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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조은혁은 미처 막을 겨를도 없었다.

그는 이를 꽉 악물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조우현! 넌 동생 갖고 싶지 않아?”

그러자 조우현은 두 눈을 깜빡이더니 잽싸게 도망쳐버렸다.

저 멀리 도망가버린 조우현을 바라보며 조은혁은 그대로 박연희의 옆에 누웠다.

그는 박연희를 품속으로 끌어당겨 키스한 후 중얼중얼 입을 열었다.

“조만간 저놈 아주 혼쭐을 내줘야지. 덤벙덤벙한 게 대체 누굴 닮았는지 몰라. 그래도 진범이와 민희 같은 아이들은 키우기 마음도 편하고 힘도 덜 들어가니 많이 낳아도 문제없다니까.”

한편, 박연희는 조은혁의 몸 위에 엎드려 조용히 숨을 헐떡였다.

그녀는 작은 얼굴을 남편의 목덜미에 기대어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당신도 맨날 입으로는 밉다고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우현에 대한 애정도 절대 적지 않잖아요.”

그 말에 조은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자신에게 기대어 누워있는 사랑스러운 아내를 내려다보며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우현이도 연희가 10달 동안 품은 아이인데 어찌 귀여워하지 않을 수 있겠어? 나는 이 집안의 아이들을 하나같이 모두 좋아하고 사랑해주고 있다고.”

조은혁은 이렇게 말했지만 박연희는 알고 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은희의 존재가 유난히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가끔 밤에 잠에서 깨면 조은혁이 작은 침대 옆에 서서 묵묵히 은희를 응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버지로서의 부드러움과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깃들여진 표정이 그려져 있었다.

고요한 밤, 박연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은희의 성장과 그 시간이 그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지 않을까.

하물며 박연희는 진작에 조은혁을 용서해주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16년이 지나버렸다.

김준호를 따라 귀국한 엄수지는 A국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B시로 돌아와 JH그룹 본사의 부회장직을 이어받게 되었다.

토요일 밤, JH그룹은 엄수지를 위해 환영회를 열었고 같은 시각, 조은혁은 엄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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