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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차 안은 어수선했다.

엄수지의 얼굴은 땀방울로 가득했고 검은 머리카락이 땀에 흠뻑 젖어 이마에 붙어 있었다.

그녀는 두 눈을 감고 정은호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그녀가 어찌 원할 수 있으랴.

엄수지가 어렵게 새로운 인생을 살려 하는데 그가 다시 끌어내리는 것이다.

엄수지가 만약 젊은 아가씨였다면 그녀는 정은호를 잊고 김준호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정은호와 결혼 생활을 보냈고 다른 사람이 볼 때 그들의 관계는 너무 복잡했다.

게다가 정은호와 엮인 사람도 많았고 그중 조 대표는 누구보다 더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희생은 가장 큰 사랑이다.

이 점을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엄수지는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옷가지를 안아 들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한동안 아무런 소리도 없이 눈물만 흘렸다.

정은호는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바지 지퍼를 올렸다.

그의 얼굴엔 급박한 표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고 불쌍한 눈빛으로 엄수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아팠어?"

엄수지가 그의 손을 내리쳤다.

"나를 건드리지 말아요. 정은호 씨, 날 건드리지 말아요."

그녀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두 팔로 자신을 안고 안정감을 취하려는 듯 했다.

엄수지는 종래로 남녀 사이의 일을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너무 아파 죽을 힘으로 거절했지만 눈앞의 남자를 밀어낼 수 없었다.

정은호는 너무 큰 힘으로 그녀를 내리눌렀다.

그녀는 너무 아파 몇 번이나 그를 밀쳐냈고 엄수지의 몸은 메마른 우물마냥 젖지 않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몸은 남자가 남긴 흔적들로 얼룩이 졌다.

엄수지는 소리를 지르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정은호가 그녀를 몇 번 불렀지만 엄수지는 미동도 없었다.

결국 정은호는 자신이 외투로 그녀의 몸을 감싸고 세심하게 단추를 잠가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를 차에서 안고 내려왔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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