. “니가 좋아하지 않으면 이 사진을 삭제하면 그만이야. 수지야, 나는 이걸 김준호에게 보여줄 생각이 없었어. 내가 어떻게 이런 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겠어.” 여기까지 말하자 정은호는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경험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마음속으론 불편했지만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았다. 헤어진 시간 동안 그도 다른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엄수지는 떠나려고 했지만 그는 그런 그녀를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붙들고 침대맡에서 줄을 가져와 그녀의 팔을 감쌌다. 그 모습에 엄수지는 깜짝 놀랐다. 정신이 돌아온 후 그녀는 두 다리를 뻗으며 소리쳤다. “지금 뭐하는 거에요? 정은호 씨, 나를 놓아줘요. 나를 놓아줘요...” “약을 발라줄게.” 그의 목소리는 너무 낮았다. 그리고 엄수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더욱 아팠다. 아까까지 환희에 차넘치던 그 모습은 이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엄수지가 그를 원하지 않는다. 그녀는 젊은 사내에게 갈지언정 그에게 돌아오려 하지 않는다. 정은호가 그녀에게 약을 발라줄 때 한참이나 여자와 관계가 없었는지 그는 많은 자극을 받았다. 분위기가 갑자기 묘해졌다. 그녀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눈빛은 멸시와 불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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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엄수지는 어린 소녀가 아니었기에 한바탕 울고 난 후 정상의 모습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정은호는 그녀가 떠나가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그 별장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은호는 사람을 불러 연경을 데려 오게 했다. 늦은 밤 1층 마당에서 자동차 소리가 울렸고 여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수지는 깨끗하게 씻고 하얀색 실크 잠옷을 입고 창가에 놓인 소파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거실 문이 달칵 열리며 정은호가 들어왔다. 그도 샤워를 마친 후 깔끔한 셔츠와 슈트 바지로 바꿔 입었다. 한바탕 정사가 있은 후 그는 많이 지쳐버렸다. 정은호는 엄수지에게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밥은 먹지 않고 왜 술 마시는 거야? 공복에 술 마시면 몸이 많이 상해.” 엄수지가 차갑게 웃었다. 그녀는 가느다란 얼굴을 값비싼 소파에 천천히 뉘었다. “우습지 않아요? 차에서 그렇게 폭력적으로 대하고 지금은 내 몸이 다칠까 봐 걱정하다니. 고양이가 쥐 생각해 주는 거예요?”...정은호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갔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잘못했어. 내가 너무 오랫동안 여자랑 관계를 맺지 않았나 봐. 수지야. 네가 내 마음에 들어 온 후 나는 다른 사람을 만진 적이 없어.” 그는 맹세했다. “앞으로는 꼭 부드럽게 할게.” 그는 그녀에게 애걸복걸했다. “내가 연경을 데리고 왔어. 앞으로 연경이도 우리랑 함께 여기서 살 거야. 내가 연경이를 H 시에 데리고 갈게. 만약 네가 B 시에서 사는 게 더 좋다면 여기로 올게. 하지만 수지 너도 알다시피 H 시에 내가 자주 가봐야 돼.” 정은호의 말은 꽤 설득력이 있었다. 엄수지도 사실 그렇게 멍청하지 않았다. 정은호는 H 시에서 권력이 더 컸다. 만약 B 시에서 다시 시작한다면 조 대표의 눈치를 보며 일 처리를 해야 하게 될 것이니 그는 원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정은호가 원하는 대로 두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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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그들은 그렇게 도우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정은호는 감사하는 마음이 결코 없었다. 그는 밖에서도 여자들과 끊임없이 함께했다. 그는 엄수지가 자신이 아내라는 신분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도 엄수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진심을 고려하지 않고 그녀의 진심을 짓밟았다.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며 그에게 이런 진심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다. 사랑은 하느님이 내려 주는 권력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정은호는 평생 처음으로 여자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내비쳤고, 처음으로 여자를 위해 몸을 받치고, 또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아이를 돌보기로 마음먹었다. 심지어 자신의 친 아이로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 ...정은호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서 두 아주머니가 연경을 보살피고 있었다. 아이를 보살피는 아주머니들은 정신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정은호를 보자마자 급히 물었다. “정 대표님, 사모님 어디 계십니까?” 정은호는 아무런 답도 없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아주머니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15개월이 된 아이는 깨끗하고 예뻤다. 심경서와 아주 닮은 모습이었다. 연경도 정은호를 빤히 쳐다보았다. 연경의 눈망울은 반짝반짝거렸다. “내가 안아볼게요.” 정은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아주머니는 자신이 품에서 아이를 그에게 넘겨 죽었다. “이 아이는 정말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매번 김 대표님이 왔을 때 삼촌이라고 아주 좋아했다니깐요.” 김 대표. 김준호. 정은호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연경의 작지만 따뜻한 몸을 껴안고 아이에게 얘기했다. “연경아 내가 아빠야.” 연경은 그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정은호가 연경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연경은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아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얀 얼굴에 애교가 철철 넘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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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정은호는 눈길을 뗄 수 없었다. 그녀의 눈물은 앞으로도 그의 마음속에 두고두고 남는 한이 되었다. 그는 평생 아내를 취하지 않고 홀로 쓸쓸히 늙어갔다. ...그렇게 서로를 한참이나 바라본 후 엄수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이를 나한테 줘요.” 정은호는 마음이 아팠지만 아이를 그녀에게 안겨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이가 너무 귀여워. 수지야. 우리 다시 시작하면 같이 연경을 키우자. 내 딸이 되면 앞으로 좋은 미래가 펼쳐질 거야. 이걸 니가 원하는 거 맞지? 지금 모든 희망을 너한테 걸고 싶어. 네가 나한테 기회만 준다면 말이야...” 정은호는 꽤 진실하게 말했다. 만약 그들이 부부였던 적이 없었다면 그녀는 아마 감동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남자한테 굴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수년 동안 그녀의 아내로 있으면서 정은호의 진짜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엄수지는 정은호에게 그저 부속품에 불과했다. 조금도 그녀를 존중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걸 그녀의 뜻대로 하겠다고? 불빛 아래서 엄수지는 아이를 안고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당신 목숨을 원한다면요?” 정은호는 잠깐 멈칫하다가 자신의 목숨은 빼고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모습에 엄수지는 낮게 웃으며 아이를 안고 위로 올라갔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정은호는 수없이 후회했다. 그때 그녀에게 여지를 남겨두면 안 되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후회해도 쓸모없었다. 그는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루, 1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2층에 집사가 저녁을 가져다 주었다. 저녁은 아주 풍성했고 여자의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식자재였다. 마지막으로 집사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가져다주며 웃으며 말했다. “이건 대표님께서 연경 아가씨를 위해 직접 요리하신 거예요. 대표님이 직접 요리하시는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엄수지는 연경을 끌어안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녀는 결코 감동하지 않았다. 정은호가 그녀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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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엄수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가 절로 떨려왔고 땀방울이 맺혀 그녀의 피부가 더욱 광택감이 들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유혹적이었다. 정은호는 다시 한번 욕망이 튀어 올랐다. 하지만 지금 발생한 사건은 아주 급박했기에 그는 다시 생각하다가 손을 거두었다. 그는 엄수지를 고려해 자신의 몸을 정비한 후 그녀에게 실크 가운을 덮어주고 부드럽게 말했다. “갔다 와야겠어. 너랑 연경은 여기에 당분간 있어. 내가 일을 처리한 후에 우리 한 가족 다시 모이자.” 엄수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화장대에 몸을 살짝 기대며 눈을 내리깔았다. “정은호 씨 우리 사이엔 핍박만 있지, 한 가족이 모인다는 건 이젠 없어요.” “나를 가두고 노예로 만들고 싶은 거예요?” “하는 일 없이 당신만 기다리게 만들고 싶은 거예요?” “온 세상에 당신만 있는 그런 사람...” ...그녀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정은호를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나는 싫어요. 당신이 H 시의 정은호라고 해도, 당신이 설령 전 세계에서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예전의 나날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연경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지금에서야 깨달았어요. 연경은 권력 있는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그녀를 독립적인 인간으로 키워낼 수 있는 가정이 필요한 거라고요.” 엄수지는 평온하게 모든 걸 내뱉었다. 아무런 원망도 사랑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정조를 개의치 않는 게 아니었다. 그저 어머니로서 책임감이 더 중요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정은호는 소름이 끼쳤다. 몇 년간 사업이 바빠 정은호는 아내를 자신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인격과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 더 생각하지도 않았다. 엄수지가 입을 열자 그들 사이의 거리는 더욱 먼 것처럼 느껴졌다. 정은호가 입을 열었다. “수지야.” 엄수지는 쓰게 웃었다. “날 떠나게 해줘요. 당신이 신분과 우리 과거의 정을 봐서라도 나는 당신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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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정은호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연경이 제대로 못 먹었어요.” 엄수지가 답했다. “집에 가서 먹으면 돼요.” 정은호는 멍해졌다가 한참 후에야 그는 담담히 웃으며 그녀의 말을 반복했다. “그래, 집에 가서 먹으면 되지.” 정은호는 매우 아쉬웠다. 그는 엄수지에게 별다른 걸 남겨주지 않았지만 연경에게 저택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B 시로 다시 돌아왔을 때 다시 연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엄수지는 결코 승낙하지 않았다. 떠날 때 정은호가 그들을 데려다주었다. 한 시간 후, 차가 엄수지 저택 앞에 멈춰 섰고 엄수지는 차 안에서 밖을 조용히 내다보고 있었다. 그들 앞엔 검은색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김준호는 검은 옷차림으로 차 옆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는 초췌한 모습이었고 두 눈엔 핏기가 어려 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양새였다. 정은호가 차를 멈췄을 때 김준호도 유리를 통해 차 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때 연경이 두 손을 흔들었다. “삼촌, 삼촌!” 엄수지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정은호도 앞을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내가 가서 설명할까?” 엄수지가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녀가 전남편의 겁박 때문에 전남편과 일주일 동안 임시 부부로 지냈다고? 엄수지는 결코 도망치지 않았다. 그녀는 김준호의 시간을 더 이상 빼앗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차 문을 잡은 그녀의 손이 저절로 떨렸다. 그때 정은호가 “수지야”라고 부르며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엄수지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소리를 질렀다. “이거 놔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차에서 내려 김준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직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와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만 한다. 엄수지는 정은호의 앞으로 다가와 입을 열려고 했지만 입술이 떨려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인생에서 김준호와 함께했던 시간은 가장 찬란했던 순간이었다. 바람이 살살 불어왔다. 김준호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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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정은호는 티슈 한 장을 꺼내 엄수지에게 건네줬다. “미안해 수지야. 나는 우리 같은 나이에도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어.” 그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가 차에서 내린 후 정은호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평생 이렇듯 미친 듯이 한 사람을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 여전히 엄수지가 있었다. 그는 엄수지가 행복하기를 바랐다. ...정은호는 H 시로 돌아왔다. 그는 두 주일가량 사고 수습에 몰두했고 문제는 완벽하게 처리되었다. H 시에서 그는 창창 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그때 정은호는 사직하려는 마음을 먹었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로비에 수백 개 언론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정은호는 깔끔한 모습으로 언론사 앞에 나타났고 그의 앞엔 8개 마이크가 놓였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똑똑하게 전 세계에 들려지게 되었다. 그는 마이크에 대고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저는 모든 업무에서 사직하겠습니다.” “사적인 원인입니다.” “저번 달 B 시에서 휴가를 지낼 때 전 부인의 반항에도 신경 쓰지 않고 그녀를 겁박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지금 남자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그녀는 남자 친구에게 부족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전 부인은 저를 소송하려고 하진 않았지만 저는 스스로 평생. 저를 구금할 생각입니다. 엄수지를 사랑하니까요.” ...정은호는 기자들 앞에서 크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는 엄수지에게 미안해서 이런 방식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그녀에게 다시 한번 행복할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것이었다. 그는 참 비굴한 사람이었다. 그는 한평생 딱 한 번 바보 같은 짓을 했다. 하지만 이건 엄수지를 위한 일이었기에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현재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조용해진 후 일부 사람들은 그를 욕하기 시작했고 그 욕은 꽤 듣기 거북한 수준이었다. 정은호는 보디가드의 보호 속에서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것은 예전에 그가 목숨까지 내바치던 직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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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2년 후 B 시 조씨 저택. 박연희는 세 번째 아이를 출산 했고 이름을 민연이라고 지었다. 조은혁이 사랑하는 또 다른 딸이 태어난 것이다. 그해 박연희는 34살이 되었다. 겨울 칼바람이 지나고 봄기운이 느껴질 때, 아직 밖은 추웠지만 주택 안은 봄 기온처럼 따뜻했다. 네 살이 된 우현은 지금 막 뛰어다니는 나이여서 집 곳곳을 뛰어다니었다. 조은혁은 몇 번이나 그런 우현을 닦달했다. 작은 아들에게 잔소리를 한 후 조은혁은 자신이 작은딸을 안아 들었다. 늦은 밤 2층의 안방은 너무 조용했다. 작은 아이는 배불리 먹고 배를 드러내고 편하게 드러누웠고 아이의 하얀 얼굴은 평화로워 보였다. 조은혁이 문을 열고 나른한 발걸음으로 들어왔다.아이가 깰까 봐 크게 소리도 내지 못했다. 아이를 보는 조은혁의 얼굴은 부드러움으로 가득했다. 그는 민연의 작은 팔과 다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곁에서 박연희는 아이에게 젖을 다 먹인 후, 단추식으로 된 잠옷과 검게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편지를 읽고 있었다. 그 편지는 엄수지가 보내온 것이었다. 2년 전, 엄수지는 오스트랄리아로 건너가 김준호와 함께 가정을 이뤄 연경을 함께 키우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행복한 생활을 보냈다. 박연희는 엄수지의 행복에 그녀의 일처럼 기뻐했다. 박연희는 화장대 앞에서 연필을 꺼내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초봄이 왔는지 이미 눈은 전부 녹았습니다.] [민연도 두 달이 지나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저와 은혁씨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가끔씩 언니 편지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따뜻합니다. 언니랑 비록 떨어져 있지만 명절 때마다 언니가 저한테 선물을 보내주니 계속 함께 있는 느낌이 듭니다.] [언니가 보고 싶긴 하나 그곳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걸 알고 있으니 이정도 작은 이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연경이 보고 싶습니다. 연경의 두 돌 생일을 축하합니다.] [박연희가.] ...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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