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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불꽃놀이가 끝난 후.

조은희는 계단을 뛰어 내려가 2층의 서재 문을 열고 살금살금 걸어 들어갔다.

서재 안에는 조은혁이 묵묵히 앉아있었다.

그는 가죽 의자에 기대어 월간 재무 보고서를 보고 있었는데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막내딸이라고 추측하고는 담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네 둘째 언니는 괜찮대?”

조은희는 작은 손을 등에 업고 조은혁의 뒤로 가더니 아빠의 목을 꽉 껴안고 애교를 부려댔다.

평범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사실 그녀의 머릿속은 충격 그 자체였다.

큰오빠와 둘째 언니가 키스하고 있었다.

비록 둘째 언니는 입양한 딸이지만 충격적인 건 어쩔 수 없었다... 조은희는 친아버지의 표정을 살피며 부모님은 이 사실을 모르시는 게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우현은 누가 봐도 알고 있는 모양이다.

조은희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꾀가 많았다.

“큰오빠가 둘째 언니를 화나게 한 것 같아요. 제가 들어갔을 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상대해주지 않더라고요. 아빠, 아무래도 오늘 밤 고승아 씨 일 때문인 것 같아요.”

이건 명백한 암시였다.

하지만 조은혁은 알아채지 못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둘이 싸웠다고?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항상 함께 있었는데 진범이 이놈은 자기 여동생에게 양보할 줄도 모르냐.”

“지금은 풀린 것 같더라고요.”

그러자 조은혁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됐다.”

눈치가 없는 아버지에 조은희는 참지 못하고 다른 의미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 그녀는 더 이상 암시하지 않았다.

혹시 이 일이 알려지게 되면 조민희가 이 집에서 발을 붙이기 어려울까 봐 감히 비밀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큰오빠가 둘째 언니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둘째 언니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부모님을 실망하게 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둘째 언니를 위해 이 사랑을 쟁취하고 싶었다.

그러자 조은희는 다시 조은혁의 목을 껴안으며 입을 열었다.

“오빠 성격을 봐요. 이렇게 난폭한데 결혼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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