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8화

정은호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연경이 제대로 못 먹었어요.”

엄수지가 답했다.

“집에 가서 먹으면 돼요.”

정은호는 멍해졌다가 한참 후에야 그는 담담히 웃으며 그녀의 말을 반복했다.

“그래, 집에 가서 먹으면 되지.”

정은호는 매우 아쉬웠다.

그는 엄수지에게 별다른 걸 남겨주지 않았지만 연경에게 저택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B 시로 다시 돌아왔을 때 다시 연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엄수지는 결코 승낙하지 않았다.

떠날 때 정은호가 그들을 데려다주었다.

한 시간 후, 차가 엄수지 저택 앞에 멈춰 섰고 엄수지는 차 안에서 밖을 조용히 내다보고 있었다.

그들 앞엔 검은색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김준호는 검은 옷차림으로 차 옆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는 초췌한 모습이었고 두 눈엔 핏기가 어려 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양새였다.

정은호가 차를 멈췄을 때 김준호도 유리를 통해 차 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때 연경이 두 손을 흔들었다.

“삼촌, 삼촌!”

엄수지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정은호도 앞을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내가 가서 설명할까?”

엄수지가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녀가 전남편의 겁박 때문에 전남편과 일주일 동안 임시 부부로 지냈다고?

엄수지는 결코 도망치지 않았다.

그녀는 김준호의 시간을 더 이상 빼앗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차 문을 잡은 그녀의 손이 저절로 떨렸다.

그때 정은호가 “수지야”라고 부르며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엄수지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소리를 질렀다.

“이거 놔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차에서 내려 김준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직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와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만 한다.

엄수지는 정은호의 앞으로 다가와 입을 열려고 했지만 입술이 떨려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인생에서 김준호와 함께했던 시간은 가장 찬란했던 순간이었다.

바람이 살살 불어왔다.

김준호가 그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